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글을 읽을 기회가 종종 생긴다.
아직 일기를 쓰고 있는 막내의 일기장을 볼 때면
어쩜 이렇게 여과없이 있는 그대로 날 것의 모습으로 글을 써놓았는지
읽는 내내 미소 지어지는 건 아이의 순수함이 너무 해맑아서였다.
너무 생각이 많은 어른으로 살아가면서
때론 이런 순수한 상상의 나래가 너무 까마득한 옛날 같아 서글퍼지기도 한다.
내 글은 여전히도 절제되어지고
뭔가 틀에 갇혀있는 답답한 기분이 든다.
모처럼 호기심어린 아이들의 말과 글을 엿볼 수 있는 책을 만날 수 있어서
어찌나 기쁘고 설레이던지..
내 마음의 여전한 판타지인 동심을 다시 꿈꾸고
대담하고 용기있는 멋진 아이들의 문장들 속에서 마구 행복해지고 싶다.
나는 도서관에 가면 즐겁다. 천국 같다. 책을 펴면 빠져든다.
생각하지 못한 이야기들, 내 머릿속의 책 이야기에 빠져든다.
내 머리도 도서관! 책을 볼수록 더 보고 싶다. 결정했다!
내 꿈은 사서. 멋진 사서. 멋진 책을 보여주는 사서.
P72
책을 사랑하는 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글이다.
게다가 벌써 자신의 꿈을 찾아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아갈
꿈꾸는 아이의 모습을 상상하며 나도 설렜다.
모든 꿈들이 각기 제자리를 찾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그 시절 책을 좋아했던 한 소녀였던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오르면서
좀 더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좀 더 마음껏 꿈꾸고 이뤄가고자 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아쉬운 어른의 마음이 들어
약간은 서글픈 마음이 생긴다.
초롱이 친구가 꼭 그 꿈을 이뤄가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인생을 즐기며 살 수 있길 소망하는 마음으로
모두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는 모험을
마음껏 해 나가는데 거침이 없길 바란다.
아빠는 주말인데도 회사에 가셨다. 음식을 먹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엄마, 아빠는 정말 힘들겠다란 생각이.
우리 아빠는 일요일 밤만 되면 판다 눈처럼 바뀐다.
걱정이 있어 보이기도 하고 불안해 보이기도 한다.
나는 일요일이 되면 다음 주에 할 일이 많아서 머리가 지끈지끈 아픈데,
아빠랑 나랑 감정이 비슷할 거 같다.
어른들이 월요일에 어떤 감정을 느끼는 걸까? 궁금하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아빠의 월요일을 없애면 좋겠다.
p228-229
아빠를 걱정하는 근심 어린 얼굴이 그려진다.
부모만 자식을 염려하고 걱정하는 게 아니다.
어린 자녀라도 이렇게 애쓰는 부모님을 보면서
아빠의 월요일을 없애주고픈 마음에 타임머신을 타고 가고싶다는
아이다운 상상의 나래가 어찌나 소소한 감동을 주던지.
사실 이런 생각을 아이가 할까란 생각이 들 때가 있으나
문득 아이의 걱정스런 눈빛이 스쳐지나가며 생각이 난다.
아이의 불안이 더 걱정되서 이내 다시 웃음으로 화답하고 싶었던 마음이
지금은 놓쳤던 감정으로 남아 있다.
좀 더 웃으며 대할 걸 싶은 마음 말이다.
그렇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가 마음을 나누고
진심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아이도 알아줬음 좋겠다.
다정하고도 따뜻하고 웃음짓게 만드는 아이들의 문장 속에서
모처럼 천천히 흘러가는 휴식같은 시간을 책 속에서 보냈다.
사랑스러운 아이의 모습을 좀 더 오래 지켜주고 싶은 마음으로
더 보듬고 사랑하며 살고 싶은 마음이 들어 가슴 따뜻한 시간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