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다운 퀄리티 투자 - 세상의 변화를 미리 읽고 1%에 집중하는 힘
FundEasy 지음 / 지음미디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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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FundEasy라는 이름으로 네이버 블로그와 텔레그램 채널을 운영하며 자신과 같이 길을 잃은 투자자를 위한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책 첫 페이지에 큰 글씨로 써놓은 스탠리 드러켄밀러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변화의 파도에 가장 크게 올라탈 자산에 베팅하라.' 아마 탑다운 방식의 투자가 무엇을 말하는지 보여주는 말인 것 같다.

저자는 퀄리티 투자는 매일 시시각각 변하는 시세 창을 들여다보며 감정 소모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투자자가 해야 할 일은 처음에 좋은 기업을 고르기 위해 깊이 파고드는 노력을 하고 그 후에는 훌륭한 경영진이 우리를 유익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밤에 편히 잘 수 있는 투자를 원하는 직장인들에게 가장 이상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이다. 나도 직장인이라 이 말이 와닿았다. 매일 시세를 확인하느라 업무에 집중 못 하고 스트레스받는 게 싫었는데 이 방법이 답인 것 같다.

탑다운은 거시경제나 산업 같은 숲에서 시작해 개별 기업이라는 나무로 내려오는 방식이다. 바텀업은 개별 기업에서 시작해 그 기업이 속한 산업으로 시야를 넓혀가는 방식이다. 나는 그동안 바텀업 방식으로 투자했다. 좋은 기업을 찾으면 산업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저자는 개별 기업의 탁월함만으로는 거대한 산업 변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말이 뼈아팠다. 생각해보니 내가 투자했던 기업 중 정말 좋은 회사였는데 산업 자체가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주가가 계속 하락했던 경험이 있었다.

탑다운 분석의 진짜 의의는 쇠퇴하는 산업에 속한 좋은 기업에 투자하는 치명적인 퀄리티 함정을 피하고 구조적인 순풍이 부는 산업에 집중함으로써 우리의 성공 확률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 이는 한정된 시간과 자본을 어디에 사용해야 할지 알려주는 가장 효과적인 필터링 과정이다. 퀄리티 함정이란 기업의 과거 실적과 현재의 해자는 의심할 여지 없이 훌륭하지만 이미 성장이 정체되어 미래 기대수익률이 낮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퀄리티 기업'이라는 명성에 기대어 투자했다가 장기간 시장 대비 저조한 성과를 내거나 막대한 기회비용을 잃는 상황을 의미한다.

뛰어난 기업이 항상 뛰어난 투자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퀄리티는 투자를 위한 매우 중요한 '필요조건'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 말을 읽어보면 결국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투자를 말하는 것 같다. 좋은 기업을 사고 전략적으로 투자하자는 것이다.

책은 그렇게 두껍지 않지만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을 잘 써놓은 것 같다. 1장에서는 시장을 이기는 퀄리티 투자 전략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있다. 2장에서는 무엇이 위대한 기업을 만드는가 말하고 있다. 재무제표, 경제적 해자, 좋은 경영진 등 가치평가에 기준을 잡아주고 있다. 3장에서는 원칙을 실전으로 바꾸는 나만의 시스템인데 포트폴리오 구축과 운용, 언제 사고 언제 팔 것인가라는 투자의 알파와 오메가를 말한다. 4장은 마인드셋과 리스크 관리다. 위대한 투자자의 내공은 유연성, 규율, 겸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를 잘 지키면 결국 투자에서 실패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5장에서는 저자의 실전 투자 전략으로 실전 사례 4가지를 통해 기업의 어느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며 투자를 생각했는지 알려주고 있다. 이 부분이 정말 유용했다. 이론만 배우는 게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적용하는지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마지막 부록도 있는데 이 부분도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핵심 사이트나 추천도서 부분이 참 좋았다. 특히 'Fiscal.ai'를 알게 된 게 개인적으로 큰 수확이었다. 이런 도구가 있는 줄 몰랐는데 당장 활용해볼 생각이다.

투자는 가치투자로 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특히 금융 대가들은 한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 첫걸음은 자신의 주관적이고 객관적인 생각을 가지는 것부터라고 생각한다. 이 책만으로 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투자로 성공할 이런 길도 있음을 알려주고 있어서 읽어볼 만하다. 나도 이제는 시세 창만 들여다보는 투자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좋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던 직장인 투자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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