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물이 차올라요 스콜라 창작 그림책 32
마리아 몰리나 지음, 김지은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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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어느 날,

평소와 다름 없었을 그 날

일은 시작되었다.



처음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린 작은 생물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별 일 아니라고 치부하는 다른 짐승들에게 끊임 없이 신호를 보내지만

그 누구도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림과는 전혀 다른 문장들이 상황이 고조됨을 이야기 한다.

작은 생물들은 이미 물 속에 잠기기 시작했지만

큰 생물들은 별로 개의치 않는다.

희한한 일, 재미있는 일, 수상한 일정도로 생각할뿐

이대로 찬찬히 물이 차오른 도시,

동물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해결할 수 있을까?

어느 순간 무엇인가가 잘못된 것을 깨닫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일찍 알았으면 좋았겠지만, 언제 잘못 된 것일까를 되짚으면서

놓쳐버린 때를 아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놓친 것인지, 놓은 것인지

잘 구분되지 않는다.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걸 아예 모른 채 당한 일인 경우도 있지만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끄러워지고 지금의 평화가 깨질 것이 두려워

모르는 척 하거나 눈을 감고 고개를 돌리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얼마 전 읽은 김다노 작가의 <비밀 숙제>가 생각 난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읽어보시길!)

물이 차오르는 도시에 사는 동물들을 보며 다시 생각하게 된다.

지금 당장의 내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나와 관련이 없기 때문에

가십거리로 여기거나 혀만 끌끌차며 넘겨버린 여러 일들이

사실은 '우리'의 문제임을

'함께' 해결해야 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책,

<도시에 물이 차올라요> 였다.

p.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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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수학 플레이어 1 - 낯선 모험의 시작 도전! 수학 플레이어 1
김리나 지음, 코익 그림 / 창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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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수학 동화는 여럿 있었지만

수학에 이야기를 억지로 꿰어 맞추듯 쓴 것들에 흥미를 잃고 있던 때였다.

지구를 지키는 용사 뒤에는 김박사와 예쁘게 단장한 여자 친구가 하나씩 붙는 느낌이었달까?

하지만

중학년 이상 고학년을 대상으로 이토록 치밀하고 재미있게 구성된 동화는 실로 오랜만인 듯 하다.

<도전 수학 플레이어 1>는

아이들이 흥미있어 할 만한 이야기 소재로 넘친다.

타임슬립, 공상과학, 판타지!! 그리고....................수학 ㅎㅎ

수학이 들어가면서 고개를 돌리는 친구들이 있을지도 ㅎㅎ 모르지만

일단 수학은 잠시 괄호 안에 넣어두기로 하자.

수학이라기 보다 과학에 가깝고 - 차원을 설명하는 부분은 '인터스텔라' 스러웠고

동화라기 보다 영화나 만화적인 혹은 게임 같은 - 삽화도 그러하지만 영상으로 제작해도 재미있을 듯

작품이기 때문이다.

핵폭발로부터 인류를 구하게 되는 수학자 진 박사

미래에서 과거를 찾은 악당들로부터 미래를 통째로 빼앗길 위기에 처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악당들이 차원을 통해 과거의 시간을 교란하듯

진 박사의 어린 시절을 관찰하고 돕는 이들이 바로 네드와 리드, 티아이다.

교통사고로 어린 시절 부모를 잃게 된 진,

어느 날, 길에서 주운 스마트 폰 '수학 플레이어'에 접속하면서

모든 것이 가려져 있음을 알게 되고,

수학 플레이어의 미션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수학자가 되는 기초 단계를 밟아 가게 된다.

진이 해결하게 되는 미션은

막대와 컴퍼스만 가지고 직각을 작도하는 법이나,

비와 비율의 관계에 관한 것과 같이

초등학교 수학 교육과정에 나온 것들이다.

물론 1권의 끝부분에서 무리수와 삼각비, 삼각 함수에 관한 내용이 잠깐 언급되기는 하지만

앞 부분을 재미있게 읽은 독자라면

무리 없이 이해할 수 있다는 게 매력!!

