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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VS 나 ㅣ 노란돼지 창작동화
이욱재 글.그림 / 노란돼지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노란돼지 창작동화 012.
엄마 vs 나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이욱재는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나 세종대학교에서 회화(서양화)를 전공했습니다. 대한민국미술대전(입선), 미술세계대상전(특선) 등에서 수상했습니다. 지금은 즐겁고 행복하게 그림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맑은 하늘, 이제 그만》, 《탁한 공기, 이제 그만》, 《901호 띵똥 아저씨》가 있고, 그린 책으로는 《초록 모자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901호 띵똥 아저씨'라는 작품으로 만나게 된 이욱재님의 작품을
또 이렇게 만나게 되어 너무 반가웠다.
특유의 그림이 시선을 끌기에 단번에
딸아이도 이거 '901호 띵똥 아저씨'랑 똑같은 그림을 그린 분이라며
단번에 알아본다.
이번에 만나게 될 책은 꽤나 딸아이와 나 사이의 묘한 감정들을
느끼게 해줄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책을 펼치자마자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다.
매일 아침 우리집도 아침잠이 많은 딸아이와 한바탕 전쟁이 시작된다.
"밤에 늦게 자니까 아침에 못 일어나잖아!
셋 셀 동안 안 일어나면 학교에 안 태워다 준다!"
- 책 중에서 -
이건 내가 매일 아침 딸아이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던가.
나도 놀라고 딸아이도 꽤나 놀랬다.
별이와 딸아이가 판박이처럼 닮아 있어서 그런거 같다.
엄마의 잔소리로 하루를 시작하는게 늘 불만인 별이..
비가 올지도 모른다고 우산에 장화까지 신은 별이의 모습이
웬지 낯설지가 않다.
날씨가 맑아져 다 쓸모가 없는 거추장스러운 것이 될때면
딸아이 또한 엄마를 마음 속으로 원망했으리라..
별이가 학교에서 준비물을 제대로 챙겨오지 못해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도 놀림을 받고
자존심 상해가면서 학교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며
엄마인 내가 생각지 못했던 디테일한 부분의 묘사가 너무 마음에 와닿았다.
별이도 마음 속에 쌓인 것들이 터지고 만다.
수학 시험지를 보고 점수가 마음에 차지 않았던 엄마는
별이에게 덤벙대서 쉬운 문제도 틀리고 제대로 하는게 하나도 없다며
별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별이 또한 엄마의 말에 반박하며 화를 내고 방으로 들어가다
오래된 엄마 어릴적 사진첩을 발견하게 된다.
사진 속 꼬마 아이는 별이와 꼭 닮아 있었다.
엄마였다!!
그 어린 꼬마가 금새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갑자기 나또한 마음이 울컥해진다.
별이 엄마 역시 나처럼 일기예보에 민감한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행여나 아이가 비를 맞고 감기에 걸려 아플까봐
늘 걱정인 엄마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들으면
우산을 챙기게 되는 건 엄마 마음이라는 것을..
그렇게 조금씩 엄마가 자신에게 왜 그렇게 화를 내셨는지
이해하게 되는 별이의 모습을 보면서 웬지 모르게 흐뭇해졌다.
그렇게 별이의 꿈은 많은 걸 생각나고 깨닫게 했다.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매일 같은 하루처럼 보이지만,
아주 작은 마음의 변화가 주는 하루는
굉장히 큰 삶의 활력을 가져다준다.
딸아이도 자신의 모습이 별이와 닮았다면서
"엄마, 나도 미안해요."
라고 말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본인이 책 속에 깊이 몰입하고선
엄마가 왜 그렇게까지 했었는지에 대해
미쳐 깨닫지 못한 부분들을 새삼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별이도 성장하고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는 멋진 딸이 된 것처럼
우리 딸 역시 멋진 딸로 엄마에겐 늘 기억될거라고 말해주었다.
엄마와 딸...
그냥 그 말만으로도 코끝이 찡해진다.
이 모든 것들을 이해할 때가 되면 내 딸도 엄마가 되어 있겠지..
사랑하는 딸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선물받은 고마운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