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니 팬클럽이 생겼습니다 - 오늘도 반짝이는 엄마들에게
정소령 지음 / 파지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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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직장에서 일하는 게 어울리는 사람.
그런 사람이 출산과 육아를 위해 퇴사한다고 하면.

열이면 열 직장을 택하라고 할 것이다.
작가는 반대를 택했다.
그리고 인생의 선택 중 최고였다 자부한다.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육아와 일은 반드시 대척점에 놓아야 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해 작가는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이렇게 한 번 해보라고 자신이 뚜벅뚜벅 걸어온 삶으로 보여준다.

물론 아직 진행형이다.
성과가 난 부분도 있지만 아닌 부분도 있다.
어찌 보면 그 길이 틀렸을지도 모른다.
그런 의심이 드는 사람들에게 이 문장은 큰 힘이 된다.

내가 행복한 건 내가 좋은 엄마여서가 아니다. 우리가 함께 노력하고 있어서다. (p.103)

아무리 애써도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경우가 있다.
실패해도 그건 내 인생이 뒷걸음친 게 아니다.
노력했으면 당장의 결과에 상관없이 일보 전진한 것이다.

이런 용기를 낼 수 있는 이유는?
아이들과의 치열하게 누적한 행복한 순간들때문이다.
아이들은 자식이면서 때로는 친구로, 선생으로 동행했다.
함께 노력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자랐다.

작은 성취들이 모이고 모여
현재의 뿌듯한 나, 미래의 더 멋져질 내가 될것이라는 믿음.

그 믿음으로 충만한 에너지 레벨 넘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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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받지 못하는 기자들 - JTBC 탐사보도 기자들이 마주한 순간들의 기록
이윤석 외 지음 / 파지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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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이상하게 피가 끓어올랐다.
뭐 비상식적인 일은 비일비재한 법이고
언론이 그걸 취재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말이다.

당연한 걸 안 하는 것이
당연하게 되어 버린 모습을 자주 봤기 때문인가?

이 책은 그 '당연함'의 회복을 외치고 있다.

근 10년간 알 권리를 가장 많이 선물한 언론사는 단연 JTBC일 것이다.

그만큼 탐사보도에 진심이라는 의미도 된다.

어딜 가나 외면당하는 본인들의 위치를 생각하기보단
이 사회를 좀먹는 부정만을 바라보는 그들의 모습에서
나의 비겁한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었다.

언론은 사회의 거울일 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인 나의 거울이기도 했다.

그래서 탐사보도 기자들을 더 응원하는 계기가 된다.
단연 이 책을 통해 언론의 진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기레기가 아닌 기자도 많다.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 것은 정치인만이 아니다.
기자와 언론을 응원하는 것도 우리의 몫인 것 같다.
응원받으면 더 힘이 나서 취재 및 보도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아직도 사과보다는
본인 나름의 억울함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탐사보도의 대상들.

몇몇 국회의원들, 정치인,
그리고 일본.

칼보다 강한 펜을 계속 느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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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삽니다
장양숙 지음 / 파지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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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장애인이 살기 힘든 나라다.
대한민국은 여성이 살기 힘든 나라다.
그렇다면 장애인인 여성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장양숙 작가가 바로 그 장애인인 여성이다.
처참한 인생이 주어졌지만 당당하게 살아 온 한 인간의 자아실현기이다.
그리고 아직 그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다리 한쪽이 없는 것은
단순히 '힘들다'는 표현만으론 부족하다.
의족과 맞닿은 절단 부위는 오랜 시간 활동하기 힘들 정도로 아프다.
하지만 더 아픈 것은 최측근들의 거추장스러워하는 시선이다.
육체의 고통과 마음의 고통이 더해지니 온전히 살 수 없는 게 당연할 것이다.


작가는 타협하지 않았다.
아니, 그럴 수 없었다.
가족이 있었기 때문이다.


1급 장애인인 남편, 그 남편만 바라보는 시어머니,
감사하게도 비장애인으로 나와준 딸.

그들을 위해 아픈 다리로 행상을 한다.
학습지 영업을 뛴다.
그리고 잘하게 된다.

'다리 병신'이었던 한 소녀는
엄마가 되고, 팀장이 되고,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 간다.

그리고 육체 장애를 가진 그를 통해
나의 내면의 장애를 보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장애인일 수 있다.
눈에 보이는 장애 말고,
스스로 속일 수 있을 만큼의 장애는 모두 있다.

내 마음의 장애를 인정하고
내 삶에 솔직하게 임할 수 있는가?

작가는 해냈다.

과거에 매몰된 꿈을 다시 현재로 가져왔다.


잘 나가던 직장인 신분을 내려놓고
세상 모든 장애인을 위한 삶을 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동안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자신을 가장 힘들게 했지만
자신보다 힘들었을 가족을 용서한다.
그리고 가슴 아린 고백을 한다.