무엇보다

수학적으로 설명되어 이해되는 부분들이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곳곳에 수학노트로 주요 개념을 다시 그림과 텍스트로 설명해 주어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진과 함께 레벨업 해 가고 있는 느낌이랄까?

진의 본격적인 모험이 기대된다.

(몇 권까지 나오게 될 지도 궁금~!! 이건 분명 다섯 권 넘게 나올,, 시리즈의 강한 기운이랄까? ㅎㅎㅎ)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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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의 비밀 사계절 동시집 20
이안 지음, 심보영 그림 / 사계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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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선생님을 모시고 독서체험행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것이 벌써... 몇 년 전이지?

2017년도..


그 때 만난 이안 선생님은.. 좋았다.

좋다고 말하니 예의상의 문제라고 생각할까봐 주저리 주저리 적어보면..

굉장히 순수했고 (아이들과 말이 잘 통했다.)

유연했으며 (아이들의 돌발 질문에 당황하지 않았다.)

지적이었고 (인세의 비밀..ㅋㅋ을 알려주셨다.)

재미있었으며 (김장 날 마늘을 빻다가 쓴 시랬다. 공이가 쿵쿵 마늘은 콩콩 ㅜ와 ㅗ의 콜라보..)

총체적 좋음이었다.

(문장으로 다 설명할 수 없는 2안 선생님 이심 +ㅁ+ 진심입니다.)

새로운 시선으로

평범함을 특별함으로 만드는 것도 좋았지만

문자와 말을 해체적으로 보는 점이 정말 재미있었다.

<기뻐의 비밀>에도 이안식 해체주의(?)는

상상력이 더해져 신나게 발휘 된다.

손녀가 된 소년.. 이라니!!

ㄴ하나 움직였을 뿐인데~!!


아빠가 출생 신고서에

내 이름을 쓰면서

줄 하나를 빠뜨렸어

(동시 읽어주는 어른들은 다 고개를 끄덕이며 뭔가를 예감할 듯..)

거미로 살고 있지만

실은 나 개미야

(거미와 개미라니!!!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잖은가!!)

제목이 된 '기뻐의 비밀'도 엄청나다.

왼손으로 '기', 오른손으로 '뻐'를 잡고

쭈욱 늘리는 거야

고무줄처럼 말이야

기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뻐

(기뻐 안에 이뻐가 들어있다!!!)

이안식 해체주의에 눈이 가는 건 내 개인적인 취향이고 ^^;;

<기뻐의 비밀>에서 여러번 등장하는 건

'그림자'와 '꽃말'에 관한 내용이다.

불가분의 관계로만 보던 '그림자'를 함께의 대상으로 보고,

어둡고 불편한 존재도 때론 필요하다는 걸 이야기 한다.

그로부터 위로 받을 수도 있다.

작아도, 보잘것 없어 보여도

존재 자체로 의미있고 아름답다는 건 '꽃말'로도 표현된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시인

이상해서 재미있는 시인

이 안에 뭐가 또 있을 지 궁금한 시인

기뻐 말고 또 어떤 비밀이 풀어져 나올까?

다음 시도 기대된다.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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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선생님과 또 다른 세계 달고나 만화방
남동윤 지음 / 사계절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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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도 새롭다~!

색상은 더 새롭다!!

달고나 만화방을 오래 기다린 어린이+어른이들이라면 주목~!

드디어 귀신 선생님이 돌아왔다! (두 손 머리 위로!! YEAH!!!! )

전작에서 귀신 선생님과 아이들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관계에 주목했다면

이번에는 보다 특별한 사연들이 이목을 끈다.

게다가

남동윤 작가만의 독특한 그림체와 깨알처럼 웃게 만드는 멘트들이 이번에도 열일을 한다.

