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 - 대체 가능
단요 지음 / 북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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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란성 쌍둥이인 민형과 민호 형제,

우연과 지연 자매.

쌍둘이가 비슷해보일지라도 차이점이 있는 것처럼

겉모습과는 다른 이들 개인의 삶은 분리된 하나의 인격체라는 걸 염두해야 한다.

이 책에서 유사성과 차별성이 극적으로 대비되는

일란성 쌍둥이의 면밀한 민낯을 보면서

엄청난 충격과 반전에 소름이 돋았다.

단요 작가의 거침없는 스토리 구성과

비극적인 가족사를 제대로 보여준 범죄 스릴러.

오싹하고 긴장된 분위기를 끝까지 유지해 가면서

한번 손에 잡으면 내려놓지 못할 정도로 빠른 전개와

몰입감이 엄청난 희대의 비극을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형 민형과 동생 민호는 일란성 쌍둥이지만

모범생인 형 민형과 달리 자유와 일탈을 즐기는 동생 민호는

굉장히 성격적으로 많이 다른 두 모습을 가지고 있다.




아빠는 근데 나랑 우연이를 구분하긴 해?

둘이 뭐가 얼마나, 어떻게 다른지는 알아?

아빠 머릿속에는 나랑 우연이가 있는 게 아니라, 의대 붙은 애랑 아닌 애만 있지? 맞지?

p32

민형은 관계의 구심점에 자리 잡은 존재가 지연이든 우연이든 상관하지 않으려 했고,

여기에 서 있는 여자애가 바로 그 소중한 딸이었다.

그것은 그가 아는 최선의 사랑이었다.

p40

민형에게는 일란성 쌍둘이 딸 둘이 있는데,

바로 우연과 지연 자매이다.

4수 끝에 치의대에 합격한 우연과

5수를 준비하는 지연.

이 둘은 산에 오르다 추락사로 한 명이 죽게 된다.

살아남은 딸 지연은 아빠 민형의 뜻대로 우연의 이름으로 바꿔치기 하며 살게 되는데,

정말 기가 막힌 건 민형은 살아있는 쪽이 우연이길 바랬다는 것이다.

무엇이 더 유익한지를 따지는 효율이

비교와 평가를 거쳐 판단된다는 것이

사람, 아니 가족에게까지

사랑하는 딸의 인생마저도

비참하게 옥죄는 모습이 정상이 아닌듯 보인다.

산 자의 삶을 더 효율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더 나은 선택지가 치의대를 합격한 우연의 삶이라니.

지연은 받아들이기 힘든 자신의 삶과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고

여기서 가족 붕괴가 서서히 가속화 되는 양상을 보인다.

"못하면 욕을 먹어야지. 못할 수도 있는데 못하는 놈이 잘하는 사람들처럼 살려는 건 잘못이고.

교만이든 탐욕이든, 일종의 죄야."

p74

"아빠가 생각하기엔, 난 누구야?"

"하나뿐인 딸."

"지연이야, 우연이야?"

"둘 중 뭐든 상관없어."

p99

집안을 건사느라 일에 쫓기며 사는 민형은

결혼 후에도 줄곧 가정에 소홀하게 되고

딸과의 관계 형성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하물며 채린과도 관계가 좋지 못해

동생 민호가 자신의 가족들과 다정하기라도 하면

발작처럼 못마땅함이 자신을 더 견교하게 방어하게 만든다.

민호와의 어그러진 관계를 보면

학생때부터 노는 무리에 휩쓸려 다니며

인생을 자유분방하게 사는 동생의 못마땅함은 물론

가족들에게서의 관심이 민호에 쏠리는 것이

자신의 우월감을 밀어내는 패배의식에 빠지게 되므로 더 괴로워하는 듯 보였다.

자신의 기준 밖의 사람은 내치는 민형의

소름 돋을 정도로 냉혈하고 비인간적인 처사가

타인뿐 아닌 가족에게서까지 예외를 두지 않는다는 것이

너무 잔인할 정도로 보였다.

결국 관계의 파멸은 파국을 맞이하게 마련이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생각하면

철저한 자신의 방어기제 속에서 살아가는

한 인간의 자기 합리화가 거대한 신념으로 자리잡은게 아닐까 싶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 마음은

이기심에서 비롯되었다는 것도 말이다.

인정욕구와 이기심에 자기 방어까지..

자기만의 어그러진 높은 기준과 신념이 결국은

자신을 파멸하게 만든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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