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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세계 -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곤충들의 비밀스러운 삶
조지 맥개빈 지음, 이한음 옮김 / 알레 / 2024년 12월
평점 :
몇 년 전 어느 날이었다. 여느 날처럼 산책을 하다가 문득 바라본 나무가
무척 익숙했다. 그런데 오랫동안 보아온 익숙한 그 나무의 이름을 몰랐다.
몇 년을 산책하느라 지나 다니면서 여러 번 봤던 나무 이름을 모르다니.
순간적이었지만 충격이었다. 그때부터 주변의 나무를 비롯하여 식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식물에 대한 책 읽기는 늘 가까이 있었지만 잘 몰랐던
새로운 세계를 알아가는 즐거움을 선사했다.몇 권의 식물 관련 책을
읽고 드디어 식물과 뗄 수 없는 곤충에 대한 책 읽기로 연결 되었다.
이 책은 곤충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는 나에게 곤충의 세계에 대한
신비와 경이로움을 선사했다. 작고 연약한 존재라고만 생각했던 곤충들이
그토록 치열하게 자기 몫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게 대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놀라웠던 것은 살아있는 양을 먹어 치우는 <구더기 감염증> 을 일으키는
'꼬마구리금파리'라는 파리 종류였다. 언제 무얼 먹어야 할지 가르쳐주지
않아도 잘 알아서 먹고 잘 번식하는 곤충들이다.
이 책에서 알게 된 중요한 한 가지는 사람에게 단백질이 필요한 이유는
단백질에 질소가 들어 있어서라고 했다. 질소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유지하고 번식하는 등 생명에 중요한 모든 일을 하는데 필수적인 원소란다.
열량과 질소는 모든 동물이 지닌 식욕 체계의 핵심 요소라고도 했다.
내가 가장 신기하게 생각했던 것은 절지 동물의 안과 밖을 나누는 덮개,
큐티클에 대한 것이었다. 큐티클은 곤충의 몸 바깥 전체를 덮고 있으며
건조함을 방지하기 위해 가장 바깥 층은 왁스 층으로 덮여서 방수 처리가
되어 있단다. 큐티클은 바이러스, 세균 균류의 공격에 맞서 생물학전을
펼칠 때 곤충을 보호한단다. 또한 항균 단백질을 생산하여 이 병원체에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했다.
저자는 현대 과학이 튼튼하면서 가벼운 온갖 복합 재료를 개발했지만,
지금까지 만들어낸 어떤 것도 다재다능함과 효능 양쪽 면에서 곤충의
큐티클에 못 미친다고 했다.
여러 종류의 곤충의 짝짓기에 대한 설명도 나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곤충들에게 있어 짝짓기는 태어난 이유이며 죽기 전에 꼭 이룩해야 할
단 하나의 과업 같았다.
날아다니는 곤충들에 대해 설명하던 저자는 탐색과 정찰 임무용 소형
항공기를 만들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곤충을 대상으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책의 뒷 부분에서 저자는 곤충의 수가 50년 이나 100년 전과 비교해
훨씬 줄었다는 점은 더 이상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생물학자들은
지금이 대량 멸종이 일어나는 시기라는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단다.
곤충을 비롯한 대다수의 육상종을 급감 시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단순하다고 했다. 자연 서식지의 상실,파괴, 파편화라고 했다. 저자는
지난 몇 십 년 동안 사용한 엄청난 양의 농약을 지목했다. 석탄과 석유의
발견과 이용 그리고 숲의 파괴, 뜨거워지는 세계.....
해양 보전에 앞장 선 프랑스의 환경 운동가 자크 쿠스토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맺는다.' 우리가 지금처럼 계속 행동한다면 우리는 탐욕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고, 우리가 바꾸려는 의지를 발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지구에서 사라지고 그 자리를 곤충이 차지할 것이다.'
곤충에 대한 책을 이렇게 재미있게 읽을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읽다 보니 환경과 지구에 대한 얘기가 좀 더 실감 있게 다가왔다.
좋은 내용의 책을 펴낸, 저자의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