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심리전이다 - 노벨상 수상자와 거장들이 말하는 투자의 심리학
마이클 코벨 지음, 장진영 옮김 / 이레미디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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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틀 트레이딩과 추세추종 전략으로 유명한 저자가 썼다고 해서 이 책을 순전히 투자서로만 기대했다면 조금 놀랄지도 모르겠다. '투자는 심리전이다'라는 제목처럼 시장 이야기도 물론 나오지만, 책을 덮고 나서 남는 것은 오히려 심리학과 자기계발서를 함께 읽은 듯한 느낌이었다. 휴리스틱, 아이의 동기, 의사의 과잉진료, 놀이의 의미, 승부의 심리까지, 투자라는 창을 통해 결국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고 성장하는지를 들여다보는 책이었다. 그래서 투자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특히 나처럼 사람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곱씹을 거리가 많은 책이라 생각한다. 언젠가 다시 꺼내 읽어볼 책으로 찜해두었다.


수학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가장 먼저 생각해볼 부분은 휴리스틱 이야기였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통계적으로, 논리적으로 사고하라고 가르치지만 정작 나 자신은 하루하루의 판단을 그렇게 내리지 않는다. 운전할 때 모든 걸 계산하며 핸들을 돌리지 않듯, 나 역시 중요한 결정을 몇 가지 익숙한 규칙, 오랜 경험에서 나온 감으로 내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통계적 사고라는 게 얼마나 현실적인 기준인지 의문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가 정말 가르쳐야 할 것은 완벽한 계산이 아니라 좋은 휴리스틱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힘일지도 모른다. 노력하면 누구나 배울 수 있다는 문장에 마음이 오래 머물렀던 것도, 결국 학생들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의 흥미와 어른이 바라는 성장 방향이 일치할 때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도 인상 깊었다. 손흥민의 사례를 보며, 만약 그 아이가 애초에 축구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결과는 없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예전 창업을 준비하던 입장에서 나는 아이가 원하는 것과 내가 바라는 성장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게 된다. 몸을 변화시키는 데도 점진적인 접근이 필요하듯, 동기도 억지로 밀어붙인다고 생기는 게 아니라 시간을 두고 함께 걸어가야 만들어지는 것 같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어린 아이가 결국 관련된 노래와 숫자로까지 관심을 넓히는 과정처럼, 수학이라는 하나의 점에서 시작하여 수학을 좋아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 점이 사고력 전반으로 퍼져나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승부와 실패 이야기에서는 학생들의 얼굴이 자꾸 떠올랐다. 시험을 한 번 망친 아이가 다음 시험을 앞두고 느끼는 부담감은, 포커에서 이긴 다음 판에 대한 부담감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그 부담을 이겨내는 유일한 방법은 결국 다음 판으로 넘어가는 것뿐이라는 문장이 마음에 남았다. 나는 학생들에게 매번 같은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을 얼마나 가르쳐왔는지 돌아보게 된다. 하나의 정답 풀이법만 반복해서 주입해온 것은 아니었는지. 이 대목은 자연스럽게 내 이야기로도 이어졌다. 창업이라는 시작 앞에서 느꼈던 두려움도 결국 장점은 작아 보이고 단점은 커 보이는 착시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10년 넘게 시타 요가를 수련하며 여전히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도 오래 곱씹게 된다. 나 자신을 변화시킨 만큼 다른 사람의 변화를 도울 수 있다는 믿음은, 교사라는 직업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학생을 가르치기 전에 나부터 계속 배우고 변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변화를 특정 요인 하나로 콕 집어 증명할 수 없다는 것. 교육의 효과도 이와 비슷해서, 당장 눈에 보이는 성적표 한 장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받아들이게 된다.


투자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있어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 여러차례 투자로 인해 실폐의 경험만 있는사람, 투자는 하고 있지만 자신이 없어 큰 기회가 생겨도 움직이지 못했던 사람 등 이 책은 모두가 읽어볼 만한 책이다. 서평 서두에도 이야기 했듯 다음에 다시 읽을 책 목록에 올려둘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진정한 투자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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