동전이_필요해

동건이를 좋아하는 단비의 마음을 얻기 위한 태현이의 고군분투기

동전 하나 담지 못하고 굶기만 하던

돼지 저금통의 대반란,

동전이 필요하다. (그것도 싱싱한 2000년대 동전으로 ㅎㅎㅎㅎ이런 기발함이 있나!! 동전의 유통기한이라니..!)

돼지 저금통의 뱃속에 들어간 쌀밥(50원)과 이순신(100원)과 학(500원)이 펼치는

상상의 세계가 웃프게 그려진다.

태현이는 동전으로 돼지 저금통의 배를 불려줄 수 있을까?

그나저나 단비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이상한_인형_나라의_보람이

한때 보람이의 인형이었던 곰리자베스와

버려진 장난감들의 이야기

보람이는 지하 인형 세계로 납치되어 가고,

탈출하는 과정에서

끼리코라는 인형의 무한한 도움을 받는다.

끼리코는 보람이를 지하 세계에서 무사히 탈출시킬 수 있을까?

끼리코의 정체는 무엇일까?

"진짜 사랑했다면... 용서도.. 해줘야 하는 거야." (p.135)

집으로_가는_길

"누구나 어릴 때 한 번은 겪어. 그런데 어른이 되면서 너무 바빠 기억을 잃어버린 거야."(p. 180)

자기만 아는 손수정이

카나나 마녀의 저주를 받은 제비(우산)를 도와주기로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수정이가 좋아하는 책 속 마녀 이야기가 현실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흐름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머리가 복잡해지면 도서관으로 피신하는 수정이의 모습에서

어쩌면 나의 어린 시절이 있는 것 같기도.

비오는 날 낡아 버려진 우산을 볼때마다 생각날 지도 모르겠다.

책과 이야기의 힘은 이런 것이겠지?

잊혀지고 잊어버린 것들이 펼쳐놓은 세계에는

그만의 상상력과 지금이 담겨 있었다.

변명 같지만 작가가 이 책을 내놓기 까지 얼마나 고민하고 힘들었을지

볼 수 있는 에필로그도 의미 있었고!! ㅋㅋ

(남동윤 만화를 기다린 찐팬들이 우리 반에도, 우리 집에도 있었으니까!!)

다음이 더 기대되지만,

감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귀신 선생님과 또 다른 세계> 였다.

캐릭터가 잘 구축되어 있으니 고민 그만 하고

캐릭터가 이끄는대로 끌려가보는 것도 좋을 듯. ㅎㅎ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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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웅진 모두의 그림책 46
고정순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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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순 작가의 <잘가>는

떠나보낸 것들에 대한 진혼곡 같은 그림책.

잃기 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알고 싶지 않았고, 때론 모른척 하기도 했을

많은 것들의 죽음과 이별에 건네는 위로이다.

고양이 한 마리를 잃은 후였을까?

혹은

산불로 붉게 변해버린 하늘 속에서 타들어가는 코알라 무리를 본 이후였을까?

뉴스로 보았고,

다른 사람들의 입으로 들었지만

무관심했던 것들에 대해 떠올리기까지

분명, 반짝, 하는 무언가가 있었을테다.

무관심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것,

잊혀가는 일에 기억을 더할 것.

돌아가는 길이 외롭지 않게 그들의 존재를 잊지 말 것.

어쩌면 소란스런 인간들의 어리석음과 좁은 마음에

열린 사육장 문을 나서는 순간,

먹이를 구하러 길을 건너던 찰나,

뜻하지 않게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길이 짧아진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내야 할 일.

어렵지만 너를 보내는 마음이 느껴진다.

<나 여기 있어요>(원혜영, 위즈덤하우스)가

길 위에서 죽음을 맞이한 아기 고양이의 떠나는 길을 환상적으로 그렸다면

<잘 가>는 보다 담담하게 이별을 이야기 하며 사회적 문제를 떠오르게 한다.

(각각의 장면에 담긴 사건을 찾아보고 이야기 나누어 보는 것도 좋겠다. )

-함께했던

모든 순간을 기억할게.

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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