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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투자자 - 벤저민 그레이엄 직접 쓴 마지막 개정판, 개정4판
벤저민 그레이엄 지음, 이건 옮김, 신진오 감수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20년 5월
평점 :
현명한 투자자는 가치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고 또한 읽으려고 많이 시도해봤을것이다. 그러나 방대한 양과 어려운 용어 등으로 많은 이들이 읽다가 포기한 경험이 있는 책이다. 그래서 몇년전엔 현명한 투자자 요약판도 나올 정도였다.
역자 후기에도 나왔지만 투자의 고전과도 같은 이 책은 모두가 칭찬하지만 아무도 읽지 않은 책일 정도로 쉽지 않은 책이었다.
나 역시 제이슨 츠바이크의 논평을 실은 현명한투자자를 2번정도 읽고 필사까지 했지만 내가 명확하게 이해를 하고 있는 건가하는 의구심까지 들었을 정도로 자신이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이번에 새로 투자서 번역에 있어서 유명하신 이건님이 번역을 하셨다고 해서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처음 책을 받아든 느낌은 '현명한 투자자가 이렇게 얇은 책이었나?' 였다.
최준철님과 문병로님의 추천사를 시작으로 정말 술술 읽어나갔다. 내가 읽었던 현명한 투자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이해가 쉬우면서 가독성이 너무 좋았다.
형광펜으로 줄을 치면서 읽었는데 이렇게 많이 줄 치면서 읽은 책은 오랫만이었다.
버핏이 강조했던 8장과 20장뿐만 아니라 어느장 하나 버릴 부분이 없는 내용으로 꽉꽉 채워져있다. 투자자가 새겨야 할 투자자의 자세부터 구체적인 사례로 익히는 방법론까지 투자를 처음하는 이들도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로 가득하다.
다시 현명한 투자자를 읽으면서 다시 새겨야 할 부분도 많았고 또 내가 그레이엄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저PBR투자로 대표되는 '순유동자산가치에 못 미치는 염가종목에 투자' , '담배꽁초 투자' 등에 대한 이미지가 강해서 사실 그레이엄의 투자방법은 한물간 투자로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현명한 투자자를 읽으면서 그런 생각들이 편견이고 내가 그레이엄을 오해하고 있었구나라고 느꼈다. 그레이엄은 자산가치 못지 않게 양호한 수익성, 건전한 재무구조, 이익의 안정성까지 충족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 점점 주목받고 있는 자산배분에 대한 개념도 그레이엄에서 시작되었음을 새삼 다시 느꼈다. 채권과 주식의 50대50 투자 후 25에서 75까지 변율투자개념도 이 책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사실 요즘엔 안전마진의 개념, 주식을 기업의 한 소유권으로 보는 개념, 미스터 마켓으로 불리는 시장의 비효율성을 이용하는 개념 등은 가치투자를 공부하다 보면 이책 저책에서 많이 나온다. 흔하고 당연시 되는 개념이지만 그레이엄이 현명한 투자자를 썼던 1940년대에는 이런식의 접근이 생소했던 시기였다. 그래서 가치투자의 시작점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여러 투자대가들의 책들을 보면 방법론에선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투자철학의 큰 뿌리는 여기나온 현명한 투자자의 내용을 근간으로 하고있다. 가치투자를 처음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은 단연코 이 책을 시작으로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현명한 투자자가 새로나오기 전에는 사실 최준철님이 한 방송에서 말했듯이 일반인에게 현명한 투자자를 추천하기가 쉽진 않은 책이었다. 그러나 이건님의 매끄러운 번역 덕분에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진 느낌이다.
방대한 양과 용어의 어려움 등으로 현명한 투자자를 읽기 포기했다면 자신있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