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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인성사전 - 김용택 선생님이 들려주는
김용택 지음, 김세현 그림 / 이마주 / 2015년 6월
평점 :
김용택 선생님이 들려주는
어린이 인성사전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김용택
한국의 대표적인 농촌 시인. 우리의 뿌리이면서, 이제는 낯선 풍경이 되어버린 시골 마을과 자연을 소재로 소박한 감동이 묻어 나는 시와 산문들을 써 왔다. 고향인 섬진강변 진메마을은 대표적인 문학기행 코스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김용택은 부인보다 설거지를 잘 한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큰 아들이란 이유로 집안일을 모조리 떠맡아 했던 관록의 산물이다. 밥 안쳐 놓고 나면 개울에서 다슬기 잡아 국거리 삶고, 보리밭 고추밭 매고, 나무 해다 나르고, 동생 다섯 기저귀 갈아주고 업어주고......
1970년 5월, 22세의 김용택은 이웃 면의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다. 교사 수가 턱없이 부족해 고등학교 졸업자를 공채하던 때였다. 이웃 면의 한 분교로 발령 받은 교사 초년병 시절, 오전 수업 끝나면 무료하게 꾸벅꾸벅 조는 것이 일이었다. 그 해 겨울, 월부 책장사가 찾아와 그의 잠을 깨웠다. 두툼하고 널찍한 양장판의 도스토예프스키 전집을 사서는 긴긴 겨울 내내 푹 파묻혀 두 번을 독파했다.
봄이 되자 이제는 김용택이 책을 찾아 나섰다. 읍내 책방에서 박목월 전집 열 권을 산 것을 필두로, 월급 날이면 전주로 나가 돌아올 차비만 남기고 가방에 책을 가득 채워 오는 세월이 시작됐다. 새벽까지 책을 읽고 코피를 쏟으면서도, 책이 있어 행복했고, 책이 있어 제대로 살 수 있었다.
그렇게 독학으로 문학 수업을 하며 십여 년의 세월을 보낸 후, 나이 서른 넷에 창작과비평사에 보낸 시편들이 눈에 띄어 등단했다. 세상은 그를 주목했고, 그는 자연과 시골 사람들을 소재로 한 독특한 서정적 문학세계를 창조해 나갔다. 그러나 문인이 된 지금도 그의 생활에 달라진 것은 없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그는 시골 분교의 선생님이며, 교장 선생님은 절대 되지 않겠다는 고집 또한 여일하다.
그의 별명은 `땅콩`. 시골 분교의 아이들이 붙여 준 별명이다. 그의 분교 역시 땅콩처럼 작다. 선생님 두 명에 전교생은 대략 10여명. 두 학년을 함께 가르치는 복식 수업을 하는 곳이다. 전주에 사는 안도현 시인의 아들과 함께 그의 아들이 `교환학생`으로 다녀 가기도 했다.
시인은 여전하지만, 그를 둘러싼 고향 풍경은 많이 변했다. 처음 교사로 부임했을 때 20~30명의 아이들이 왁자지껄 떠들고 다니던 강변길에 아이들이 하나 둘 줄어 가더니, 언제부턴가는 텅 빈 하교길을 혼자 걸어가는 아이를 보게 되었다. 이제는 그마저도 경지 정리로 없어지고, 그는 전주에서 자동차로 출퇴근한...(하략)
[알라딘 제공]
이 책은 아이와 어른이 함께 볼 수 있는
좋은 지침서가 되는 책이다.
모처럼 김용택 선생님의 작품을 만나면서
멋진 글귀 속에서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아이와 같은 글을 보면서 같은 생각을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은 시간이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습관과 인성을 물려줄 수 있다면
얼마나 복되고 감사한 일인가..
사실 현실에 안주하고 쫓아가다보면
이를 잊어버리고, 아이들과 마주하고 있는 공부와 성적, 경쟁 속에서
하루 하루 바쁜 삶 속에 사는 아이들이
많은 것들을 놓치고 살고 있구나란걸 알 수 있다.
이런 안타까움도 일상의 여유가 허락되지 않으면
잘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때가 많다.
그래서 엄마에게도 이런 책들이 필요하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좀 더 슬기롭게 살기위한 지혜를
책 속 가득 담겨 있는 글 속에서 느끼고 배우기 때문이다.
아이가 처음부터 읽어도 좋지만,
나는 아이와 먼저 차례를 살펴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먼저 찾아가보기로 했다.
찾아서 읽다보니 어느덧 한 권의 내용을 다 읽게 된다.
성실... 정성을 다하는 마음..
뭔가 하나에 애를 쓰고 정성을 다하는 끈기가 참 부족하다.
금방 실증내고 포기하기를 너무 쉽게 아는 요즘 우리 아이들에게서
성실처럼 더 정직하고 바람직한 마음이 있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내가 어릴적만 해도 개근상을 받기 위해
학교 가기를 게을리 하지않고 성실하게 생활 했었던 거 같은데
요즘 아이들에게 또한 엄마들에게도 개근상이란게 어떤 큰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감사... 우리 가족의 모토가 되는 뜻이기도 하지만,
삶에서 감사를 생각하며 사는 것만큼 가치있는 일이 없다.
큰 일이 아니라도 일상에서 아주 작은 소소한 부분에서도
느낄 수 있는 감사를 생각해 낸다면 얼마나 살아가는게 따뜻할까.
또한 사랑...
아침밥 먹고
우리 아빠는 논에 갑니다
저녁에 집에 오면
흙 묻은 얼굴
흙 묻은 손과 발을 씻지요
나는 밥 먹을 때
우리 아빠를 생각합니다
- '우리 아빠' 김용택 -
아주 짧은 시에서 느껴지는 바가 많다.
철이 든 엄마도, 아직 어린 딸아이도
이 시 속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사랑이 느껴진다.
모든 걸 덮을 수 있는 것이 사랑이라 했던가..
그 깊은 말 '사랑' 속에서
딸과 한참동안 이야기 나누면서
엄마, 아빠에게 못다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책 속에서 쉼을 얻었고, 깨달음을 얻었다.
언제든 문득 생각이 날때만다 꺼내보며
시와 함께 감동이 느껴지는 글을 함께 읽으며
바쁘지만 잊지 말고 살아야 할 삶의 지혜를 이 책 속에서 배울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다.
이 책의 모든 것들이 세상 살이의 답이 되고,
아이도 어른인 나도 더 성장하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