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음을 들어줘

나의 마음을 들어 줘 ㅣ 문학의 즐거움 36
샤론 M. 드레이퍼 지음, 최제니 옮김 / 개암나무 / 2011년 10월

사람들과 살아가며 내가 하고싶은 말이 상대에게 잘 전달이 되지 않으면 답답하고 속상하다. 상대는 본인이 겪어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나의 얘기를 별거 아닌것쯤으로 여기는 경우도 많다. 그럴땐 정말 '나의 마음을 들어줘'라고 외치고 싶다. 물론 상대도 나에게 수많이 외쳤으리라!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모든것을 자기 입장에서만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 책속의 주인공 소녀 멜로디는 특별한 아이다. 색안경을 껴고 보면 뇌성마비라는 병을 가진 그녀의 외모만이 눈에 들어올 뿐이다. 하지만 멜로디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그녀의 생각과 재능에 특별함을 느낄수 있다. 멜로디는 말을 하지 못한다. 걷지도 못한다. 혼자서는 밥을 먹을 수도, 화장실에 갈 수도 없다. 그녀는 절망을 느낀다. 하지만 멜로디는 어려서부터 단어에 둘러싸여 모든 단어를 빨아들여 흡수해 버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을 한다. 단어는 그녀에게 달콤한 묘약과도 같다. 레모네이드처럼 마시며 맛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멜로디는 한 번도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해 본 적이 없다. 단 한마디도...



의사들은 멜로디가 뇌성마비 이상의 그 어떤 특별함에 대해 찾아내지 못한다. 하지만 멜로디의 엄마는 멜로디가 똑똑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멜로디는 스폴딩 가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하지만 날마다 새로운 것들을 배우게 될 거라는 멜로디의 기대와는 달리 장애인 아이들을 위한 특별 수업을 받는다. 특별 수업반은 학년이 올라가지도 않고 나아지는 거라곤 거의 없어 보인다. 해마다 똑같은 것을 되풀이 할 뿐이다.



하지만 멜로디의 주변에는 좋은 분들이 있다. 이웃에 살며 멜로디를 보살펴 주는 바이올렛 아줌마가 있다. 바이올렛 아줌마는 멜로디에게 많은 도움과 표현방법을 알려주며 멜로디가 똑똑하다는 것을 인정해준다. 또한 5학년이 되면서 시작하게 된 통합 수업에서 도움을 주는 캐서린 역시 그중 한명이다. 멜로디는 캐서린과 바이올렛 아줌마의 도움을 통해 멜로디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컴퓨터인 '메디토커'가 필요하다는것이 엄마에게 전달된다.

멜로디는 메디토커를 사용하며 통합수업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를 할 수가 있게 되고 모두에게 똑똑한 아이임이 증명된다.

하지만 남들과 다른 외모로 다른 아이들 속에 100% 섞이기는 힘든 마음아픈 절망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또한 멜로디가 즉각적으로 소통이 불가능한 상태였기에 가정에 큰 불행도 닥치게 된다.



멜로디는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해지고 싶다. 5학년 생활이 퍼즐 조각 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완성된 그림을 알 수는 없다. 지금 멜로디는 학교숙제로 자서전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멜로디가 자신의 자서전속에 마음속의 모든것을 담아낼것이라 생각한다. 자서전을 통해 멜로디의 머릿속에만 있는 많은 것들이 세상에 나와 주변인들의 마음속에 스며들거라 믿는다. 자서전에 신중을 기하고 있을 멜로디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책을 접하는 내내 멜로디의 마음과 소통을 하며 읽어나갔다. 소통이라는 것이 멜로디 이외의 많은 사람들과도 이루어져야 할텐데...



멜로디를 통해 눈을 감고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배운듯 하다. 편견이라는 눈을 떠버리면 타인의 마음앞에 벽이 세워진다. 그 벽을 허물기 위해 눈을 감아버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