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와 리즈의 서울 지하철 여행기
찰리 어셔 지음, 리즈 아델 그뢰쉔 사진, 공보경 옮김 / 서울셀렉션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지하철로 서울 구석구석을 누빈

미국인 찰리와 리즈

 

찰리와 리즈의 서울 지하철 여행기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찰리 어셔는

“서울이란 이 거대한 도시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죠. 덕분에 서울을 알아가는 기쁨도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겁니다.” 찰리 어셔(CHARLIE USHER)는 이 책의 글을 썼다. 그는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태어나 위스콘신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이탈리아, 뉴질랜드, 호주 등 30개 이상의 나라를 여행했던 찰리는 한국의 음식과 사람에 반해 서울에 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9년부터 ‘진짜 서울’을 스스로 탐험하기 위해 ‘서울 지하철 여행’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 서울 탐험기를 영어 블로그 ‘SEOUL SUB→URBAN BLOG(SEOULSUBURBAN.COM)’에 담아내, 서울 사람도 잘 모르는 서울의 아름다움과 독특함을 세계인과 공유하고 있다.

 

사진삽도인 리즈 아델 그뢰쉔(ELIZABETH ADELE GROESCHEN)은

“서울은 역사와 문화 그리고 첨단 기술이 공존하는 멋진 도시예요. 이 지구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죠. 그래서 저는 서울이 너무 좋아요.” 리즈 그뢰쉔은 이 책의 사진을 찍었다. 그녀는 미국 켄터키주에서 태어나 로욜라 대학에서 사진과 비디오 아트를 공부했다. 그리고 20대 초반부터 프랑스와 체코, 독일 등의 나라를 여행하며 사진 작업을 하던 중, 한국에 끌려 잠시 들렀다가 서울의 친절함과 편리함에 반해 서울에 머무르기 시작했다. 2012년 9월 서울을 떠나 세계 구석구석을 여행하고 2014년 초 뉴욕으로 돌아갔다. 그녀가 세계를 돌며 찍은 멋진 사진은 개인 블로그(WWW.THISKENTUCKYGIRL.COM)에서 볼 수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서울이 낯선 나로써는 서울 여행이 항상 설레인다.

같은 나라에서 또 다른 문화와 향기가 있는 곳이라

번잡한 교통과 바쁘게 돌아가는 시민들의 모습이 가끔은 멀미나게 어지러울 때도 있지만

한 곳 한곳 천천히 그 곳을 제대로 느끼며 지나볼 때면

웬지 모를 정겨움도 찾아볼 수 있어서 좋다.

그래서 서울을 다시 찾게 되고 또 그 곳에서 살고픈 마음도 드는 건

항상 가까이 할 수 없는 곳에 있기에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은 제주에 살고 있는 나에게 조금은 위로와 휴식이 되는 시간이었다.

아이 둘을 키우면서 육아에 매달려 바쁘게 살아 온 나에게 이 책은 휴식같은 책이었다.

지난 5월에 서울을 다녀온 바 있지만,

그 전에도 서울은 가끔 가는 곳이긴 하다.

 

복잡한 교통으로 항상 차를 가지고 나가면 인상이 구겨지곤 했었는데,

서울 지하철은 노선도 복잡해 보이지만,

지하철 하나로 어디든 발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 아닐까.

 

이 책에서 찰리와 리즈가 지하철로 이동하며 느꼈던 서울의 모습이

나에게도 시진과 글을 통해 다시금 재전달되는 거 같아 기분이 좋다.





 

남편의 고향이 서울이기도 하니 서울을 자주 갈 법도 하지만,

우리에겐 아직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처럼

서울 나들이가 그리 쉽지가 않다.

그 때마다 늘 지나치는 강변역을 책에서 다시 보니 반갑다.

내가 봤을 때와 또다른 느낌을 이 책에서 찾았다.

 

한강을 가로 지르는 차량의 움직임이 기다시피 느려지는 걸 보니,

터미널을 떠나는 사람들도 느리고 고된 여행을 하게 될 듯싶었다.

서서히 희미해지던 대교들이 절반 이상 하얗게 모습을 감추자,

한강 너머 세상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 p146 중에..

 

바쁘게 돌아가는 듯 보이는 서울이지만,

가끔은 몸처럼 느릿느릿 꾸물거리는 것처럼 느리게만 느껴지는 때가 있다.

 


 

 

예전 추억에 잠시 젖어들게 되었던 이 곳..

만남과 이별을 항상 이 곳에서..

제주로 이사를 하면서 이동 수단이 바뀌었지만,

예전만 해도 서울역은 서울로 통과할 수 있는 게이트와 같았다.

 

신 나게 발걸음을 옮기던 나는 바닥에 그려진 노란 선을 보고 우뚝 멈춰 섰다.

노란 선에 영어로 'We Trust You!'이라고 적혀 있고

그 옆에 한글로 '고객신뢰선(운임경계선)'이라고 써 있었다.

지키는 사람도 금속탐지장치도 수하물 검사도 없이,

보안 검사는 그게 전부였다. 놀라웠다.

애초에 기차에 무임승차할 생각 따윈 없었지만

이렇게 신뢰를 받고 보니 내가 무척 선량하고 믿을 만한고 존중받을 만한 사람인 것처럼 느껴졌다.


- p206~207 중에..

 

서울 갈때면 늘 지나치던 그 곳에서 지나쳐 볼 수 없었던

작은 하나도 찰리와 리즈를 통해서 또다시 서울을 바라보는

나에겐 맞춤 안경처럼 다시 서울을 재조명하게 만들었다.

 

책을 보며 가고 싶었던 곳들도 밑줄 치면서

각각의 역에서 내려 꼭 가봐야할 곳에 대한 정보들도 따로 메모해 두면서

다가울 8월에 아이들과 서울을 다시 방문하면

이 정보들과 이들의 이야기를 마음에 담아두고 서울을 탐방해 보리라..

 

서울을 알아가는 또다른 재미와 기쁨이 책 속에서 고스란히 느껴져서

미국인인 그들에게서 비춰지는 서울이겠지만,

나에게도 서울이 그들의 눈을 통해 재발견되는 흥미로움이

책을 통해 더 깊이 빨려드는 느낌이다.

 

티비 속 서울을 모습과는 또 다른 멋과 재미가 있는

이 책의 서울은 뭔가 좀 더 느리게 흘러가면서도 쉼 속에서 느껴지는

서울의 시선을 다시 바라보며

멀지 않은 시간에

서울을 다시금 가서 내가 찾지 못한 그 곳의 보물같은 곳을 찾아

찰리와 리즈의 서울 여행기처럼

나만의 서울 여행기를 기록 속에 남겨두면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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