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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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빛나는 것은 그 끝인 죽음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은 사실 별로 없다. 나이가 들거나 병이 도져 갈 때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순리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누군가를 원망하며 삶의 끝을 아름답지 못하게 정리하는 사람들. 아아, 누구 말을 하겠는가, 내가 지금 죽음과 대면해도 그렇게 될 것을. 모리 교수님도 처음에는 자신의 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왜 내가' 라며 좌절하고 하늘 위의 누군가를 원망했다고 한다. 그러나 곧 그런 자신을 추스르고 죽음에 순응하며 인생의 말년을 의미있게 보낸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사랑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자신의 제자에게 지금까지 살아오며 터득한 삶의 지혜를 일러주기도 하며 마지막까지 인간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다. 마지막 눈을 감는 모리 교수님을 보며 나는 인간이 얼마나 숭고해질 수 있는지, 얼마나 위대해질 수 있는지를 깨달았다. 삶의 동반자 죽음. 나는 내 삶을 아름답게 완성하며 세상을 떠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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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악마 생각이 자라는 나무 24
하인리히 헴메 글, 마티아스 슈베러 그림, 안영란 옮김 / 푸른숲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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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째서 학창시절에 수학에 관심을 갖지 못한걸까. 이제와서 수학의 묘미에 흠뻑 빠져버린 나로서는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제일 싫어하는 과목이 수학이라서 계열도 문과로 선택하고 대학와서 제일 좋은 것이 수학 시험을 보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 나 자신이 슬프고, 그렇게까지 수학을 어려운 학문으로 만들어놓은 수학교육체계가 원망스럽다. 그런 의미에서! 나보다 더 어린 세대인 지금의 학생들에게 이 책과 함께하는 여름 방학을 권한다. 책 한가득 들어있는 재미있는 수학 퀴즈들. 머리를 많이많이 굴려야만 풀 수 있는 문제와 예상치 못한 허를 찌르는 문제, 조금만 생각하면 금방 풀리는 문제가 뒤섞여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새로운 정복욕에 불타게 된다. '내, 이 문제를 반드시 풀어보리라!' 아이들뿐만아니라 학창시절 수학에서 재미를 느껴보지 못한 어른들도 함께 풀어보면 좋을 듯 하다. 물론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은 두말할 것도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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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사냥꾼 - 프로필링 기법을 이용한 행동분석의 차세대 수사기법
존 더글러스.마크 올셰이커 지음, 이종인 옮김 / 김영사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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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 관심이 많다보니 범죄심리학에까지 손을 대게 된 내게 범죄심리학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알려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FBI "행동과학부"의 터줏대감인 존 더글러스는 자신이 맡아온 성범죄와 성범죄자, 그리고 그 피해자들에 대한 회고록을 써서 많은 사람에게 성범죄의 잔혹함과 성범죄자의 사회 격리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워낙 연쇄살인, 그것도 성범죄 연쇄살인과 잔혹한 살인이 드문 나라에서 사는 내게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의 잔인한 범죄는(그것이 비록 몇줄의 글로 표현이 되어 있다고 해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서웠다. 정말 이 책을 읽다보면 잔혹 범죄가 서방 국가보다 적은(결코 없진 않다!) 우리 나라에 사는 것이 얼마나 다행으로 느껴지는지.

그러나 우리 나라에 그런 일이 '별로' 없다고 해서 안도하며 그것에 대한 연구를 회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서방 국가에 비해 적은 편이긴 하지만 우리 나라에도 성범죄 연쇄 살인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영구 미제로 빠진 '화성연쇄살인사건'이 그 대표적인 예가 아닌가. 사실 책을 읽으며 나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피해자들이 얼마나 가슴에 남았는지 모른다. 그 때 이런 형사가 있었다면, 범죄심리학이 조금이라도 발달했더라면 그 범인을 잡고 피해자를 줄일 수 있었을텐데. 영화 '살인의 추억'을 보면서도 나는 이 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존 더글러스를 그리워하며, 한국의 존 더글러스를 바라며 - . 여담인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영화 '살인의 추억'을 본다면 감상이 조금 달라질 것이다. 들은 풍월이 있어서일까? (영화의 내용과 상관없이 그 상황만으로 본다면) 나는 영화에서 가장 의심 가는 인물을 서슴치않고 "음란물 변태 류태호"로 찍겠다. 다른 독자분들도 한번 성범죄 연쇄 살인범과의 두뇌 싸움을 즐겨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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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짓 존스의 일기 브리짓 존스 시리즈
헬렌 필딩 지음, 임지현 옮김 / 문학사상사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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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짓이 정말 많은 독신 여성을 대표하는 캐릭터일까? 처음 책을 읽을 때에는 깔깔 웃어대면서 '그래,그래' '정말 이렇지' '남자들이란' 등등의 생각을 했지만 조금씩 진도가 나갈때마다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래서, 결국 독신 여성 최고의 지향점이 결혼이라고? 미디어에 비친 독신 여성은 대부분 멋진 커리어우먼이다. 자신의 일을 사랑한다며 아름다운 얼굴과 몸매로(아주 중요하다) 당당하게 살아가는 그녀. '주부'의 이미지가 그 실체와 상관없이 '자애로운 모성애의 화신'으로 설정된 것처럼 '독신 여성'의 이미지도 실제 독신 여성과는 동떨어지게 설정되어있다. 사실 독신 여성도 사람이기에 또한 혼자 살기 때문에 조금 구질구질하게 사는 면도 상당히 많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독신 여성의 실제의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많은 이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는 독신 여성도 일반인과 같은 보통 사람이라고 인식시키는 장점 말고는 또 다른 장점을 찾을 수 없다. 독신 여성의 최대 바람이 결혼이라는 구태의연한 설정은 독자의 기대를 단숨에 꺾어버리니. 그래도 브리짓의 좌충우돌 스토리가 귀여우니 조금 봐주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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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만드는 생활소품 230가지
시공사 편집부 엮음 / 시공사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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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와 수공예, 포장, 인테리어, 퀼트 등등 손으로 만드는 생활용품 종류라면 닥치지 않고 좋아하는 내 눈에 이 책도 나오자마자 여지없이 걸렸다. 늘 맛만 보여주고 끝나는 여타의 책들과 달리 두툼한 분량과 세련된 표지의 하드커버책은 나의 구매욕을 유혹하기 충분했고 나는 호시탐탐 이 책을 내 손에 넣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두툼한 사이즈는 단순히 소개하는 분야(목공예, 비닐, 패브릭, 리본, 레이스 등등)가 많기 때문이었으며 그렇기에 이 책도 두툼함과 상관없이 각각의 분야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 훑고 있을 뿐이었다. 게다가 "상업 예술"로 승화할 만큼의 사진들이 주가 된 이 책은 보기엔 눈이 즐겁지만 직접 만들기를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들에겐 영 불편한 것이 아니다. 또한, 여기에 소개된 많은 작품들은 그냥 사진으로 보기엔 예쁘나 실제로 생활에 유용하게 쓰일만한 제품은 너무너무너~~~무 드물어 그냥 사두고 모셔만 놓는 책이 되었을 뿐이다. 이 책을 사시려거든 꼭 서점에서 내용을 확인하시고 사시기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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