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질문 - What is Your Wish?
오나리 유코 글 그림, 임은정 옮김 / 프로메테우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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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핑크색 표지 안에 뽀뽀를 하고 있는 강아지, 표지부터 러브러브한 것이 심상치 않다! 아니나 다를까 책을 펴자마자 시작되는 아내와 남편의 달달한 대화들. 내가 이러면 어쩔거야 저쩔거야 조잘조잘 물어대는 서로에게 그만 하라는 타박도 하지 않고 오직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달큰한 이야기들을 쏟아내는 강아지 부부가 어쩐지 귀여워 보였다면, 믿기실지. 일본에서 베스트셀러였다고 하는데, 생각해보니 책 내용의 깊이보다 좀 더 프로젝트적이고 디자인이 뛰어난 책들이 잘 팔리는 일본이다보니 이런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만도 하다. 뭐,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떠랴. 어쨌든 너무나도 깜찍한 캐릭터들이 책이 끝날때까지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이렇게 행복해지는데. 이런 책을 보면 실제로 사랑에 배신과 질투가 점철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그것이 사랑의 진실이라 하더라도, 그런 속성은 다 잊고 달콤함에만 푹 빠져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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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역할과 여성 - 여성학 강의
임정빈. 정혜정 지음 / 도서출판 신정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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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표지만 봐도 책의 용도를 알 수 있다. 학부생용 여성학 주교재. 사실 내가 이 책을 사게된 것도 여성학을 수강하면서였다. 대학에서 수업을 받아본 사람은 모두 알겠지만, 학교 수업용 교재치고 재미있는 책은 별로 없다. 게다가 디자인 제대로 나온 책도 별로 없고, 나중에 들춰보게 되는 책도 별로 없다. 슬프지만 이 책도 그렇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교재로 쓴 책의 리뷰를 쓰는 이유는 그 내용이 꽤나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성역할과 여성이라는 이 책은 다른 여타의 여성학 교재들과 달리 방대하면서도 여러 방면에 걸친 여성학적 이론들을 잘 짚어내고 있다. 특히 중립적인 입장에서 쓰여진듯한 건조한 문체는 감정적이고 선동적인 여성학 책보다 읽는 재미는 조금 떨어지지만 그 나름대로의 강건한 힘이 있어 어느 순간 독자를 사로잡는다. 가끔 주어와 술어가 맞지 않는 초보적인 실수들이 눈에 잡혀서 조금 괴로우나, 아량을 갖고 보다보면 그 실수보다 더 위대한 많은 이론을 꿰찰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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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방에 아마존을 키워라
베티 도슨 지음, 곽라분이 옮김 / 현실문화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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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언젠가 여성주의 저널 "일다"에 그런 기사가 났던 적이 있다. 신동엽씨가 사회를 보던 모 프로그램에서 자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게 남성의 자위 얘기로 끝이었다는. '남자라면 다들 하지요' '모르는 남자 없어요' 등의 얘기를 하면서 얼굴을 붉혔고, 의학박사는 그게 당연하고 정상적인 거라는 조언을 했단다. 그런데 의문이 들지 않는가? 도대체 여자 얘기는 왜 없는 거지? 남성의 자위가 당연하면 여성의 자위는? 왜 처음부터 여성은 배제되어 있는거지?

여성의 자위는 감춰져있고 억압당하고 있다. 누구도 공공장소에서 그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고, 여성 친구 끼리도 자위에 대해서는 대화하지 않는다. 여성의 자위가 얼마나 억압당하고 있는지, 자위를 하는 대다수의 여성이 남성과는 다른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을 정도이다. 여성의 자위는 흔히 죄책감을 남기는데 이는 여성은 늘 정숙해야한다는 사회의 고정적 성관념에서 어긋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인식에서 이제는 벗어나고 싶다는 여성이라면, 그리고 이런 인식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여성이라면, 이 책을 펴시라. 둘 다 자지러지게 놀라다가 책 덮고나서는 깔깔 웃으며 친구에게 이 책을 추천하게 되리라. 저자는 여성의 성기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성감을 개발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자위에 대한 불안감과 죄책감도 털어버리고 그저 즐기라한다. 가끔 과격한 저자의 언동에 놀라게 될 때도 있겠지만 -, 원래 모든 신문명은 그렇게 다가오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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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양장)
이케다 가요코 구성, C. 더글러스 러미스 영역, 한성례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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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몇 년 전 한껏 화제가 되었던 책이다. 워낙 책이라면 죽고 못사는 나이기에 호기심이 발동해 서점에서 집어 읽게 되었다. 이 리뷰를 보시는 여러분, 이 리뷰를 읽는 것보다 서점에서 이 책을 보시는 것이 훨~~씬 시간이 절약될 것이다! 그 정도로 이 책은 짧디 짧디 짧디 짧다. 조금은 기대를 했던 나는 책을 들춰보고 꽤나 실망했다. 이미 다들 인터넷에서 이 책의 원문을 접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이 책을 고르는 이유는 단 한가지, 그림에 대한 기대와 글과 그림으로 되어있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소유하고 싶어서일게다. 그림으로 치자면 단순한듯 하면서도 다채로운 그림이 아름답다면 아름답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글로 보자면... 글쎄. 분멍 처음 읽었을 때에는 감명 깊은 글이었지만 인터넷에서 많이 접해보았던 사람들은 분명 고개를 갸웃거리며 무언가 더 있기를 바라게 될 것이다. 나도 전에 너무 많이 본 글귀라서 이 책이 마음에 그다지 와닿지 않았던 것같다. 처음 보시는 분은 이 책에 매료될지도 모르겠다. 뭐가 어쨌건, 이 내용만은 좋지않은가!

사족. 뭐든지 예쁘게 꾸며서 상업화 하는 데는 일본인을 따라갈 사람이 없다. 이 책의 저자인 일본인도 영어로 된 원문이 일본에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감명받아 책을 냈다나 뭐라나. 우리 나라 사람이라면 사이트에 퍼 나르는 데에서 끝났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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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의 전설, 거짓말, 날조된 신화들
리처드 생크먼 지음, 임웅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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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는 말한다. 지동설을 주장하다가 결국 교회 권력에 무릎을 꿇은 코페르니쿠스가 "그래도 지구는 돈다" 라는 말을 했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태양왕 루이14세는 "짐은 곧 국가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똑똑하지 않았으며 누구도 성자라 의심치 않는 마하트마 간디는 사실 간교한 기회주의자에 지나지 않는다며 책은 지금껏 그렇다고 믿어왔던 대중들을 비웃는다. 작게는 클레오파트라의 머리형부터 크게는 로마제국의 멸망과 제2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지금껏 알아왔던 모든 지식을 송두리째 뒤집어놓기에 여념이 없다. "이것 봐, 너 몰랐지? 사실은 이런거다~? 속았지, 속았지, 하하~!"

그러나 진실이라 믿어왔던 역사적 사건들을 뒤집어주는 책이여, 너 자신은 완전한 진실이라고 할 수 있는가. 네가 진실이라고 일러주는 이야기들은 과연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 것인가. 책, 너 스스로는 그것을 어디까지 믿고 있는가. 그리고 어디까지 타인의 반론을 받아들이는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가.

저자의 깜찍하다못해 발칙한 의견은 나의 경직된 사고를 한꺼번에 전복시키며 내게 역사적 고정관념 해체의 짜릿함을 선사했다. 그러나 거기서 끝내야 할 것 같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들도 결국은 완벽한 진실이라고 말 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 처럼 제대로 된 근거 하나 없는 추측성 글이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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