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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숨결 가까이 - 무너진 삶을 일으키는 자연의 방식에 관하여
리처드 메이비 지음, 신소희 옮김 / 사계절 / 2024년 5월
평점 :
우리는 가끔 세상과 멀리 떨어져 있는 느낌을 받는다. 그 깊은 곳에서 다시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 너무 깊은 곳에서 정착해 버리기도 하고 그곳에서 빠져나오려고 발버둥 치기도 한다. 마치 뫼비우스 띠 안에 갇혀 버린 것처럼. 저자는 작가이다. 글을 쓰는 작가들은 모두 창작의 고통을 경험한다고 한다. 이 책은 자신의 깊은 고통을 마주하고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며 자연을 마주했던 것을 글로 표현한 작품이다. 본인과 같은 전업 작가의 삶을 아주 오랫동안 홀로 방에 틀어박혀 밧줄도 없이 기어오르는 끈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방 안에는 동물과 자연이 있었다. 그리고 치유가 있었다. 자연에 대한 그의 철학적 접근이 신선했고 책을 읽는 내내 클래식과 함께하게 만들었다. 철학적인 이유로 치유는 삶을 자연과 연결 시켰고 동물들을 관찰하면서 함께 했다. 각 장마다 동물이 있다. 그 동물에 집중하는 것이 다른 치유의 방법이다. 자신의 병을 정확히 인정하고 이해하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주인공은 자신을 부정적으로 표현한다. 진화심리학자의 말을 빌려 먹이를 잡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냥꾼의 심정이라고 한다. 이런 병을 치유하고 극복한 것은 상상력을 통한 정신세계와의 관계 회복 즉 자연 치유였다. 자연스럽게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고 의식하지 않는 것 부터 시작한다. 결코 계획하고 선택하는 과정과는 다른 것이다. 그 과정은 더 나은 결과를 얻을 것 처럼 보이지만 결국 수많은 스트레스와 더 나빠진 결과만 보게 된다. 회복이 목적이라면 또 나 자신을 찾기 위해서라면 또다른 불안과 걱정에서 멀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