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에게는 뭔가 새로운 것을 사는 것 자체가 최고의 유희 중 하나다.
즐길 거리, 볼 거리를 찾아 와서 관련된 굿즈를 산다는 건 우선 뭐가 됐든 산다는 만족감을 준다.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으니 다시 오지 않을 이 곳의 방문 기록 겸 기념으로 굿즈를 산다.
해외여행 가서 스타벅스 시티컵이나 냉장고에 붙일 마그네틱을 사는 것과 다르지 않은 행위다.
결국 수집욕의 근원은 기억과 기록, 그리고 기념이다.
그리고 높은 확률로 귀여움은 수집욕, 나아가 구매욕을 자극하는 데 성공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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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 마케팅의 호구가 되지 쉬운 타입인지
발길 스치는 곳에 있는 여러 귀여움을
수집할 이유와 맥락을 스스로 분류하고 찾는 편이다.
나이를 불문하고 귀여움으로 하나될 수 있는
이같은 유희 활동을 간간히 즐기며 사는 것을 택하는게
정신 건강에 이롭다고 생각한다.
각박한 세상에서 손쉽고 간편한 행복을
블라인드 박스 안에 담긴 귀여움을 실체를 마주할 기쁨을
누릴 수 있는 호사를 나에게 선물하는 너그러움을 허락하고 싶다.
생각해보면 수집욕의 근원이
무언가를 남김으로 그 때와 시간을 기념하고
기억하고 싶다는 걸 의미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여행지에서 기념할 만한 무언가를 구매하는 것이
나에게는 특별한 시간 여행을 담은 기념품이자 전시품이 될
중요한 유희 활동이기에 넘치지 않도록 스스로를 조절할 뿐
덜하지 않는 것에 안도해 한다.
쓸모는 없지만 귀여운 것들을 사랑하고 곁에 두려하는 건
세상의 혼란스러움으로부터 나 자신을 지키고
피폐해진 정서를 치유하려는 일종의 자기방어 기제의 일환일 수 있다.
p308
귀여움의 대부분이 대단히 효율성을 가지고 있진 못하다.
괴로운 현실에서 도피해 그곳으로 피해 있는
심리적 방어 기제로 볼 수 있겠으나
깊이 고민할 것 없이 곁에 두고
마냥 즐거우면 그만이란 가벼운 생각으로 만족해도 그만이란 생각이다.
좋은 기분을 유지하고 일상에 반짝이는 소소한 행복 정도로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만족감 정도에서 그칠 수도 있다.
아무렴 어떤가..
세상은 너무 무질서하고 효율을 중시하고
높은 생산성을 요구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에 기대어 잠시 기분을 빠르게 충전하고 살아가는 것이
그리 나쁜 일이라 볼 수 없지 않은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나 자신의 행복을 곁에 두고 지내는 것이
더 내면의 평화를 지켜나가는 힘이 될거라 생각한다.
대단히 날카롭게 분석한 귀여움의 힘을
여러 측면에서 관찰하고 살펴볼 수 있었음에도
난 긍정적인 면을 더 상기하며 그 편에 머무르려 한다.
심리적 위안일지도 모르겠지만,
좋은 속성과 귀여움이 주는 매력을 대하는 삶의 가치가
이미 내 삶에 중요한 요소가 되었기에
오래도록 귀여움을 사랑하며 살고 싶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