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역학이란 무엇인가 - 원자부터 우주까지 밝히는 완전한 이론, 개정판
마이클 워커 지음, 조진혁 옮김, 이강영 감수 / 처음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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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간의 흐름과 함께

물리학의 역사, 그 가운데서 양자역학을 두고 이뤄지는 시간의 흐름이 매우 흥미로웠다. 이 책이 쉽게 쓰였다는 평가는 여기서 나오는 것 같다. 이론적인 부분을 일반독자가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보다는 이토록 매력적인 과학이론이 우리가 살아온 세상에서 어떻게 발견되고 논의 되었는지 과정을 볼 수 있다는 데 이 책의 가치는 생각보다 높다고 생각한다.


2. 매력적인 학자들의 스토리

이 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우리가 익히 아는 아인슈타인, 보어 등의 학자를 포함해서 많은 학자들의 출생과 성장, 학문적 성숙의 과정을 그린 1~2페이지 정도의 미니 평전이 계속 나온다는 것이다. 과학이라면 치를 떨 사람들도 한 인간으로서의 학자에게 접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점차 이들과의 내적 친밀감은 더 해간다.


3. 역시 어렵긴 했다

작가의 호언장담이 있었다. 정말 쉬울거라고. 그의 입장에선 쉽게 썼을지 몰라도 적어도 내겐 이론적인 부분을 설명한 부분은 까만 건 글씨요, 흰 것은 종이였다. '나만 어려운 거 아닌가'하며 살짝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읽고 접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책

독서의 즐거움은 어려운 책을 한 장 씩 인내심을 갖고 넘겨갈 때 의외의 부분에서 찾을 때가 많다. 이번에도 그런 상황이었다. 문과 계열의 전공자로서 얻을 수 있는 행간 파악의 묘미와 나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을 조우할 때의 이색적인 느낌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이윽고 완주하지 못할 것이라고 느꼈던 500페이지 가량의 이 책이 그 끝을 보여주면서 독서라는 하나의 스토리가 완성 됐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소중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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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 없는 세계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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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헤세의 '그 책'이 생각난다.
한 청춘이 성장한다.
만남이 있다.
영향력이 있다.
아마도 이 책을 펼쳐 든 사람들이
이 작품을 함께 떠올릴 것 같다.
<데미안>
<경우 없는 세계>는 거칠다.
성장스토리라고 하기엔 부족하게 느껴진다.
인물들은 끝없는 퇴보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감히 <데미안>과의 접점을 쥐어짜 내보면,
'가정의 역할'이다.
철학적이고 고급스러운 문학적 표현의 <데미안>이나,
적나라한 참혹함을 보여준 이 책이나, 비슷한 느낌이었다.
주인공의 집안 분위기가 묘사되는 지점에선
어김 없이 숨이 막혀 왔다.
싱클레어와 인수의 집은 모듀 겉바속촉이었다.
허울 좋은 껍데기와 위선에 폭력까지 대환장 콜라보.
<더 글로리>도 그랬지.
'동은 오적'보다 수백 배 나쁜 빌런이 있었으니,
바로 동은의 엄마였다는.
부모는
최초의 어른,
최초의 인간,
최초의 선생이다.
가정은 사람의 삶이 시작되고 완성되는
가장 중요한 교육기관이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교육 시스템.
오히려 가출을 통해 만난 친구들이 더 나아 보인다.
독자인 나조차 가출팸의 집단 주거지인
'우리 집' 장면이 마음 편할 지경이었다.


