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 - 어떤 시장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법의 투자 공식, 국내 출간 20주년 기념 특별판
조엘 그린블라트 지음, 안진환 옮김, 이상건 감수 / 다산북스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학 공식처럼 주식시장에서 성공을 돕는 규칙이 있다. 저자는 그것에 ‘마법 공식’이라는 이름을 붙여 소개한다. 단순하기에 오히려 의심이 들지만, 복잡하면 평범한 사람은 접근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약하지도 않다. 심플하면서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이 공식을 지난 17년간의 데이터로 확인했고, 책에서 근거를 제시한다. 흔히 ‘퀀트 투자’라고 부르는 방법과 유사하며, 수많은 퀀트 전략들 가운데 하나다. 좋은 걸 알아도 대부분은 직접 실행하지 않는다. 누군가 대신해 주길 바라기도 하고, 어렵고 복잡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의 방법은 정말 쉽다. 그럼에도 실행하지 않는 이유가 남는다. 그래서 그는 ‘믿음’을 강조한다. 이 방법이 작동한다는 믿음과 확신이 있어야 비로소 시도할 수 있고, 그 믿음을 뒷받침할 설명과 자료를 책에 잘 실어 놓았다.


장기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는 많다. 누구나 단기 투자로 빠르게 수익을 얻고 싶어하지만, 결국 장기 투자했던 사람들만 수익이 남는다. 그럼에도 장기 투자를 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기다림’에 있다. 이 책에서 ‘마법 공식’의 치명적인 단점으로 지적하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17년 동안의 일관된 연구에 따르면 인덱스를 상회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1년 단위로 보면 어느 시점에 시작했는지에 따라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장기 투자가 필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점이 실질적인 단점이 된다. 개별 주식을 무작정 기다리는 건 의미 없는 행동이다. 그러나 여러 종목을 이유와 목표를 가지고 기다리는 건 다르다. 의미를 갖고 이 책의 공식을 실행해 보면 어떨까.


과거의 데이터를 활용해 현재를 점검하고,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한다. 막연한 생각이나 부정확한 뉴스에 기대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저자는 두 가지 핵심 지표를 사용한다. “우리가 지불할 가격에 비해 많이 버는 기업(이익 수익률)”을 찾고, “그 수익을 창출한 자산을 사들이는 데 기업이 지불한 금액에 비해 많이 버는 기업(자본 수익률)”을 찾는 것이다. 이 기준으로 이익 수익률과 자본 수익률을 계산하며, 계산 방법과 활용법은 책에 자세히 제시되어 있다. 저자는 개별 종목을 ‘감’으로 골라 성공할 확률은 극히 낮다고 강조하며, 많은 투자 공식들 가운데서도 자신의 ‘마법 공식’이 가장 우수하다고 주장하고 데이터를 통해 보여준다. 투기가 아닌 투자를 배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은 실제로 따라 할 수 있는 규칙과 근거를 제공한다.


저자 조엘 그린블라트는 가치투자자로서 고담 캐피털을 설립해 장기간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고, 대학 강의와 저술을 통해 복잡한 개념을 간명한 규칙으로 정리해 온 실무가다. 이 책은 그의 실전 경험과 교육 현장에서 다듬은 통찰을 일반 투자자도 실행 가능한 단계로 끌어내린 결과물이다. 옮긴이 안진환은 경제·경영 분야의 베테랑 번역가로, 핵심 용어를 ‘이익 수익률(Earnings Yield)’과 ‘자본 수익률(Return on Capital)’로 일관되게 옮겨 독자가 공식을 흔들림 없이 이해하도록 돕는다. 과도한 의역을 피하면서도 필요한 곳에 친절한 설명을 덧붙여 원저의 의도를 살린 점이 돋보인다.


결국 이 책은 어렵지 않은 규칙을 꾸준히 지키는 인내, 그리고 데이터에 근거한 신뢰를 요구한다. 여러 종목에 분산해 이유와 원칙을 세우고, 일정 기간의 흔들림을 견디겠다는 약속만 지킨다면, ‘마법 공식’은 평범한 투자자에게도 충분히 실행 가능한 지침이 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