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김바다는 김바다가 아니었고 시나위의 보컬이었다.

예쁜데-그때는 예뻤다, 지금은 멋있고. 이렇게 멋있는 남자가 될 줄은 차마...몰랐다. 나이들어 이렇게 멋있어지는 남자. 완전 감사- 생긴 것하고는 다른 음색과 스타일로 노래한다? 그 스타일과 음색이 구체적으로 이랬다 저랬다, 그런 기억은 없고 그저, 재 노래 잘한다..뭐 이런 이야기를 주변의 몇과 술먹다가 했던, 시나위의 여러 보컬 중 하나였다. 그리고 잊었다.

 

스무살, 서른살을 사는 인생은 할 일이 많다. 먹고 살아야 하고 한겹씩 벗겨지는, 예측할 수 없게 벗겨지는 세상의 이면과 속을 목격하면서 목놓아 싸움도 해야했다. 그리고 필히 연애도 해야했다. 시큰둥했던 연애를 걷어치우기도 해야했고, 목을 맸던 연애에 목뼈가 부러지기도 해야했다.

듣고 싶은 음악도 많았고 열광에 열광을 더하고픈 밴드들이 세계엔 넘쳐났고, 내 허접함에 칼 맞으며 밤을 새면서 읽고 싶은 책도 많았다.

김바다를 들었다. 봤다? 기억이 없다. 충격이 크면 알뜰하게 기억에 새겨진다는데, 아니다. 임팩트가 너무 강하면 그 주변의 기억은 모조리 뭉개지고 그 충격의 느낌만 성성하게 살아 남게 된다. 이건 내 청춘을 다 바쳤던 연애가 내 뒤통수를 쳤을 때, 그때 알게 된 사실이다. 그러니 진실이다. 물론 인간에 따라서는 다를 수도 있겠지만.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거야....원투쓰리포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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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치않는 완벽한 사랑을 원했던걸까

혹여, 아름다운 이별을 하고 싶어했을까

설마, 그런 게 있다고 믿었던 건 아니겠지???  

찰나, 삶의 무게를 한없이 가볍게 해주는 수소 풍선같은 사랑과 

그 약효의 효용성과 그 해악에 대해서 

그 후 찾아오는 더럽고 치사한 이별에 대해서   

그 더러운 이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나에게.  

아름다운 이별과 아련한 추억이라는,  

마약을 털어넣고 평생을 그 언저리에서 맹맹거리며 살지 않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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