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그래도 정도란 게 있지! 세월의 흐름은 자연스러운 거야.
난 당신과 자연스럽게 늙어가고 싶어.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사랑하고 싶다고."
"난 싫어, 난 보그나르 아이즈 속 나를 사랑해주길 바라."
p44
보그나르 아이즈를 이식하면 투영된 그 세상은
아름답게 보이니 이처럼 쉽게 편한 눈속임이 또 어디있을까.
영원히 늙지 않고 젊은 나로 보여질 수 있는
보그나르 아이즈 속의 나를 포기할 수 없는 욕망.
늙지 않고 영원히 젊은 나로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부부가 함께 나이들어가면서
외적인 모습이 아닌 내면의 세계를
함께 공유하고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무르익어감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나중에서는 후회되지 않을까.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그저 씁쓸하고 안타깝기만 하다.
고인의 마지막 길에 꽃관에 누운 아내의 아름다운 미소는
보그나르 아이즈에 투영된 모습일테지..
"올해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는 초인공지능입니다.
'인류를 멸종시키지 않음'을 이유로 수상하혔습니다."
p170
변화된 미래 세상에 대한 기대도 크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작품을 읽는 내내 이런 저런 생각들에 깊에 빠지게 된다.
고효율을 얻기 위해 AI를 상업화하는 세상이 일상에 서서히
스며들듯 우리 삶에 굉장히 가까이 와버린터라
AI와 밀접해지는 사회 모습이 낯설진 않다.
고도화된 전문 기술력으로 인해 더 섬세하고 획기적인 인공지능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순간,
아찔할 정도로 소름끼치는 일들이 벌어질 것을 예상하게 만든다.
퇴물이 되어버릴지도 모를 인간 집단의 반발은
미래 전쟁을 예고하는 시나리오가 될지도 모를테지.
인간 세상과 얼마나 균형 있게 인공 지능이 함께 공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가치와 특성은
미래 사회의 희망이라 생각하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 SF 세계관이 반영된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웠고
짧은 호흡의 단편이지만 다양한 소재들이 제법 탄탄하게 구성된 스토리가
역시 글 잘 쓰는 작가님의 필력에 감탄하며 읽게 만든다.
첨단도시, 고도화 된 사회 속에서 윤리와 도덕성이 사라지지 않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상실하지 않고 지켜지길 소망한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