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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크렴 - 놓치고 싶지 않은 우리의 순간을 담아낸 그림 앨범
심재원 글.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놓치고 싶지 않은 우리의 순간을 담아낸 그림 앨범
천천히 크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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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심재원
그림에다 GRIMEDA는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광고대행사 이노션 월드와이드에서 아트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쪽잠 자며 그리는 직장인 아빠의 육아 웹툰`이란 SNS의 타이틀처럼 과로는 필수, 야근은 선택인 삶을 살고 있지만 맞벌이하는 아내와 언제 훌쩍 커버릴지 모를 아든 이든이와 함께 하루하루를 잊지 못할 추억으로 채워나가며 오늘도 그 추억들으 그림에 다 담는다.
ㆍ페이스북 WWW.FACEBOOK.COM/GRIMEDA
ㆍ카카오스토리 HTTPS://STORY.KAKAO.COM/CH/GRIMEDASTORY
ㆍ네이버블로그 HTTP://BLOG.NAVER.COM/GRIMEDA
ㆍ인스타그램 HTTP://INSTAGRAM.COM/GRIME.DA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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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둘 낳고 식사 시간이 정말 짧아지다 못해
한 그릇 후루룩 먹을 수 있는
간단한 끼니가 편하게 된지 오래이다.
좀처럼 편히 혼자 앉아서 밥을 먹은 적이 없었던 것같다.
아이를 봐줄 누군가가 있다면
정말 폭풍같은 속도로 흡입하고
선수교체를 해야하기에 늘 다급하게 밥먹는게 습관이 되었다.
이 모습 또한 내 모습이구나란 생각에
뭔가 짧은 메시지가 남기는 긴 여운에 빠져든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아이가 크는 속도가 빠르구나란 걸
새삼 느낄 때가 있다.
그래도 지금이 제일 이쁠 때라면서
주변에 어른들은 말씀하신다.
큰 아이와 작은 아이가 터울이 많기에
새삼 다시 육아를 하는 입장이라
훌쩍 커버린 딸아이를 보면..
우리 딸도 이럴 때가 있었지란 생각에
그 때 더 이뻐하고 더 사랑할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버린게 너무 야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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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둘째는 미용실을 가본적이 없다.
한번 미용실 가서 이발하려다가 큰 코 다치고서 가질 못했다.
그저 1년 365일 늘 같은 머리.. 바가지 머리..
아이가 깰까봐 조심 조심 잠든 틈을 타
누워 엎드려 자는 아들의 머리칼을 다듬는 시간..
긴장감에 온 몸이 경직된다!
100일의 기적이 눈 깜짝할 사이..
누워만 있던 순하디 순한 아이는 어디갔는지..
집안 살림살이가 온통 놀잇감이다!
오늘도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하다.
어디서 어떤 사고를 벌여 놓았을지.. 엄마가 심심하지 않게
아들은 늘 부산스럽고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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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퇴근해 오면 현관문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에
강아지처럼 쪼로로 문앞에 달려간다.
아빠에게 안기는 아이를 보며
아빠는 어찌나 행복해 하는지..
하루가 고단하다해도 이 맛에 자식 키운다는 말이 생각난다.
지극 정성으로 키운 우리 딸과 아들이
나중에 커서 자라면 우리 부부는 나이 들고 늙어
아들과 딸을 의지하게 될지..
가끔 우리의 미래를 떠올려보기도 한다.
오히려 지금 이 시간이
육체적으로 힘들고 지쳐도
아이들 키우는 이 맛에 사는 것이라는 어른들의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아이는 금방 큰다는 말..
예전엔 그 말을 별로 믿지 못했다.
그저 훌쩍 빨리 커서 나랑 같은 취미 생활도 하고
같이 무언가를 하면 좋겠다고만 생각했는데..
지난 겨울과 올해 겨울은 또 다르다!
아이들은 그렇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크고 또 큰다.
얘들아.. 천천히 크렴..
이 책의 짧은 글귀들이 오히려 더 깊이 가슴 속에 박힌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내용이기에
앨범처럼 그려진 그림과 함께
짧은 말이 주는 강한 힘이 느껴지는 책이다.
앉은 자리에서 금방 읽을 수 있지만,
책장 넘기기를 더디하면서 천천히 옛 추억에 잠겼다.
쉼없이 육아의 길을 달려오면서
때로는 힘들다고 친정 엄마 품에 안겨 펑펑 울기도 한 나도
제법 많이 큰 기분이 든다.
아이도 나도 그렇게 함께 크고 있었던 것이다!
그 무엇 하나 소중한 것이 아닐 수 있겠는가..
이 책을 읽으면서
지나온 시간들을 하나 둘 떠올려보며
모처럼 마음 가득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