2. 경우 없다.
인수는 경우를 만난다.
일반적인 가출 청소년과는 다른 모습.
그는 가출은 했지만, 정신까지 가출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사랑받은 듯한 기묘한 행동을 보인다.
인수는 경우를 만나 성장한다.
마음 한구석 알 수 없는 이질감을 느끼며.
이 책은 응당 있어야 할 당연한 것을 불편하게 한다.
부모의 사랑, 안정적 학교생활.
규칙적인 식사와 세면, 그리고 갈아입을 새 옷.
이런 것들을 당연하지 않게 만들고
아이들을 벼랑 끝으로 자연스럽게 내 몬다.
결국 '우리 집'에서 참극이 벌어지는데
혼란 속에서도 알 수 없는 편안함이 느껴진다.
'그래, 일어날 게 일어났어.'
그렇게 인수와 아이들은 경우 없어지게 된다.
그들의 삶을 통해 법이 허락하지 않는 마지노선이 깨졌고
보다 못한 공권력이 개입하기 시작한다.
익숙한 중간 결말.
사랑이 늘 고팠지만
사랑을 떠나 방향 없는 삶을 살다가
다시 사랑을 찾아 기대려는 우리 아이들.
그게 다 내 이야기였다.
불쾌하지만 몰입할 수 있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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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인간, 호모 부커스 - 디지털 시대, 아날로그 리터러시가 필요한 이유
조상연 지음 / 파지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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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에 왜 독서가 절실하게 필요한지 절실하게 깨닫자 책을 쓰게 되었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책을 읽지 못하게 되는 원인을 파악하고 수백 권을 분석한 결과 '디지털'과 '고정관념'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평범한 인생을 살다 책을 읽기 시작했다. 독서가 인생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행위라는 것을 깨닫고 미친 듯이 독서에 빠져들었다. 책을 읽고 자신에게 적용하자 삶이 바뀌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공부법이 바뀌자 대학 성적이 올라가기 시작했고 수석으로 졸업하게 되었다. 성격이 바뀌고 인간관계가 개선되었다. 다양한 투자자에게서 성공적인 수익률을 내기도 하는 등 성과가 발생하면서 독서에 대한 더 큰 확신이 들었다. (작가 소개의 말 中)
책을 통해 세속적인 이득을 모두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의 삶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제목만 봐서는 일반적인 독서 예찬론이 되지 않을까 했지만 역시 기우였다. 책은 종류 불문하고 99% 정도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로 나를 들뜨게 만든다. 그리고 1% 정도는 정말 진짜 별로인 책이 분명히 있다.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까 고르지 말고 아무거나 읽어도 된다. 그래도 이득이다.
이 책을 통해 작가가 독서로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은 다음과 같다.
공부 방법, 질문 방법, 집중력, 긍정 마인드, 부자의 사고방식,, 돈의 흐름, 성공 투자 원칙, 디지털 중독 탈출, 게임 하듯 하는 독서법, 적는 독서법, 책을 쓰겠다는 결심, 사람들을 돕고 싶은 마음, 독서 슬럼프 탈출법, 내가 누군지 알게 됨, 시간 관리법, 실천력, 고정관념 탈출 등
내가 이 중 갖고 있다고 자신하는 것은 몇 개나 있는가?
그리고 여기 있는 모든 것을 가졌다면 난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 것 같은가?
어떤 의미로든 '잘' 살고 있지 않을까? 나도 앞으로 얻어야 할 것이 많이 남은 상태라 확신은 부족한 상태다.
그런 의미에서 위의 것 중 내가 가장 갖고 싶은 것은 '긍정적인 마음'가 되었다.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작가가 가진 것을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작가라는 사람들은 수백 페이지의 책을 써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지식이든, 삶의 방식이든, 예술적 역량이든 적어도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엄청나게 방대한 분량과 깊이를 갖고 떠들어 낼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오랜 시간 동안 누적한 것들을 고작 우린 몇 시간 동안, 만원 좀 넘는 돈을 들여서 내 것으로 만들어 낼 수 있으니 이런 갓성비가 또 어디 있음?
작가들, 특히 자기계발서를 쓰는 작가들치고 긍정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까?
그래서 평범한 사람일수록 자기계발서는 많이 읽을수록 좋다고 한다.
다 그게 그 말이고, 여러 사람이 비슷한 말들을 해도 읽고 또 읽어야 한다.
읽는 중에 나까지 긍정 마인드가 세뇌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긍정으로 중무장한 사람이 이 세상에서 실패할 수 있을까?
가능성이 매우 희박할 것 같다.
그래서 나도 호모 부커스가 되기로 했다.
아주 조금은 그 길을 이미 가던 중 슬럼프가 세게 왔는데,
그 와중에 이 책을 만났다.
슬럼프에도 불구하고, 책을 놓지 않은 게 어찌나 다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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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의 끗 - 차이를 만드는 리더의 7가지 도구
고태현 외 지음 / 파지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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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은 만들어지는 걸까?
아니면 그냥 우연히 주어지는 걸까?
누가 그 자리를 맡느냐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혹시,
잘 만들어질 수도 있는 게 팀장이라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모아 써 놓은 책이다.
팀장도 우리 같은 한 인간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출발하는 수많은 방법, 논리와 함께.
초반엔 팀장과 조직, 구성원에 대한 일반론을 천천히 기술한다.
그러다 중반부 이후 책이 워크북으로 변신한다.
내가 독서 중인지 워크숍 참석을 한 건지 헷갈려진다.
훌륭한 실습 기법이나 툴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툴을 보면서
난 왜 숨이 막혀오는 걸까?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도 그게 팀장을 통해 내게 오는 것은 다 '부담스러운 일'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 심리적 거리감은 어떻게 줄여나가야 할까?
아마도 세상의 수많은 팀장은 그걸 고민하던 중에 갑자기 팀장이 되어 바뀐 위치에서 새로운 시행착오의 여정을 걷기 시작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팀원일 때 팀장의 마인드를 갖고 업무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피할 수 없는 물결을 얻어맞기만 할 것인가? ​
책의 바로 이 부분을 읽을 때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딱히 와 닿지 않는 허전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편집자는 구성을 통해 약점을 극복한다. 팀장들이 이 책을 활용할 때 잘 안될 때의 대처법까지 예시와 대화문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 좋다. 즉, 이 책도 책장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추가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다 좋지만 역시 조직에 심리적 안전감이 선행되어 있지 않으면 무용지물일 뿐이다.
심리적 안전감이란, 구성원이 업무와 관련해 어떤 의견을 제기해도 벌을 받거나 보복당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조직 환경을 말한다. <에이미 에드먼드슨의 '두려움 없는 조직' 中>
이 안전감을 가장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할 직책이 바로 팀장 아닌가?
조직 문화를 다룬 책에서 마르고 닳도록 강조되는 덕목이다.
우리는 이런 회사에 다니고 있던가?
안전감이란 실체 하지 않는 공포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타나지 않았지만, 꼭 그럴 것 같은.
나도 언젠가 희생자가 될 거라는 반대의 믿음.
이 책은 그 믿음의 방향을 바꿔놓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아마도 집필진들은 각자의 회사에서 안전감의 확보를 위해 매일 같이 전쟁터에 나가는 기분이리라.
노력만으로 그치면 안 되는,
반드시 실행해야 한 명씩 살아날 것이다.
​​

