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적인 성향을 가진 나에게 불안이란 감정은
늘 나와 함께 공존하고 살아가는 핵심 감정처럼 가장 센터에 위치에 있다.
안정감을 유지하기 위해 불안의 변수들을
온몸으로 막아내기 위해 불필요한 계획까지 끌어들여
불안을 더 가중시킬 때가 많아 이따금 번아웃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같은 반복이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급기야 걱정과 불안에 휩싸인 삶은 결코 행복하고 즐겁기 어려웠다.
단순한 기쁨을 회복해 가는 시간이 나에게 맞춤 처방이었다는 걸
늦게나마 알게 되었지만, 여전히 기쁨을 외치고 추구하면서도
기저에 깔린 불안을 완전히 없애기란 불가능해보인다.
즐거움을 느끼는 빈도가 줄어들고 있음을 느끼는 요즘
강박적인 불안이 더 자리를 차지하고자 머릿속을 헤집는다.
나또한 영화 <인사이드아웃 2>의 ‘불안이’를 보면서
마치 내 상태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음에 놀랍고 슬펐다.
지금 나의 지배적인 감정이 불안이기에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벌써부터 걱정하고
항상 대비해야 할 상황들을 머릿속으로 그려넣고 있는터라
생각을 환기할 거리들이 필요하단 생각을 늘 한다.
결국은 내려놓고 보면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고
그리 염려할 일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는데
혼자서 발을 동동 둘리며 염려했던 마음이 꽤 시간과 체력과 돈을 낭비한 꼴이었다.
낙관적인 자세를 가지고 긴장된 삶에서
조금 벗어나 삶의 여백들을 채우기보다 그대로 두면서
작은 기쁨들을 찾아가는 연습들이 필요해보인다.
신미경 작가님이 건네주는 삶의 균형과 리듬으로 살아가는 법이
소란한 내 마음을 정리하고 단련하는 좋은 위로가 되어줘서 감사하다.
건강한 루틴들을 체득해가는 과정과 필요성을
먼저 실천하고 경험한 바를 들려줌으로써
애쓰고 힘주어 살아가는 나에게 다정한 구원처럼 다가오는 친절하고 고마운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