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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박중서 옮김 / 청미래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는
어디 한 군데 부러져 긴긴 시간 입원을 하거나
예기치 않은 어떤 사건으로 삶에 크나큰 공백이 생길 경우에만 특별히
읽을 용기를 낼 수 있을 만큼 길고도 위대한 영혼의 저작이다.
원작을 읽어볼 생각은 애당초 못하고
프루스트에 관한 알랭 드 보통의 책을 든다.
이번에도 제목은 엔지.
원제가 훨씬 책의 내용에 적합하다.
'How proust can change your life'
프루스트의 생애, 글, 사상, 주변인들의 평가를 다 풀어서
우리가 궁금해 하는 것들에 대한 해답을 알려 주는 식이다.
현재의 삶을 사랑하는 법, 자신을 위한 독서법, 여유있게 사는 법
훌륭하게 고통을 견디는 법, 감정을 표현하는 법, 좋은 친구가 되는 법
일상에 눈 뜨는 법, 행복한 사랑을 하는 법, 책을 치워 버리는 법.
알랭 드 보통은 다작을 하지만
각 책마다 주제 선정의 독특함이 있어
어떤 책이든 다 읽고 싶다.
버지니아 울프는 프루스트를 읽고는 절망했다고 한다.
세심한, 영혼을 울리는 그의 문장에 질려,
자기 글을 쓰기까지 프루스트를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심약한 육체, 괴이할 정도로 예민한 영혼,
법률가나 은행가나 학자 등 실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직업들은 이룰 의지도 능력도 없었지만
세상의 일들을 민감하게 관찰하고, 통찰하는 천재적 능력으로 위대한 저작을 만들어 낸 프루스트.
그의 부족한 점들이 오히려 그를 영원한 예술가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in book
행복은 몸에 좋다. 그러나 정신의 힘을 길러 주는 것은 고뇌다.
친교란 결국은 '우리가 결국 혼자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믿지 않게 하려는 거짓말'
책이란 우리가 습관 속에서, 사회 속에서, 결함 속에서 표출하는 자아와는 구별되는
또 다른 자아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현실 자체와는 매우 다르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현실 자체로 받아 들이는 표현 형태를 통해
우리가 느끼는 바를 나타내는 습관
허영, 열정, 모방심리, 추상적인 지성, 습관이 오랫동안 우리의 눈을 가려 왔으며
예술의 과제란 그것들을 치우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예술은 우리를, 진정으로 존재하는 것이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채 숨겨져 있는 깊은 층위에 도달하도록 이끈다.
독서에서 친교는 갑자기 그 본래적인 순수성을 회복한다.
책에는 거짓 상냥함이 없다. 우리가 이 친구들과 저녁을 함께 보낸다면 그것은 우리가 진실로 그러고 싶기 때문이다
저자에게는 '종결'이라고 불릴 수 있지만, 독자에게는 '자극'이라고 불릴 수 있다는 것이
좋은 책들의 위대하고 놀라운 성격 중의 하나다.(그것은 우리의 정신적 삶에서 독서가 차지하는,
본질적이지만 동시에 제한된 역할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우리는 저자가 떠나버린 곳에서 자신의 지혜가 시작된다고
매우 강하게 느끼고,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우리에게 소망을 부여하는 것밖에 없는데도 그가 우리에게 답을 주기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