우리 회사는 그랬으면 좋겠다. 꼭 그래야 한다. ​ ​ 그리고 가능하다면 내가 그 전쟁터 가장 앞자리에서 뭐라도 하고 있길. ​ 쓸데없이 기분이 웅장해진다. <팀장의 >, 내 엑스칼리버가 되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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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스전자 : 신입사원 편 - 똑똑하게 직장생활 하는 법 가우스 전자
곽백수 그림, 김민정 외 지음 / 파지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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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웹툰과 드라마로 유명한 가우스 전자가
신입사원 편책으로 재탄생했다.
이 책에 수록된 카툰은 곽백수 작가가 이 책을 위해 새롭게 작업했다.
그리고 원고는 7명의 기업 인사담당자분이 협업을 해주셨다.
웹툰 기반이라 겉표지의 분위기부터 내적 친밀감을 준다.
카툰은 대부분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다 나의 일이었기 때문에.
이젠 웃으며 그때를 추억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접하는 신입사원분들은 '헐 진짜 이래?' 하며 두려워질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심각해지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직장도 다 사람 사는 곳이니.
만화를 중심으로 하지만 메시지가 가벼운 것도 아니다.
직장생활을 통한 깊이 있는 통찰이 함께 하고 있다.
기억조차 나지 않는 신입사원 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하게 한다.
마냥 힘들기만 했던 그 시절, 아무것도 몰라 힘들었다는 걸 알게 한다.
원고를 작성한 인사담당자분들도 험난한 신입 시절이 있었겠지.
그래서인지 글에서 독자를 향한 애정이 묻어남을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이 책을 만나서 오랜만에 몽글몽글한 마음을 느꼈다.
아니, 회사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런 불경한 마음이 든다고?
이런 놀라운 느낌을 주는 놀랍고 고마운 책이었다.
주변에 갓 회사에 들어간 신입사원을 알게 된다면,
그에게 입사 축하 선물을 준다면,
이 책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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