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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의 작게 걷기 - 유명한 곳이 아니라도 좋아, 먼 곳이 아니라도 좋아
이다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이다의 작게 걷기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이다
만화가. 1982년 포항에서 태어났으며, 서울여자대학교에서 문예창작학과 기독교학을 전공했다. 2001년 7월에 문을 연 홈페이지는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호응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림일기와 일러스트, 미술작품, 공예품 등을 통해 자신의 솔직한 일상과 생각들을 가감 없이 전하며 수많은 ‘이다 마니아’를 양산했다. <이다전>, <2da playbook전>, <이다이다전>, <나와 이다전> 등 5회의 개인전과 <그림패 인물화전>, <셀프 팩토리전> 등 7회의 단체전을 열기도 했다. 저서로는 『이다의 허접질』,『무삭제판 이다 플레이』등이 있다.
최근에는 ‘이다의 길드로잉’이라는 강의를 통해 일상적인 그림그리기의 재미를 전파하는 중이다. 또 ‘소사프로젝트’라는 인디출판사를 오픈해서 《누구도 펼쳐보지 않은 책》과 《민들레 제조법》의 출간을 준비 중이다. 욕심이라면, 사는 동안 좋아하는 일을 하며 적당히 굶어죽지 않게 살고 오랜 시간을 들여 예술가로 완성되길 바라는 것. 그것이 그녀가 바라는 전부이다.
[예스24 제공]




이 책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향기가 다 담겨있다.
책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가끔은 빽빽한 줄글보다도
그림과 어우러진 이런 책이 참 좋다.
언제나 곁에 있어도 쉼처럼 느껴지고
책 속에서 느껴지는 여유로움도 내 맘 같았다.
가득 매워진 그림을 보면서도 한참을 집중하게 된다.
이다님만큼 독특한 일러스트가 정겹고
뭔가 책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기에 책값이 아깝지 않은 좋은 책을 만나게 된 것에
기분 좋은 설레임을 느끼게 한다.
거창하게 걷기가 아니더라도
집 앞을 마음껏 걸으며 즐길 수 있다면
걷는 것이 주는 일상의 작은 휴식이 참 기쁘고 감사하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곳 제주도는
정말이지 요소 요소 걸을 곳도 많으며 볼 곳도 많다.
꼭 이런 관광지만이 아니라 예전에 살았던
욕지도라는 섬에서의 일상도 나에게는 꽤 의미가 깊다.
첫 아이를 임신해서 통영으로 배를 타고 병원 진료를 보러 나갈 때마다
한 달에 한 번씩 나에게 되는 통영은 나에게 참 재미있는 추억거리가 된다.
책에서 보는 충무 김밥도 정겹고
하늘과 푸른 바다..
중앙시장에 있는 이문당 서점이란 곳도 마냥 추억이 될만 하다.
어느 새 주변이 칠흑같이 깜깜해졌다.
버스는 산길을 구비구비 돌아 해안도로를 달린다.
문득 옆을 보았더니.
달이.......
엄청나게 크고 셋노란 보름달이 바로 옆에서 빛나고 있다!!
한치의 어그러짐도 없는 보름달이다!!!
달의 분화구가 보이는 착각이 들 정도로 크고 선명하고 밝다!!
검은 발하늘에 달이 가득하고 잔잔하게 일렁이는 검은 수면 위에 달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
- 책 중에서 -
이런 묘사도 내가 보았던 그 모습을 상상할 수 있어서 참 좋다.
그냥 내 생각을 갖다 붙인 것처럼 작가가 느끼는 바를 툭 던져 놓은 것에
내가 걸려 깊이 빠지게 된다.
사실 나도 연대도에 대해 굉장히 궁금해 했고,
아이와 연대도 책을 보면서 더 관심이 같다.
섬 전체의 전기를 태양광 에너지로 자체 생산해서 쓰는 곳..
태양광 발전소도 직접 보고 싶기도 하고,
섬 사람들이 어떻게 전기를 자급자족하는지도 궁금했다.
책 속의 책처럼 '연대도의 비밀'이라는 도서를
아이와 직접 읽은 바 있기에 작가가 세심함에 또한번 놀랬다.
연대도는 정말 작은 섬이다.
주민이 88명에, 수퍼 하나.
여름이 아니고는 관광객 하나도 없는 정말 조용한 섬이다.
자동차도 없어 차 소리도 없다.
돌로 쌓아올려 만든 어촌의 담.
섬의 유일한 담배가게 에메랄드색 대문
우리가 잔 민박집
20명 정도 들어갈 수 있을까.
정말 작고 예쁜 연대도 산성교회
유채꽃밭
오후 1시, 태양빛이 바로 머리 위에서 모든 걸 뜨겁게 비춘다.
섬에 노는 사람은 우리 뿐, 모두들 일하러 갔다.
섬마을을 그냥 걸었다.
- 책 중에서 -
많은 표현을 하지 않아도 연대도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한적한 그 섬마을을 나도 걷고 싶어졌다.
지금은 도시에서 살고 있지만, 가끔은 섬에서의 생활을 추억해보면
그때만큼 참 재미있고 추억에 남았던 때가 없었던 것 같다.
아이 둘을 키우며 하루 하루 바쁜 일상 속에서 여유도 없이 보낸 나에게
책 속에서 바쁜 마음을 내려두고 이렇게 휴식같은 시간을 보내게 된게 너무 감사하다.
가보고 싶은 곳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안동과 경주는
아이들과 함께 가보고 싶은 곳이다.
찜닭 골목도 가보고 싶고, 유성룡이 살았던 집 옥연정사도 들려보고 싶다.
그리고 유명한 하회 마을도..
이다님이 소개하는 맛집도 정말 좋은 팁이 될거 같아 꼭 저장해두려 한다.
학창 시절 수학여행 코스는 늘 경주였는데
그땐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던 곳이기도 했고,
어른이 다 되서야 경주를 가고 싶다고 남편에게 늘 말한다.
이번 휴가때는 갈 수 있을까..
나도 몰랐던 사실 또한 알게 되고,
경주가 고향이 이다님의 자세한 설명과 덧붙임이
경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나로써는 굉장한 팁들이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 것처럼
지금 내가 느끼는 경주는 어릴적 친구들과 놀기 바빴던 부산스러움과는 달리
뭔가 큰 의미로 다가올 걸 기대해보고 싶다.
책 속에 또한 멋진 스케치들이 말을 잃게 한다.
그런 묘사와 섬세함에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다.
곁에 두어 더 행복한 책처럼
이 책은 나의 걷기 여행에 큰 도움이 될리라 기대한다.
이다와 함께 걷었던 그 수많은 곳은
나에게 작은 일상의 행복을 가져다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