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영어 혁명 - 오직 '당신'만을 위한 인지 영어 습득법
모기룡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직 당신만을 위한 인지 영어 습득법'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은 영어 학습서가 아니다. 일반적인 영어 책처럼 쉬운 문장을 여러 버전으로 보여주며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는 구성이 아니라 논문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왜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를 평생의 숙제로 생각하며 공부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파고든다. 꽤 논리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분명 도움이 된다.


이 책 전체에서 가장 강조하는 점은 '타인의 방식을 따라 하지 말자'는 것이다. 암기와 망각이 같이 일어나는 일은 흔하다. 영어 교육뿐만 아니라 교육 시스템이 그렇게 만들어져 있어서다. 특히 영어는 이전 내용을 다시 배워야 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평생 공부해야 하는 과목이 되어 버렸다. 저자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서 나온 '밈' 개념을 가져와 영어 겹신이 영어 습득을 방해한다고 설명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상황 맥락 변경 전략이 눈에 띄었다. 영어 영상이나 텍스트를 보면서 그 말을 그 상황에 고정시키지 말고 상황 맥락이 다르게 바뀌었을 때 그 말을 쓰는 방법이다. 어떤 상황에서 쓸지는 학습자가 자유롭게 선택한다. 동일한 말이라도 상황 맥락을 마음대로 바꿔서 쓰는 것은 완전히 창조적인 작업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자신이 본 그 영어를 내가 쓰는 도구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키는 대로 쓰고 너무 따지지 말고 막 써도 된다. 원어민들이 쓰는 방식만 맞고 자신이 마음대로 쓰는 방식이 틀린 것이 아니다.


가장 마음에 와닿은 부분은 목표 설정이었다. 우리는 무한대의 원어민과 말이 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한정된 우리끼리 영역에서만 소통하는 것을 목표로 잡으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한정된 원의 범위를 점점 늘려가는 것이다. 이 말에 속이 좀 시원했다. 영어를 못하는 이유가 직접 소통할 기회가 적어서라는 것도 맞는 말이다.


다만 책은 얇은 페이지에 비해 글자 수가 많아서 읽기가 좀 힘들다. 끝까지 따라가기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연구와 저자의 진지한 생각이 느껴진다. 영어를 평생 공부했는데도 늘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나만의 영어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