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없는 일주일
조너선 트로퍼 지음, 오세원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일주일이란 시간은 참으로 짧게 지나가는 시간이다. 지금의 내 입장에서 말이다. 어린시절에는 시간이 그렇데도 더디게 흘러가더니 세월이 많이도 흐른 지금은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가 버린다. 시간을 저축해 놓을 틈도 주지 않고 말이다. 이 책은 나에게는 화살촉같이 흘러가 버리는 1주일 동안의 시간을 다루고 있다. 책 속의 1주일은 꽤나 길게 느껴진다. 적어도 한 달은 족히 흐른듯 느껴진다.

 

이 책의 주인공은 라디오 방송국 PD였었다. 하지만 빛나도록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아내가 상사와 바람을 피우는 바람에 아내도 잃고 직장도 버리고 집도 주고 나와버렸다. 순식간에 처참한 꼴이 되어버린 셈이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단순히 그정도의 고난에서 그를 놔주지를 않는다. 가련한 인생이여~! 누나의 전화를 통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는다. 좀처럼 힘들게 모든 직계가족이 모였다. 가족들의 묘사부분을 보니 그들은 그리 사랑이 철철 넘치는 집안은 아닌듯 하다. 적어도 겉으로 비춰지는 모습들에서는 말이다. 가시돋힌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서로 내뱉고 몸싸움도 심심치 않게 한다. 그런 그들에게 아버지의 유언중 하나는 모두 견뎌내기 힘든것이다. 바로 시바(유대교에서 7일 동안 지키는 일종의 삼우제라 한다.)를 치루라고 한 것이었다. 시바를 치루는 7일동안 이들 가족에게는 정말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의 행동 하나 심리 하나가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어 머릿속으로 절로 그림을 그리며 책을 읽어나갔다. 우리와는 자체적으로 정서가 다른 나라 사람들인데다가 유난히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가족들이다. 그리하여 일반적 가족의 모습에서 지구 반바퀴의 거리만큼은 동떨어진 느낌을 주는 인물들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가족끼리 낯부끄러워서 하기 힘든 대화들도 서슴치 않고 아무렇지 않게 주고 받는다. 물론 상처받는 말들도 아무렇지 않게 습관처럼 내뱉는다. 난잡하다는 말을 갖다 붙이기에 딱 적당한 가족들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들은 겉으로 마음속 깊은 내면을 드러내지 않을 뿐이었다. 겉으로만 관계를 꾸려나가는 가족처럼 보이던 그들은 1주일이란 시간을 꼼짝없이 같이 보내며 서서히 가슴속 응어리들을 풀어나간다. 자기와의 싸움, 아내와의 싸움, 형제간의 싸움...참 많은 갈등들이 담겨져 있는 책이다.

 

1주일이란 시간 치고는 꽤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 가족들에게는 그만큼의 분량은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인생이란 참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결국 한 줄기의 불빛은 뿜어져 나오는가 보다.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져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올라오게 마련이다. 주인공에게 벌어지는 갈등들이 참 딱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 고통을 벗어날 시간은 오기 마련이다. 우리네 인생도 고통과 벗어남의 연속인듯 하다. 참 다양한 갈등들을 담아낸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