힘들게 살아왔지만 어루만져 주어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나를 자식으로 둔 부모님이다. 나를 가족으로 둔 형제들이다. 나를 보며, 장애인만 보면 마음이 아팠을 가족들, 내가 다 아플 테니, 제발 더는 아파하지 않기를. (p.196)​


엉망진창으로 보였던 삶은
적어도 장양숙에겐 저주가 아니었다.
그런 삶마저 품는 멋진 사람으로
다시 살게 한 축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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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역학이란 무엇인가 - 원자부터 우주까지 밝히는 완전한 이론, 개정판
마이클 워커 지음, 조진혁 옮김, 이강영 감수 / 처음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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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간의 흐름과 함께

물리학의 역사, 그 가운데서 양자역학을 두고 이뤄지는 시간의 흐름이 매우 흥미로웠다. 이 책이 쉽게 쓰였다는 평가는 여기서 나오는 것 같다. 이론적인 부분을 일반독자가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보다는 이토록 매력적인 과학이론이 우리가 살아온 세상에서 어떻게 발견되고 논의 되었는지 과정을 볼 수 있다는 데 이 책의 가치는 생각보다 높다고 생각한다.


2. 매력적인 학자들의 스토리

이 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우리가 익히 아는 아인슈타인, 보어 등의 학자를 포함해서 많은 학자들의 출생과 성장, 학문적 성숙의 과정을 그린 1~2페이지 정도의 미니 평전이 계속 나온다는 것이다. 과학이라면 치를 떨 사람들도 한 인간으로서의 학자에게 접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점차 이들과의 내적 친밀감은 더 해간다.


3. 역시 어렵긴 했다

작가의 호언장담이 있었다. 정말 쉬울거라고. 그의 입장에선 쉽게 썼을지 몰라도 적어도 내겐 이론적인 부분을 설명한 부분은 까만 건 글씨요, 흰 것은 종이였다. '나만 어려운 거 아닌가'하며 살짝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읽고 접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책

독서의 즐거움은 어려운 책을 한 장 씩 인내심을 갖고 넘겨갈 때 의외의 부분에서 찾을 때가 많다. 이번에도 그런 상황이었다. 문과 계열의 전공자로서 얻을 수 있는 행간 파악의 묘미와 나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을 조우할 때의 이색적인 느낌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이윽고 완주하지 못할 것이라고 느꼈던 500페이지 가량의 이 책이 그 끝을 보여주면서 독서라는 하나의 스토리가 완성 됐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소중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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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 없는 세계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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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헤세의 '그 책'이 생각난다.
한 청춘이 성장한다.
만남이 있다.
영향력이 있다.
아마도 이 책을 펼쳐 든 사람들이
이 작품을 함께 떠올릴 것 같다.
<데미안>
<경우 없는 세계>는 거칠다.
성장스토리라고 하기엔 부족하게 느껴진다.
인물들은 끝없는 퇴보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감히 <데미안>과의 접점을 쥐어짜 내보면,
'가정의 역할'이다.
철학적이고 고급스러운 문학적 표현의 <데미안>이나,
적나라한 참혹함을 보여준 이 책이나, 비슷한 느낌이었다.
주인공의 집안 분위기가 묘사되는 지점에선
어김 없이 숨이 막혀 왔다.
싱클레어와 인수의 집은 모듀 겉바속촉이었다.
허울 좋은 껍데기와 위선에 폭력까지 대환장 콜라보.
<더 글로리>도 그랬지.
'동은 오적'보다 수백 배 나쁜 빌런이 있었으니,
바로 동은의 엄마였다는.
부모는
최초의 어른,
최초의 인간,
최초의 선생이다.
가정은 사람의 삶이 시작되고 완성되는
가장 중요한 교육기관이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교육 시스템.
오히려 가출을 통해 만난 친구들이 더 나아 보인다.
독자인 나조차 가출팸의 집단 주거지인
'우리 집' 장면이 마음 편할 지경이었다.


2. 경우 없다.
인수는 경우를 만난다.
일반적인 가출 청소년과는 다른 모습.
그는 가출은 했지만, 정신까지 가출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사랑받은 듯한 기묘한 행동을 보인다.
인수는 경우를 만나 성장한다.
마음 한구석 알 수 없는 이질감을 느끼며.
이 책은 응당 있어야 할 당연한 것을 불편하게 한다.
부모의 사랑, 안정적 학교생활.
규칙적인 식사와 세면, 그리고 갈아입을 새 옷.
이런 것들을 당연하지 않게 만들고
아이들을 벼랑 끝으로 자연스럽게 내 몬다.
결국 '우리 집'에서 참극이 벌어지는데
혼란 속에서도 알 수 없는 편안함이 느껴진다.
'그래, 일어날 게 일어났어.'
그렇게 인수와 아이들은 경우 없어지게 된다.
그들의 삶을 통해 법이 허락하지 않는 마지노선이 깨졌고
보다 못한 공권력이 개입하기 시작한다.
익숙한 중간 결말.
사랑이 늘 고팠지만
사랑을 떠나 방향 없는 삶을 살다가
다시 사랑을 찾아 기대려는 우리 아이들.
그게 다 내 이야기였다.
불쾌하지만 몰입할 수 있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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