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세요, 책과 수프에서 - 따뜻한 위로의 공간, 선물 같은 하루
윤해 지음, 별사탕 그림 / 바른북스 / 202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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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숲 속 오두막 같은 모습이 인상적인 가게.

이곳은 ‘책과 수프’ 북카페이다.

수프라는 단어에 이끌려 오는 손님도,

책에 흥미를 느껴 들어오는 이들도

이 곳을 지나치는 모두가 지친 몸과 마음의 위로를 얻고 간다는

마법같은 힐링 장소가 바로 여기가 아닌가 싶다.

원기를 회복시켜 줌은 물론이고 다시 살아갈 힘을

책과 수프에서 찾아감에 괜히 신나고 설렌다.

이 오두막 안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이 책은 지친 기색으로 설레는 마음으로

각기 다른 낯빛을 가진 이들이 위로와 용기를 얻어

넉넉한 마음을 채워 세상을 살아가는 따뜻한 힐링 소설이다.




혜지가 이렇게 책에 흥미를 붙이는 데는 다소 노력이 필요했지만, 수프에 흥미를 느끼는 데에는 노력이 필요 없었다. 혜지는 메뉴판의 수프 사진들을 보자마자 이 음식과 사랑에 빠질 거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p54

요즘 동욱이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읽고 있는 책이었다. 그 책은 선영이 선물로 건네준 <노인과 바다>였다. 그녀의 말로는 이 책은 치열하게 살아온 지난 과거를 긍정하게 하는 힘을 주는 소설이라고 했다. 그녀는 책을 선물로 주면서 이런 말도 덧붙였다.

“개구기도 더 높이 뛰기 위해서 몸을 웅크린다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동욱 씨도 더 높이 뛰기 위해서 잠시 몸을 웅크린 것뿐이에요. 누구나 내일을 위해 숨을 고르는 시간은 있어야 하니까요.”

p87-88

마법 수프라도 되는 걸까.

이 공간 안에서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따뜻한 수프 한 접시가 입과 몸을 데우며

동우 자신이 그토록 헤매이며

꿈을 쫓아 달려가면서 돌보지 못한 자신의 영혼을 되돌아보는 시간.

잠시 쉼이 필요했을지도 모를 이들에게

목마름을 해결해주는 단비처럼 ‘책과 수프’는 다정했다.

힘든 일 이후로 심신이 지쳐 만신창이가 됐던 샌디를 그나마 위로해 준 건 선영의 만화책이었다. 이 책에서는 따뜻한 수프가 있는 북카페를 운영하는 선영과 그곳을 드나드는 여러 사람의 일상이 그려져 있었다. 샌디는 이곳에서 수프를 먹어보고 싶었다. 아직은 공황장애로 밖에 나가는 건 용기가 필요했다. 그리고 자신을 위로해 주던 만화책의 그 가게의 수프를 자신이 먹을 수 있을지도 자신이 없었다. 그랬는데 다행히도 해령이 가져온 호박 수프를 먹은 이후로 그런 걱정은 하나 덜어내었다.

p156

찾고 싶은 책을 찾게 된 손님이 선영에게 고마워하면 선영은 이렇게 말했다.

“책이 손님과 인연이 있었나 봐요.”

선영은 책도 사람도 모두 인연이 닿아야 한다고 믿었다.

p177

농부가 되는 것도, 작가로서 글을 쓰는 것도, 아무것도 그의 계획에 없었던 일이었다. 한때 배우를 지망하면서 오디션을 보러 가던 그에게 나중에 농부가 되고 글도 쓰게 될 거라고 하면 믿지 않았을 것이다. 그를 보며 선영은 인생은 이렇게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기도 한다는 걸 새삼 다시 느꼈다.

P234

섭식장애로 음식을 넘기지 못하는 샌디에게

선영의 만화 속 이들이 먹는 수프를 함께 먹고 있다는 사실에 감동하면서

몸과 마음이 열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곁에서 자신을 아껴주는 사람의 정성으로

마음의 벽을 허물고 스스로 가두게 된 자유로움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이 곳은 정말 도무지 알 수 없는 매력과 마법의 장소가 분명하다.

<크리스마스 캐럴>를 찾던 재구는 연인 희진과 책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담아 비춘 사랑의 언어로 둘 사이의 추억이 피어오른다.

책방지기 선영이 손님들의 다양한 사연을 마주하면서

저마다의 고민 속에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며

다시 만화를 그리고 오랫동안 이 곳을 지켜줬으면 좋겠다란 바램이 생긴다.

이들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이어짐은 우연이 아닐거라 생각한다.

자신이 세운 벽을 허물고 마음을 열게 되는 이 곳에서

따뜻한 수프 한 그릇이 채워주는 온기와

책으로 닿게 되는 인연의 실타래를 어떻게 허물 수 있겠는가.

처음부터 끝까지 따뜻함이 유지되는 잔잔한 물결이

사람과 사람사이의 친밀한 연대 속에서

회복하고 성장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우린 그런 다정한 위로와 편안한 안식처가 필요하다.

<책과 수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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