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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의 뜨개질 클럽
케이트 제이콥스 지음, 노진선 옮김 / 대산출판사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아이를 가지고나서 태교로 배웠던 뜨개질의 재미에 푹빠져 있던 시간이 생각난다.
실의 포근한 감촉과 따스함이 손을 스쳐지나가는 느낌이 참 좋았다.
모인 사람들도 하나 둘 서로 다른 인생을 살면서도 뜨개질하는 그 시간만큼은
뭔가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공통된 관심사를 두고 서로가 즐겁게 놀고 떠들며
유쾌한 시간을 보낸 지난 시간을 떠올려 보며 책장을 열었다.
각기 다른 삶 속에서 뭔가 어울리지 않는 이들이 모여 뜨개질을 한다는 것이
뭔지 모를 하나 둘의 사연들이 내 호기심을 자극시키기 충분했다.
개개인의 삶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쉽게 자신의 이야기를 선뜻 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웬지 모를 나도 뜨개질을 배우면서 사람들과 섞이면서
내 이야기를 조금씩 하게 되는 그 무언가 모를 심리를 잘 알고 있다.
그런 분위기를 조성해줘서라기보다는 같은 취미 같은 생각을 어느 한편에서라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시
간이 조금씩 내 마음과 그들의 마음을 열게 한것인지도 모르겠다.
서로에게 이끌리는 끈끈한 정이 이 곳에서 피어나는 것이다.
두꺼운 책만큼이나 풀어나가야할 실타래도 엄청나다.
그러나 그리 복잡하진 않다.
복잡해 보이지만, 쉽게 쉽게 실타래를 풀 수 있는 것이 이 책을 묘미인지도 모른다.
자신의 삶이 엉켜버려 지치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각기 다른 삶 속에서 힘들고 지친 그들이 솔직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리 따분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이야기와 다를 바가 없기에 강한 동질감을 가지며
나또한 같은 뜨개방 클럽에서 이야기를 주고받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때로는 마음 한켠이 편하질 못했지만, 결국 그들의 삶이 나에게 주는 감동과 교훈은
자신을 이겨내고 성공하는 길보다도 가장 평범한 그 이상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의 내 위치가 참 평범해보여 따분하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내가 몰랐던 내 이웃들의 걱정과 고민들을 들어보면서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