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병과 마법사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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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색다른 판타지의 신비로움을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동양의 마법 이야기를

배명훈 작가만의 색으로 잘 풀어놓은 작품을 만나게 되어 영광이었다.

단순한 마법 이야기가 아닌 서사와 성장 스토리가

따뜻하게 녹아있으며 시대의 비판적 시선을 날카롭게 분석한 글이기도 한 책이기도 했다.

기병과 마법사가 맞닿게 되는 세계의 끝은

결국 연대의 끈끈함이 이룰 수 있는 개인의 성장이었다.

그런 서로간의 결속력과 신뢰가 전장에서 더 치열하게 피어오르고

녹아들 수 있는 이들의 서사가 눈부시게 빛난다.




그때 무언가 커다란 것이 밀려들어왔다가 빠져나갔다. 자아가, 세상이, 우주가, 삼라만상이, 인연의 덫과 끊지 못한 슬픔이, 멸족의 운명이, 생의 감각이, 그리고 또 허무 자체가, 무가 유로 바뀌는 감각이, 생명체의 감각으로는 감지할 수 없고 단지 존재와 부재로만 구분할 수 있는 우주의 근권에 닿은 무언가가.

드디어 윤해는 답을 얻었다.

‘맞아! 나는 문이었어! 궁지에 내몰린 나는, 빠져나갈 구멍을 갈망하다가 내가 바로 그 자리에서 문이 되었어. 곰개는 거기로 튀어나온 거야. 열려 있는 문으로. 나를 통과해서. 내가 바로 열린 문이야!’

p290-291

윤해가 문이 되어 마로하를 자기 세계로 보내주었다.

윤해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언젠가 둘은 또 만나겠지만, 미래의 윤해가 과거의 마로하를 만나거나 미래의 마로하가 과거의 윤해를 만날 뿐, 지금의 두 사람이 이대로 다시 만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예언자의 직감이었다.

그래도 윤해는 외롭지 않았다. 윤해에게는 이제 삶의 초원을 함께 살아갈 사람이 있었다. 혼자 버려진 윤해를 도화 날개가 되고 말이 되어준 사람.

이 사람이 접어놓은 초원에서라면 언제까지라도 행복할 수 있을 거야.

먼 길을 달려온 기병과 마법사는 마침내 온전한 안식에 이르렀다.

P380

폭군이 된 숙부가 그 검은 속내를 드러내자

영윤해는 죽음의 위기를 직면하게 된다.

마치 조선의 연산군 모습이 떠오르는 듯

소름끼치는 폭군의 파멸이 불러일으키는 파장이 어떻게 그려질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에 빠져들었다.

자신의 운명임을 받아들이고 위기의 순간에 곰개를 소환함으로

닫힌 문이 열리는 마법, 그 너머의 세계가 시작된다.

마목인들의 경계에 사는 다르나킨을 만나 두 인물이 함께 세상을 구원하고

사명을 다하는 모습이 굉장히 멋있게 그려진다.

단순히 혼자만의 성장 스토리를 다룬 것이 아닌

서로의 신뢰 속에서 함께 나아가며 술름고리에 녹아드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기병과 마법사 윤해의 눈부신 활약을 살펴보면서

독자들은 연대의 중요성과 함께 이 세계 안에서 크나큰 안식이 있는

또다른 희망을 맛볼 수 있어 좋았다.

400페이지 분량 가까이 되는 두께감의 책을

단숨에 읽어낼 수 있었던 강한 몰입감은 작가만의 필력과

배경이 되는 사건과 심리묘사의 티테일함이 꽤나 섬세해서

물 흐르듯 잘 읽어지는 가독성 좋은 책이었다.

참담한 상황 속에서 있다하더라도 술름이 될만한

위로와 기쁨이 되어줄 세계 속에 놓여있길 바란다.

우리 모두가 하나된 문으로 통해 때론 혼자로

때론 둘이 되어 삶의 초원을 거닐 것을 알기에 외롭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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