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라서 그래? 탐 청소년 문학 12
이명랑 지음 / 탐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춘기 딸과 열혈 엄마의 팽팽한 신경전

 

그 끝은 과연 어딜까?

 

사춘기라서 그래?

 

 

 

 

이 책을 읽기 전에..

 

저자 이명랑은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6세에 첫 장편 소설 《꽃을 던지고 싶다》로 많은 독자와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으며 소설가로 데뷔한 뒤 《삼오식당》, 《나의 이복형제들》, 《입술》, 《어느 휴양지에서》, 《천사의 세레나데》 등의 작품을 출간했다. 이후 동화 《재판을 신청합니다》, 《나는 개구리의 형님》, 《할머니의 정원》, 《방과 후 운동장 교실》, 《작아진 균동이》를 비롯해 청소년 소설 《구라짱》, 《폴리스맨, 학교로 출동!》,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등을 발표하며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활발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서울디지털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창작 집단 ‘명랑’의 리더로 세상에 빛이 되는 이야기의 씨앗을 심고 있다.

 

[네이버 제공] 

 



 

 

지금도 딸아이와 가끔 말싸움으로 부딪힐 때가 많다.

아이가 어릴때는 그저 엄마를 따르는 모습이 이뻐만 보였는데

요즘 들어 조금씩 말대꾸도 늘어가고 작은 일에도 크게 흥분하는 일이 잦아진다.

그때마다 남편은 딸이랑 엄마랑 말싸움하는게 참 재밌다며 구경꾼처럼 쳐다보고 있다.

 

왜 이렇게 딸들은 엄마와 소소하게 다투는 걸까?

책을 보는 내내 어릴적 내 모습을 다시 떠오르게 한다.

엄마한테 따지고 섭섭하게 말했던 사춘기 그 때가 기억난다.

특별히 말썽을 부리거나 엄마를 신경쓰이게 한건 아니지만

가끔 말을 따갑게 했던 내 모습이 생각난다.

그럴 때면 늘 엄마는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

 

지금 내가 딸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여태껏 나의 엄마에 대해 생각해본적 없다가도

엄마가 받았을 고통과 희생이 지금은 너무도 가슴 뜨겁게 느껴진다.

내 딸도 나중에 자식 낳아 살면 나처럼 이런 생각을 또 하게 되는걸까?

가벼운 맘으로 책장을 넘기다가 문득 문득 생각이 많아진다.

 

딸아이의 이야기와 엄마의 일기가 서로 각각 다른 방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자신의 공간 안에서 분리된 채 뭔가 주고 받는 형식처럼

스토리 구성이 참 재미있게 되어 있었다.

 

일기쓰는 엄마라..

사실 해마다 나도 일기장을 산다.

웬지 뭐랄까.. 나만의 기록을 남기면서 시간이 지나 추억을 꺼내보면

웬지 모를 감동이나 재미를 찾을 수 있어서

아이들이 어릴적에 썼던 태교일기, 육아일기가 아닌

내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은 늘 있기에 해마다 일기장을 사기는 한다.

그러나, 아직은 엄두가 안나기도 한다.

늦은 둘째 출산으로 많은 부분을 포기하면서 또 살아가기에

쉽지 않은 시간을 허락해야한다는 사실에 또 접어두게 된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의 엄마가 참 부럽기도 했다.

조용히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며 생각해볼 시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것인지..



 

 

 

" 처음으로 산 내 브래지어니까 내가 들고 다닌다고 했는데 엄마가 그랬잖아.

괜히 들고 다니다 잃어버린다면서 카트에 넣으라고 카트 밑바닥에 나의 첫 브래지어가 처박혔잖아.

엄마가 장 보면서 카트에 물건 넣을 때마다 내 마음이 어땠는 줄 알아?

우유, 일회용 커피, 생리대 다 참았어.

그런데 엄만 비린내 나는 생선까지 올려놨다구."


 p 64 중에..

 

이 책을 읽으면서 딸아이와 부딪히는 엄마를 보면서

참 별거아니다 라고 생각했던 일로 아이의 마음은 상처받고 있었고,

내가 아무 생각 안하고 무심코 던진 말이나 행동이

내 아이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것들을 되돌아 보았다.

 

" 교복 사서 1년만 입어? 너 키 크면 어떡할거니?

지금 한창 자랄 나이에 뭐가 딱 맞는 치수야.

무조건 이거보다 두 치수 큰 걸로 사. "


p 68 중에..

 

그 어릴 적 나의 엄마도 나에게 했던 그 말 그대로

이 책에서 다시 보게 되니 참 반갑다.

그래도 처음 입는 교복인데 딱 맞춤으로 이쁘게 입고 싶을

마음이 클텐데란 마음이 너무도 공감되었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런데 이젠 엄마의 입장에선 나도 그럴 수 밖에 없을 것같다.

금방 크는 아이를 보면 또 교복을 맞추기엔 경제적인 부담이 되니 말이다.

이래저래 아이의 마음을 건드릴 수 밖에 없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혼란스러워 하는 나, 아파하는 나를 들여다본다.

사춘기를 앓고 있는 내 딸 현정이의 "나 좀 안아 줘. 빨리 나 좀 안아 줘"와 "나가!" 사이에서 엄마인 나는 혼란스럽다.

울먹이며 엄마를 필요로 하는 현정이와 엄마를 밀어내는 현정이 사이에서 나는 아프다.

뚝뚝 떨어져 내리는 눈물에 눈앞이 뿌옇게 흐려져 더 이상은 일기를 쓸 수 없을 만큼 나는 아프다.

아무한테라도 안아 달라고 두 팔을 뻗으며 매달리고 싶다.

아무한테라도 나가라고 소리치고 싶을 만큼 혼자이고 싶다.


p 123 중에..


" 엄마, 난 지금 사춘기라고. 엄마도 가끔은 그냥 내가 원하는 걸 사 주면 안 돼?

가끔은 아무 말 없이 내 말 좀 들어 주기만 하면 안 돼?"


p 143 중에..

 

엄마도 아프다. 아이도 아프다.

서로가 아파하는 시간.. 아이의 사춘기!

현정이처럼 내 아이에게도 곧 닥칠 일이기에 너무도 공감하면서 읽었다.

서로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끔은 아이도 엄마도 휴식처럼 지나친 관심에서 벗어나

조금은 말없이 지켜보는 시간이 필요할거 같다.

 

나또한도 어릴적 혼자서 흥분해 엄마에게 따지고 불만 불평 했던 그 때를 되돌아보면

엄마는 말없이 내 말을 들어주고만 있었고,

그 날밤 엄마는 숨죽여 혼자 울고 계신걸 보고는 나도 울었었다.

 

모두에게 넘어야 할 산처럼 꼭 지나쳐 가야만 하는 사춘기!

이 책에서의 현정이를 생각해보며 앞으로 내 딸과 걸어가야할 그 길을

미리 앞서 보고선 엄마인 내가 겁먹지 않고 더 힘차게

아이와 함께 서로를 격려하며 많은 소통을 나누며

무난하게 걸어가길 바라며, 다시 내 아이를 바라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