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의 집 - 개정판
타샤 튜더.토바 마틴 지음, 공경희 옮김, 리처드 브라운 사진 / 윌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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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정갈하고 멋스러운 타샤 튜더의 삶의 모티브가 어디서 출발했는지

그 색이 가장 잘 두드러나는 건 사실 집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삶을 단단하게 채워가는 그녀만의 라이프 스타일이

바쁘고 빠르게 살아가는 지금 이 시대에 어떤 의미를 건네는지

책 속에 담긴 타샤의 생활을 더 가까이서 살펴보기에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노년의 아름다움을 곳곳에서 살피며 볼 수 있는

타샤의 집 구석구석은 나에게 호기심을 너머 존경의 마음을 보내게 만든다.

곳곳에 숨겨진 보물같은 물건들이며, 다듬고 직접 만든 온갖 모양과 용도의 도구들이

타샤를 이처럼 부지런하게 경이롭게 느낄 수 있게 만든 듯하다.




나는 타샤의 엄청난 부지런함에 자주 경이로움을 느낀다. 그녀는 어느모로 보나 안달하는 성격의 소유자는 아니다. 그저 손에 일감을 쥐고 있는 것을 좋아할 따름이다. 타샤는 ‘토바가 정원을 좋아하는 것처럼 나는 만들기를 즐기는 것뿐이지요’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내 나름의 이론이 있다. 타샤의 이런 근면함은 양키문화를 배경으로 성장한 데서 생긴 것 같다. 내가 만나본 양키들은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서, 삶의 매 순간을 생산적으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샤도 이런 성향을 키워놨으리라. 밤사이에 해로운 동물이 나타나 닭들과 함께 달아나면, 그녀는 문제의 동물이 남긴 깃털들을 꿰매어 장난감을 만든다.

p16

타샤의 삶에는 모든 것에 목적이 있다. 푸르른 꽃밭은 주로 그녀의 그림 작업을 위해 꾸며진다. 특히 제멋대로 뻗은 장미 가지에 머리칼이 걸리는 사람이 있으면, 타샤는 이런 말을 해준다. “그 장미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포스터에 등장했어요.” 모든 게 제 역할이 있다. 손님들 뒤꿈치를 졸졸 쫓아다니는 코기들도 뭔가에 도움이 되겠지. 외눈박이 고양이 역시 뭔가 생산적인 기능을 한다. 희귀한 종류의 다람쥐를 잡는 게 문제긴 하지만! 염소, 정원, 나무로 된 눈삽, 종종대며 돌아다니는 닭, 원래 모든 것에는 목적이 있는 법이다. 또 모든 것은 조화를 이룬다. 정원의 메마른 허브는 겨울에 염소들을 건강하게 해주고, 염소는 손님들에게 대접할 치즈를 만드는 우유를 대준다. 숲은 스토브를 지필 땔감을 주고, 스토브에서 구워진 파이는 타샤의 먹거리가 된다. 타샤는 염소의 젖을 짜서 치즈를 만들고, 불을 피우고, 허브밭의 잡초를 뽑는다. 손님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타샤의 생활은 매사가 보기 좋게 어우러진다.

p22

목적에 맞게 제 용도를 잘해나갈 수 있는 성실함이

타샤의 비밀 병기처럼 제 역할을 다 하는 모든 것들이 참 조화롭게 느껴진다.

여러 형태의 바구니를 비롯해서 손으로 깎아 만든 목공예,

흙으로 만든 그릇과 화분들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오후의 티타임으로 제격인 하루 일과의 바쁜 마무리를

갓 구워낸 따뜻한 빵과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찻잔을 더하니

타샤의 아늑한 힐링 공간이 완성되는 듯 보인다.

게다가 말린 꽃과 화단을 정리하고 말린 꽃도 정성스레 다루면서

수확한 허브를 잘 손질해서 음식에 쓰이고, 크림과 연고로 만들어 쓰기도 하는

부지런하고 검소함이 몸에 벤 습관도 엿볼 수 있다.

이것 뿐만 아니라 타샤의 음식들이 완성되는 부엌에는 온갖 도구들이 갖춰져 있는데

정원에서 재배된 제철 채소들이 온전한 역할을 함은 물론이고

다양한 식재료들이 잘 저장되어져 있는 공간이 부럽기까지 했다.

타샤의 집 여기저기에 설치된 베틀을 보면

시간을 허투로 쓰지 않는 그녀의 모습이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자투리 시간에 짬짬이 작업한다고는 하지만

베틀 작업만 매진하는 것이 아닌 다른 집안 살림을 하면서도

시간과 수고를 아끼지 않는 움직이는 일까지 한다니 경의로움을 표할 수 밖에 없었다.

공예 중에서도 가장 좋아한다는 ‘바느질’은

그녀의 또 다른 저녁 일이기도 하다.

낡은 천을 손질하면서 온갖 종류의 옷들이 그녀의 손을 거쳐가면

섬세한 패턴으로 완성되어 근사한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놀라운 관경들을 살펴보면서 재능의 한계를 넘나드는

타샤의 부지런한 손이 대단히 아름답고 찬란하게 빛나는 듯 느껴진다.

이처럼 볼거리와 배울 것이 풍성한 타샤의 집을 둘러보면서

그녀를 그녀답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완벽한 공간이란 생각이 든다.

타샤의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그녀의 가치와 존재가

더 뚜렷하게 드러나는 이 책을 보면서

마법같은 따뜻한 공간 안에서 소중한 추억이 깃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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