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좌절
김경일.류한욱 지음 / 저녁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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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좀 내버려두세요’

라는 말을 들으면 어떠한가.

사춘기 아이가 가장 많이 했던 말이기도 했는데

이 말이 옳았음을 어리석은 부모는 뒤늦게 깨닫고 만다.

어쩌면 이 말을 내뱉기 전에 그만 내버려두었어야 함이 옳다.

어려운 길을 좀 더 쉽게 가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실패와 좌절을 피해가는 법을 부단히 알려주려하고 그 길이 옳은 길임을

아이의 의사를 살피지 않고서 강요했던 어리석은 부모였다.

혼자 하도록 내버려두는 적절한 거리감과

건강한 독립은 아이와 부모에게 너무나도 필요한 삶의 메뉴얼이다.

지나칠 정도로 강조하기에 모자람이 없을

내버려두기를 더 후회하지 않기 전에 그리하라고 말하고 싶다.




아이가 자아를 형성하는 과정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으니, 아이는 시행착오도 겪고, 마음의 상처도 받을 겁니다. 이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야말로 부모에게는 더 큰 인내가 필요한 일입니다. 그냥 부모가 대신 결정해주는 것이 훨씬 마음이 편할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아이가 자아를 형성할 기회를 박탁당하는 것이죠. 특히 청소년기에 분리-독립 과정을 시작하는 것은 당연히 더 어렵습니다. 아이가 신체적으로 많이 자랐고 언어나 행동이 덜 발달했던 유아기에 비해 시간도 더 많이 소요될 겁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하지 않으면 아이가 스스로 언젠가 깨닫고 자아를 찾을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P87-88

아이를 독립적인 존재로 성장하기 위해 가장 필요해 보이는

‘적절한 거리 두기’가 존중의 첫걸음이다.

한 개인의 인격체로 많은 시행착오를 기꺼이 겪게끔

내버려두는 것이 방치로 오해할지 모르겠으나

오히려 많은 개입과 간섭보다 더 적절한 관계 형성에 도움을 줌을 이해했다.

스스로 성장할 틈도 없이 많은 것들을 미리 제공해주는 부모의 노파심이

아이를 더 망치는 꼴이란 걸 잘 인지할 필요를 느낀다.

나 역시 큰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조바심과 불안으로

품안에 자식을 끼고 사는 모습을 보이며

아이의 선택에 대한 신뢰보다 부모가 제시한 방향성을 강요하기 여념없었다.

그 결과 사춘기 때 자녀와 큰 어려움을 겪고 갈등의 골이 깊어짐을 경험한 바가 있어

둘째 아이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편에 있다.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더 좋은 대학과 더 좋은 삶의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명분의 욕심을 내려놓고

아이의 자율성을 믿고 존중했어야 했다.

그것이 느리고 답답할지언정

아이가 선택한 것에 만족할 줄도 실패할 줄도 포기할 줄도 아는

모든 과정들을 아이 스스로가 부딪혀 가야한다는 걸 말이다.

너무 가까운 거리 안에서는 분명 더 많은 다툼과 지침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성장할 공간을 허용하기 위해선 반드시 거리두기가 필수라는 점을 기억하자!

지금의 시대에는 ‘무엇을 더 해줄까?’보다는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까?’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불필요한 것들을 줄이고, 아이가 스스로 경험하고 성장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더 건강한 양육 방식이 될 것입니다.

p182

과잉시대가 초래하는 문제점이 훨씬 크다는 걸

요즘들어 더 실감하고 있다.

아이를 위한다는 모든 것들이 어쩌면 부모의 사리사욕을 채워가는 수단으로

길러지고 있는 건 아닌지 객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교육 과잉시대를 살면서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아이는

아무것도 안 시키는 이상한 모양새로 비춰진다는게 참 아이러니하다.

아이를 위한다는 명분 삼아 부모의 안전한 통제 안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붕괴가 너무 심각해보인다는 걸 분명히 알고 깨닫고 각성할 필요를 느낀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실패와 좌절을 바라보면, 그것이 단순한 실수나 무능의 증거가 아니라, 사람이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무능의 증거가 아니라, 사람이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심리적 경험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아이가 적절한 좌절을 겪으며 자율성과 자아 경계를 키워가듯, 이처럼 좌절은 처음부터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내 한계를 인식하고, 감정을 조절하고, 다시 시도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과정 그 자체입니다.

p285

건강한 독립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를 느끼는 때에

너무 적재적소의 맞춤형을 책을 만나서 기뻤다.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로 하는 조언과 충고가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실패를 기꺼이 나눌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

적절히 좌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무엇보다 존중할 수 있는 아이와의 건강한 분리와 독립.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게 될 중요한 시기의 문 앞에서

우리 아이들이 헤쳐나가야 할 무수히 많은 좌절과 실패를 보고도

조금 뒤에서 바라봐주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나도 한뼘 성장하고 배운다.

넘어졌다가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값진 경험들이

분명 아이들에게 더 큰 배움의 길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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