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다리는 집
황선미 지음, 이철원 그림 / esteem(에스티임)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당신을 기다리는 집이 있나요?
기다리는 집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황선미
사실적이면서도 섬세한 심리 묘사와 마음을 어루만지는 이야기로 수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작품을 통해, 때로는 여러 자리를 통해 항상 어린이들 가까이에서 함께하고 있다. 서울예술대학과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고, 진솔하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로 어린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1963년 충청남도 홍성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와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5년 단편 『구슬아, 구슬아』로 아동문학평론 신인문학상을, 중편 『마음에 심는 꽃』으로 농민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1997년에는 제1회 탐라문학상 동화 부문을 수상했고, 『나쁜 어린이표』,『마당을 나온 암탉』,『까치우는 아침』,『내 푸른 자전거』,『여름 나무』,『앵초의 노란 집』,『샘마을 몽당깨비』,『목걸이 열쇠』,『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 등을 썼다.
대표작 『마당을 나온 암탉』은 알을 품어 병아리를 만들어 보겠다는 소망을 갖고 살던 암탉 잎싹의 이야기다. 양계장에서 편하게 사는 것을 포기하고 안전한 마당을 나온 잎싹은 우연히 청둥오리의 알을 품게 되는데, 그렇게 부화한 청둥오리를 사랑과 정성으로 키우고 자신의 목숨을 족제비에게 내주기까지 한다. 고통스럽지만 자신의 꿈과 자유, 그리고 사랑을 실현해나가는 삶을 아름다운 동화로 그려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학교에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혼자 캄캄해질 때까지 학교에 남아 동화책을 읽곤 했던 그녀의 글은, 발랄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글을 써나가는 다른 90년대 여성작가들 달리 깊은 주제 의식을 담고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그 대표적 예. 근대 · 문명을 상징하는 '마당'과 탈근대·자연을 상징하는 저수지를 배경으로, 암탉 잎싹의 자유를 향한 의지와 아름다운 모성애를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예스24 제공]



'마당을 나온 암탉' 이후로 다시 만나게 된 황선미 작가님의
새로운 작품을 만나게 되서 정말 반가웠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따뜻함이 책을 읽기도 전부터
뭔가 마음 속에 전해지는 바가 있었다.
집이라는 쉼터가 주는 마음의 위로와
뭔가 따스한 공간에서 우리의 삶을 바라볼 수 있는
잔잔한 책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밖에서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집에 들어오면
뭔가 다시 새로운 기운을 얻고
모든 아픔이 치료되는 곳이기도 하기에
집이란 공간이 주는 우리 삶의 소소한 행복이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족이 좋고, 내 집이 좋다.
기다리는 집.. 날 기다리고 있는 집..
어릴적 집 앞을 들어서려 하면
뭔가 갓지은 따끈한 밥향기에 뜨끈한 찌개 국물 냄새가
문밖에서부터 나는 듯한 구수함이
우리집엔 늘 베여있었다.
삶의 휴식처가 되는 집..
그런 집 이야기를 황선미님의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어서 기대가 되었다.
버드내길 50-7번지.
보이지 않지만 이 집에도 주소가 있습니다.
봄마다 새 이파리를 틔우고 가을에 붉어지는 열매를 등처럼
매달고 있는 감나무 집.
마치 누구를 하염없이 기다리듯 홍시는 찬 서리가 내릴 때까지
빨갛게 매달려 있곤 했어요.
그러나 홍시가 떨어지면 그저 동네 모퉁이의 쓰레기 더미.
- 책 중에서 -
자세한 묘사만으로도 이 뭔가 분위기 묘한 이 집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는 동시에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문젯거리가 되기도 하기에
감나무 집에 대한 온갖 추측들이 시작된다.
뚜렷한 정황들이 없기에 뭔가 무슨 사정이 있겠지란
막연한 마음으로 담담하게 책을 읽어 나갔다.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한 남자의 등장으로
뭔가 모를 긴장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집이라고 보기엔 너무도 적막해 보이기만 한
감나무 집에서 여자 아이가 뛰어나오는 걸 발견하게 된다.
다친 동생을 구해달라며 뛰쳐나온 아이와 이를 보고 있는 낯선 남자..
이웃들의 도움으로 동생을 치료하고
문젯거리인 집을 수리하게 되면서
의문의 남자의 등장에 꽤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내 집 고치듯이 꽤나 익숙한 솜씨로
감나무 집을 뚝딱 뚝딱 잘 고쳐나간다.
사실 이 남자의 정체가 뒤에 밝혀지게 되면서 조금은 놀랐었다.
방황하는 낯선 소년의 등장으로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는데, 그렇게 모두의 힘으로
감나무집이 새로운 집이 되어가는 시점에 불이 나고 만다.
정말 너무 허무하고 허탈한 기분마저든다.
정말 내 집이라고 생각하며 책을 읽고 있어서인도 모르겠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엔 보잘것 없어보이는 이 집에
나또한 애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다시 모두가 힘을 내서 감나무 집을 고치기 시작한다.
폐허가 된 집이 흩어진 사람의 마음까지
모두 하나로 만든 매개체가 아닌가란 생각에 마음 또한 따스해진다.
이 책엔 상처받는 이들이 나온다.
그들이 바로 우리들의 모습인 것 같다.
요즘 담너머 누가 살고 있는지조차 교류가 없는
삭막한 이 사회에서 따뜻한 이웃의 정을 살펴보며
우리 사회가 이처럼 하나된 마음으로 서로가 나눌 수 있는
따뜻한 온정이 함께 하면 좋겠다란 생각을 해본다.
내 주변을 돌아보며
아픈이들을 위로하고
눈길에서 소외된 이들을 보면서
좀 더 그들의 마음을 먼저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지금 나는 날 기다려주는 집이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그 곳엔 사랑하는 가족이 함께 있어서 더더욱 감사하다.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집이라는 것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을
이 책을 통해 발견한 것 같아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