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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46
고정순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4월
평점 :
고정순 작가의 <잘가>는
떠나보낸 것들에 대한 진혼곡 같은 그림책.
잃기 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알고 싶지 않았고, 때론 모른척 하기도 했을
많은 것들의 죽음과 이별에 건네는 위로이다.
고양이 한 마리를 잃은 후였을까?
혹은
산불로 붉게 변해버린 하늘 속에서 타들어가는 코알라 무리를 본 이후였을까?
뉴스로 보았고,
다른 사람들의 입으로 들었지만
무관심했던 것들에 대해 떠올리기까지
분명, 반짝, 하는 무언가가 있었을테다.
무관심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것,
잊혀가는 일에 기억을 더할 것.
돌아가는 길이 외롭지 않게 그들의 존재를 잊지 말 것.
어쩌면 소란스런 인간들의 어리석음과 좁은 마음에
열린 사육장 문을 나서는 순간,
먹이를 구하러 길을 건너던 찰나,
뜻하지 않게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길이 짧아진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내야 할 일.
어렵지만 너를 보내는 마음이 느껴진다.
<나 여기 있어요>(원혜영, 위즈덤하우스)가
길 위에서 죽음을 맞이한 아기 고양이의 떠나는 길을 환상적으로 그렸다면
<잘 가>는 보다 담담하게 이별을 이야기 하며 사회적 문제를 떠오르게 한다.
(각각의 장면에 담긴 사건을 찾아보고 이야기 나누어 보는 것도 좋겠다. )
-함께했던
모든 순간을 기억할게.
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