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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바로 쓰는 제미나이 & 노트북LM - 교사 업무를 덜어 주는 AI 활용법
손성호 외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6년 4월
평점 :
학교 현장에서 일하는 선생님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것이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책상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아이들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공문 처리, 회의록, 학교생활기록부, 각종 사업계획서. 선생님이라는 직업의 본질은 사람을 가르치고 성장을 돕는 일인데, 정작 그 본질에 집중할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Gemini와 NotebookLM이라는 두 가지 AI 도구를 교육 현장에 맞게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실용서인데, 단순히 기능 소개에 그치지 않고 선생님의 하루를 실질적으로 바꿔 줄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요즘 교실 안에서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학생들은 AI를 능숙하게 다루는데 정작 가르쳐야 할 선생님들은 따라가기가 벅차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하지만 이것은 누가 더 뛰어나서가 아니다. 얼마나 많이, 자주 써봤는지의 차이일 뿐이다. 학생들은 궁금한 것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서 과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AI를 자연스럽게 활용하고 있다. 필요에 의해 쓰다 보니 숙달이 빠른 것이다. 그런데 그 활용이 항상 바람직한 방향으로만 이어지지는 않는다. 스스로 생각하고 써야 할 글쓰기 과제에서 AI가 대부분을 대신 써준 결과물을 마치 자신이 쓴 것처럼 제출하는 경우도 분명히 존재한다. 교사가 이런 현실을 외면하거나 단순히 금지로만 대응하기엔 이미 AI의 확장 속도가 너무 빠르다. 그래서 교사도 직접 많이 써보고, 좋은 기능을 체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올바른 활용법까지 지도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 책이 바로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저자들 때문이다. 교육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초중고 선생님 다섯 분과 장학관 한 분이 함께 집필했다. 교육 현장과 동떨어진 이론가가 아니라, 매일 학생들 앞에 서고 행정 업무와 씨름하면서도 AI 도구를 적극 연구하고 실천해 온 분들이 쓴 책이다. 그만큼 내용이 현실적이다. 어떤 기능이 선생님의 어떤 업무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어서 읽으면서 바로 적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책의 구성도 단계적으로 잘 짜여 있다. 처음에는 Gemini와 NotebookLM이 각각 어떤 도구인지 소개하고, Gem이라 불리는 나만의 AI 비서를 만드는 방법부터 시작한다. 가정통신문 자동 작성, 사업 계획서 요약, 생활지도 규정 전문가 Gem, 학부모 안내장 변환 등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맞닥뜨리는 업무들을 AI가 대신 처리해 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담겨 있다. AI 도구에 어느 정도 익숙한 분이라면 초반부는 금방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책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후반부로 갈수록 난이도가 올라간다. 5장에서는 가상 실험실이나 AI 토론 파트너처럼 살아있는 수업자료를 만드는 법을 다루고, 6장에서는 Gemini와 Google Sheets를 연동해 학생생활기록부 초안을 자동화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그리고 7장에서는 Apps Script를 활용한 데이터 연동형 웹 도구 제작까지 나아간다. 계정 조회 앱, 상담 기록 시스템, 교사 활동비 관리 비서처럼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도구를 직접 만들어 보는 내용이다. 배우지 않고서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깊이 있는 내용까지 담고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나면 AI 도구 활용의 전체 지형이 눈에 그려지는 느낌이다.
직접 실습하면서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실용서와 마찬가지로 중간중간 잘 진행되지 않는 구간이 생기기도 한다. 버전 차이나 인터페이스 변경 때문에 책의 설명과 실제 화면이 다르게 보이는 경우도 있고, 예상치 못한 오류를 만나기도 한다. 그렇다고 포기할 이유는 없다. 인내심을 가지고 책에 나온 대로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분명히 길이 보인다. 처음엔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한 번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순간의 성취감은 그 과정을 충분히 보상해 준다. 그리고 그 경험이 쌓이면 결국 선생님 본인만의 AI 활용 루틴이 생기게 된다.
이 책을 바쁜 학교 일정 속에서 출판하기까지 저자분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해진다. 매일 수업과 행정 업무를 소화하면서 원고를 쓰고, 실습 내용을 검증하고,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다듬는 작업을 병행했을 것이다. 그 수고로움이 책 곳곳에 배어 있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을 소중하게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단순히 한 번 훑어보고 끝낼 책이 아니라, 필요한 챕터를 꺼내서 반복해서 실습하고 익혀 나가는 과정이 필요한 책이다.
AI가 교사를 대체할 것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방향이 아니라 다른 이야기를 한다. AI가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업무를 맡아 줄 때, 선생님은 진짜 교육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 업무는 AI에게, 본질적인 교육은 교사에게. 이 단순한 원칙 하나가 이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AI 도구 사용이 아직 낯선 선생님, 혹은 어느 정도 쓰고 있지만 교육 현장에 맞게 더 깊이 활용하고 싶은 선생님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이 그 여정을 시작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