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 - 이곳이 싫어 떠난 여행에서 어디든 괜찮다고 깨달은 순간의 기록
봉현 지음 / 김영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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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곳이 싫어져서 떠난 여행에서

우연을 영원을 찾을 수 있었던

아름다운 힐링 에세이를 만나보았다.

중년에 접어든 나에겐 이처럼 젊은 날의 방황과

어디든 떠날 수 있는 용기가 그저 추억으로 아련히 떠오른다.

이곳에선 답을 찾을 수 없어서

떠난 낯선 여행지에서조차도 혼자였던 작가는

자발적인 이방인으로 여행자로서

별다를 바 없는 잔잔한 하루 하루에 몸을 맡긴다.

이따금 찾아오는 고독과 외로움이 밀려오는 감정에

가슴이 시리기도 하고

여기쯤에선 나의 방황을 멈추게 될거란

강한 확신을 느끼면서도 불안해 한다.

온전해지기 힘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그렇게 순례의 길도 걸어보며

여행지의 곳곳의 풍경을 담고

사색을 남긴 작은 속삭임이 나에게도 영감을 불러 일으켜준다.




이토록 아름다운 파리의 풍경과 멋진 경험과는 별개로 나는 여전히 자주 쓸쓸하고 문득문득 불안했다.

그림을 그릴 때만큼은 모든 걸 잊을 수 있다.

이곳에서 보고 그린 그림들이 외로움을 달래주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들의 그림에서 큰 힘을 얻는데, 내 그림도 누군가에게 즐거움이, 위안이, 위로가 될 수 있을까.

p112

시간만큼이나 경험도 추억도 쌓이겠지. 언젠가는 이 여행을 끝내고 일을 하고 돈을 벌고 누군가를 만나고 늙어가겠지. 내일조차도 알 수 없는 오늘은 그저, 먼 미래에도 내가 자유롭고 소중한 이 마음을 간직하고 있기를 바랄 뿐. 지금 행복하다, 그러니 다 괜찮다고 나 스스로를 토닥이며 일기를 쓴다.

p189

여행이나 살아가는 거나 크게 다르지 않다. 지루해도 무언가 새로운 게 있겠거니하고 살아간다. 부담감에 불안해하기도 하고 기대감에 행복해하기도 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거다. 내 인생에서 짧고도 긴 지금, 나는 여전히 이곳저곳을 떠돌며 살아가고 있다.

p191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여행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한때 지루한 일상을 견디지 못해 떠났던 그곳이 생각난다.

나는 또 금세 후회하고, 뒤늦게 깨달을 거다. 후회하지 않을 자신은 없다. 이젠 인정할 수 있다. 이제껏 많은 후회와 두려움을 지나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도 그런 시간이겠지. 뒤돌아보고, 잊지 못하고, 후회하고, 그리워하며 살겠지. 그래도 그냥 고스란히 안고서, 무겁고 힘들어도 걸어가야겠다.

p263

사실 삶이란 게 뻔한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우리는 혼자가 아니기 위해 홀로 떠나고, 마음을 나눌 누군가를 찾으며 세상을 방황하는지도 모른다. 그에게 사랑한다는 말 대신에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당신을 찾았다는 고백을 하고 싶었다. 이것이 찰나이든 영원이든 상관없다. 삶의 모든 것에 정답이란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p339

작가님의 일러스트가 너무 근사해서

글과 분위기에 취해서 읽다가도

쓸쓸해지기도 나른하기도 다정해지기도 힘이나기도 한

여러 기분들을 느끼는 문장 속에서 마음이 여러번 요동친다.

그림만큼이나 글이 좋았던 봉현 작가님의 이 책이

내 서재에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들뜬다.

보물같은 책을 만난 기분이랄까.

커다란 상념 속에 빠져 여러 날 여러 해를

힘들게 보낸 지난 날을 추억하면서

괜시리 코 끝이 찡해오면서도 기대감에 부푼다.

언젠가 종착지에 닿을 걸 아니까 말이다.

나 역시 혼자인 나를 가만히 둘 수 없어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채우려했다.

발견하지 못한 무언가가 있어서

결핍을 메워나가다보면 정답을 찾을 것만 같아

더 많은 것들로 날 덮어나갔던 것이 화근이 되기도 했다.

언제쯤 이 불완전함을 벗어날 수 있을까.

청춘의 방황이 젊을 때에만 머무르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수없이 떠오르는 불안과 걱정이

머리에 둥지를 틀면

무수히 많은 밤을 생각에 깊이 잠겨 잠을 이루지 못한다.

방황의 시간속에서 나를 찾기 위해

용기 있게 떠난 수많은 여행지의 종착역을

아주 기쁘게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이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것에서 힘이 난다.

곁에 누군가가 함께 한다는 것이

걸어가는데 더 신이 나고

마음을 나눠가며 같이 호흡한다는 큰 위로를

낯선 길에서 만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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