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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삶을 살든, 여자가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들
박금선 지음 / 갤리온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여자가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박금선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TV 어린이 프로그램 구성에 참여하며 방송 작가 생활을 시작한 지 30년이 되었다. 그중 가장 오래 참여한 프로그램은 22년째 맡고 있는 MBC라디오 <여성시대>다. 그동안 <여성시대>는 아시아 태평양 방송제(ABU)에서 대상을 두 번 수상했고, 그녀는 MBC 방송연예대상 작가상(1993)과 교양 부문 한국방송작가상(2005)을 수상하기도 했다. 값진 상을 여러 차례 받았지만, 정작 그녀가 상보다 더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바로 <여성시대>에 도착한 200만 통에 가까운 청취자들의 인생 이야기다.
생활에 아등바등하면서도 때로 초연하고, 가족을 챙기면서도 이웃의 눈물을 닦아 주며, 삶의 버거운 무게 앞에서도 당당한 청취자들의 사연을 읽으면서 그녀는 하루하루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도 그런 것이, 그녀는 공부의 길을 선택한 남자와 결혼했기에 아이를 낳아 기르는 동안에도 일을 그만둘 형편이 못 됐다. 생계를 책임져야 했지만 개편 때마다 가슴을 졸여야 하는 프리랜서 방송 작가였으므로 미래는 더욱 불안했다. 그래서 아이를 낳고 보름 만에 일터로 부랴부랴 돌아가야 했고, 퇴근하고 돌아와서는 밀린 집안일에 한숨을 내쉬었다. 떠나지 않는 가난과 빚이 원망스러웠고, 혼자만 모든 걸 포기해야 하는 것 같아 속이 쓰린 날도 많았다. 그런 때마다 <여성시대> 인생 선배들의 이야기는 큰 힘이 되어 주었다. 그렇게 30년이 흐른 지금, 그녀는 말한다. 당시에는 힘들게 억지로 해야 했던 일들과 그에 따르는 인내와 희생이 자신을 조금은 따뜻하고 배려심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해 주었다고.
그녀는 과거의 자신이 그랬듯 여자에게 쏟아지는 온갖 역할들 사이에서 방황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22년간 200만 통의 편지를 읽으며 찾아낸 인생의 교훈들을 추려 이 책을 썼다. 지금까지 지은 책으로는 탈성매매 여성들의 자활 이야기를 다룬《축하해》와《내가 제일 잘한 일》이 있다. 또‘ 김이윤’이라는 필명으로《두려움에게 인사하는 법》을 써서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예스24 제공]



이 책을 보면서 읽다 멈추게 하는 부분들이 많아
생각의 생각을 더하게 되고 고민하고 고민하며
엄마로 살아가기 바빴던 나를 다시 돌아보는 책이었다.
눈가가 시큰해질 정도로 큰 감동과
마음의 먹먹함이 아직도 남아있다.
책장을 넘겨야 하는데 넘어가지 않고
글귀 하나에 집중해서 다시 읽고 다시 읽어보게 된다.
여자로써 살아가는 그 삶 속에서
정말 내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들..
시간을 되돌리긴 힘들지만,
앞으로 내 남은 생애동안 나는 어떻게 살아갈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내가 티비보다 라디오를 즐겨 듣는 이유는
내 귀로 듣게 되지만 마음으로 느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때로는 나에게 큰 위로가 되고 공감하게 되는 자극제가 된다.
<여성시대>는 친정엄마가 참 좋아하는 방송이라
이따금 어릴때도 오프닝곡부터 울리는 그 노래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이젠 내가 엄마의 나이가 되어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
추억의 향기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이 방송의
청취 사연 속에서 가슴 절절함을 느끼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은 부모가 시키는 '교육용'을 싫어하지만,
반대로 아이는 부모에게 더없이 훌륭한 '교육용' 존재다.
부모만 아이를 가르치는 게 아니다.
아이도 부모를 가르친다.
그것도 아주 따끔하게.
아이를 키우면서 나도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가끔 느낀다.
이젠 제법 큰 딸아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
엄마의 강요와 잔소리는 결코 자신을 변화시키지 못했노란 얘기에
큰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다.
이런 말을 할 정도인 내 딸을 생각지도 못했었기에
아이가 주는 말은 따끔한 매처럼 다가왔다.
어쩌면 아이들 또한 작은 어른일지도 모르겠다란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부족한 엄마임에도 그 부족함을 숨기고
아이에게 더 잘난 엄마로 보여줄려 했던 내 교만함이
나를 집어 삼키던 순간 난 깨닫게 되었다.
지금부터 20년 뒤 당신은
잘못해서 후회하는 일보다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후회하는 일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니 밧줄을 던져 버려라.
안전한 항구에서 벗어나 멀리 항해하라.
무역풍을 타고 나아가라.
탐험하라. 꿈꿔라. 발견하라.
잘못해서 후회하는 것보다 하지 않아서 후회했던 일이
더 크게 다가올 것이란 걸
지금에서야 깨닫게 됨에 감사하게 된다.
지금이라도 움직이면 되니까.
지금 내 나이엔 새로운 도전이란 꿈도 꾸지 못할 거란 생각에
내가 좋아했던 것들 하고 싶었던 것들을 포기하면서
오로지 육아의 길만 걷고 있었던 나에게
무기력하고 우울한 마음이 이따금 찾아온 적이 있었다.
아이들이 훌쩍 자라고 나서는
나는 어떤 모습으로 있을지 상상해 보게 된다.
아이들이 내 인생의 이상이 아닌데..
이제야 깨닫게 됨을 정말 다시 한번 감사한다.
내 딸아,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뜨겁게 살다 오너라.
어제 같은 오늘을 건너가다가 문득 고맙다는 생각이 들거든
그 순간을 뜨거운 순간으로 분류하시라.
그리고 그렇게 사는 우리의 삶은 괜찮은 거라고 믿으시라.
나를 투정하게 하고, 내가 잔소리하게 하는 가족이 있어서 고맙다는 느낌,
가끔은 권태로운 그 느낌, 그 느낌이 뜨거움임을 잊지 마시라.
지금의 내 딸에게도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뜨겁게 살라고...
이 말에 한참동안 생각에 잠겨 있었다.
나의 고단한 일상을 생각해보면
아이들 때문에 깔끔하게 정리된 거실과 우아하게 앉아 마시는 커피 한잔이 힘든 시간이지만
이런 소음이 나에게 단물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책 한권에서 큰 의미를 선물받고
나를 다시금 깨어나게 한 시간이었다!
주저하지 않고 용기내어 내 삶에서 포기하고 살았던 부분들을
수면 위로 이끌며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지금부터도 늦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