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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앉기를 권함 - 스즈키 슌류, 마지막 가르침
스즈키 슌류 지음, 김문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5년 9월
평점 :
이 책은 샌프란시스코를 거점으로 미국 최초의 불교 선원인 선 센터를 창설한 스즈키 슌류 스님의 강연록입니다. 그는 자신의 말을 직접 글로 남기지 않았기에, 오랜 제자들이 스승의 강연과 가르침을 기억하고 남겨진 자료들을 모아 이 책을 출간했습니다. 진정으로 '나'다워지기 위해 본연의 자신을 찾아가는 수행을 강조하며, 그 방법으로 '그저 앉아 있기'를 권합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한결같이 '앉아 있음'의 중요성만을 이야기합니다. 처음에는 그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애썼지만, 책을 덮을 때 비로소 그 깊은 메시지를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불교 용어가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종교를 초월하여 우리 모두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건네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스님의 너털웃음이 함께했던 강연을 상상하며 읽는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그저 앉기를 권하는 선인의 말'은 단순하지만 강력한 울림을 줍니다. '그저 앉아 있기'는 그 자체로 다른 의미를 가지지 않습니다. 어떤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누군가를 탓하거나 분노하며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고난은 큰 틀에서 보면 결국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스님은 '그저 앉아 있기'를 권합니다. 수행의 방법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그 행위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해답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며 혼자 힘으로 해결하려 하다가, 잘 안 되면 타인에게 도움을 구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문제가 해결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죠. 해결되지 않으면 다시 누군가를 탓할 이유를 찾곤 합니다. 하지만 탓하는 것만으로는 마음이 편안해지지 않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으며, 결국 그 탓은 다시 자신에게 되돌아옵니다. 해답은 외부에 있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있습니다. 타인의 시선이나 비난할 곳을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마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는 방법, 그것이 바로 '그저 앉기'입니다. 원하는 모든 것은 내 안에 숨어 있으며, 그 상황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결국 입을 통해 밖으로 나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저 앉아 있는 실질적인 수행'은 일상에서 우리가 하는 일에 집중하는 법을 가르칩니다. 삶에서 우리는 수없이 앉는 행위를 반복합니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순간에 집중하고, 내면과 외면에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추구하려 하지 않는 것입니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그러다 보면 정작 해야 할 생각은 하지 못한 채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해결책은 오직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저 앉기'라는 수행을 반복하며 우리의 집중력을 높여야 합니다. 내면과 외면에서 외치는 산만한 목소리를 잠시 접어둘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집중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이 책은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