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통구 환상책방 3
강정연 지음, 국민지 그림 / 해와나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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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통구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강정연
저자 강정연은 2004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누렁이 자살하다>가 당선되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지은 책으로 《바빠가족》《건방진 도도군》《위풍당당 심예분여사》《슬플땐 매운 떡볶이》《초록눈 코끼리》《나의 친친 할아버지께》《진짜 영웅이 되는 법》, 동시집《섭섭한 젓가락》 등이 있다.
그린이 국민지
1992년 전라북도 전주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다. 스무 살 무렵부터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야기가 담긴 그림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기를 꿈꾼다. 그림을 그린 책으로《그래도 즐겁다》가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토끼를 닮은 건지 덩치는 솜사탕같은

정체불명의 캐릭터가 어떤 것일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표지에서

주인공 상구집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눈빛이 나쁘지만은 않다.


꽤 푸근함이 느껴지는 귀여운 성격의 그 무언가가 아닐까

딸아이와 조심스럽게 예상하며 책을 넘겨보았다.


주인공 상구가 놓인 상황은 참 암담하다.


부모님은 이혼하시고 아빠와 함께 살아가는 상구..


아빠조차도 상구에게 관심조차 없는 모습에

그저 방안에서 배고픔을 참고 덩그러니 남겨진 모습을 보니

정말이지 마음이 너무 아파온다.


그런 상구에게 선물처럼 나타난 정체불명의 새로운 이웃..


표지에서 봤던 그 캐릭터는 괴물이었다.


사람을 잡아먹거나 괴롭히는 나쁜 괴물이 아니라

상구만의 천사처럼 나타나 상구의 배고픔을 떠안아주는 통구라는 괴물..


"와, 떡이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루떡."

정말 시루떡이엇어요. 알록달록한 접시에 담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시루떡이요.

상구는 누가 갖다 놨는지 궁금해서 주위를 두리번 거렸어요.

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어요.

구수한 시루떡 냄새를 맡자 배가 더 고파졌어요.

입맛이 다시 생기는 것 같았지요. 상구는 따끈한 시루떡을 집어 들었어요.

그러자 시루떡 밑에서 하얀 쪽지가 툭 하고 떨어졌어요.

쪽지에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었어요.


사람 마을에서는 새로 이사 오면 시루떡을 나눈다지?

맛있게 먹어.

- 길 건너 큰 집 새로운 이웃 -


길 건너 큰 집에서 나는, 구수한 밥 짓는 냄새가 바람을 타고 상구 방 안까지 들어왔어요.

노릇노릇 고기 굽는 냄새도 나는 것 같았죠.

상구 배 속에서 꼬르르륵 소리가 났어요.

상구가 창틀에 턱을 괴고 앉아 중얼거렸어요.

"저녁을 얻어먹고 올 걸 그랬나?"


- 책 중에서 -


식사를 한다는 건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는 것 이상으로

가족간의 따뜻한 정을 나누는 시간이기도 하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이 이토록 중요하고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기에

밥이 주는 따스한 온기가 우리 마음에도 그대로 전해진다.


그런 시간이 상구에게는 있었는지 기억지도 못한다.


상구의 아픈 마음을 위로해 줄 이가 아무도 없다는 것에도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통구의 등장이 그런 상구에게 큰 위안이 된다.


어설픈 글씨체로 쪽지를 남기며

상구에게 음식을 만들어 다가가는 마음이 따뜻한 통구..


이사 온 날에는 시루떡,

놀러 오라는 초대장을 보낼 때는 도넛,

입맛 없는 아침에는 곰 모양 샌드위치,

힘이 빠진 날에는 따끈따근한 만두,

처음 마주 앉아 밥을 먹을 때는

보글보글 찌개, 파릇파릇 채소, 아삭아삭 김치, 둥글납작 계란말이, 노릇노릇 생선구이


이젠 괴물이라는 이미지보다 상구의 가족보다도 더 가까운 가족 같아 보였다.


오늘도 아침과 저녁의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함께 할 가족들에게

서로의 하루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시작으로

요즘 힘든 일은 없는지 이야기 해보고 싶다.


갓 담은 깍두기를 밥위에 올려주면서

힘내라고 한마디 건내며

그렇게 행복한 식사 시간을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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