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돌봐줘
J.M. 에르 지음, 이상해 옮김 / 작가정신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표지를 보고서 스토리가 꽤 유쾌하고 따스하리라 생각했었다.

 

이것 또한 나에게 주는 반전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기발함과 독특함이 묻어나는

조금은 평범하지 않은 신선한 소설을 읽게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것이 정상이고, 어떤 것이 비정상적인지..

 

정확한 기준은 없으나 현재의 나로써 모든 걸 판단하려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은가.

 

나역시도 지금까지 다른 사람을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거나 판단해 본 적이 없었다.

 

도리어 나에게 해가 되거나 득이 되지 않을거란 약간은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바로 내 앞에 사는 이웃이 날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는지, 날 판단하는 불명확한 기준으로

날 정상적이지 않게 생각한다면 나또한 그 사람을 결코 정상적이지 않을거라 생각할 것이다.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듯한 이 기분은 과연 무얼까.

 

책을 읽는 내내 우습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한 이 상황들을 받아들이는데 있어서는

많은 이해를 필요로 할 것만 같았다.

 

단지 이 책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 속에 난 구경만 하고 싶을 뿐이다.

 

누가 누구인지 모르는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이 사회 속에서도 각자의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기에 어쩌면 내가 모르고 있는 곳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해보면

소름이 끼치면서도 꽤 흥미롭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있지 못하는데서 생기는 벽을 허물기란 참 힘들지만,

마음 속에 자신의 잣대를 두고서 사람을 먼저 판단해 버린다면,

이건 이해의 차원의 넘어서는 결코 넘기 힘든 마음의 벽이 아닐까.

 

내 기준이 바뀌지 않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이 바뀌어 보이겠는가.

 

내 안에서의 오류 아닐까.

 

좀처럼 지루함이란 생각할 수 없는 발상의 기발함에 새삼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추리소설을 가볍게도 무겁게도 읽을 수 있을 그 정도를 가늠하지 못하고

굉장히 작품에 빠져들어 생각의 여지를 찾지 못했다.

 

다소 이해하기 힘든 황당한 사건들이 나에겐 여과없이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었지만,

조용히 웃음짓고 넘어가게 되는 우리 삶과도 무관하지 않을 정도로 복잡하고도 단순한

스토리를 조금씩 곱씹으며 약간의 아찔함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할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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