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속 숨겨진 괴물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8월

은행원 니시키씨의 행방을 찾아나서는 긴박한 상황이

약간은 짙은 색채로 표현된 책의 표지에서

뭔가 쫓긴다는 불안감 보다도 핏기없는 얼굴이

잔득 우울해보이는 모습에서 긴장감이 밀려왔다.

그래서인지 단순한 행방을 찾아나서는 것일 거란 내 생각보다는

더 미스테리한 요소가 숨겨져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10장의 구성으로 각 장에서 다뤄지는 스토리들이 묘하게도

단편적으로 구성되어져 있음에도 이야기가 끊어지는 듯한 느낌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도 각 장의 인물들이 다르다는 것 또한 신선한 매력이 있었다.

한 장 한 장 이어나가는 사건의 연관성을 내 생각을 뛰어넘는다.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각 장에서 또한 중점적으로 다뤄지는 사건들이

묘하게도 스토리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끈다.

니시키의 실종이라는 큰 축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도 단편적인 구성 안에서

각기 보여지는 스토리의 장단이 정말 흥미진지하다.

 

실적에 열망하는 후루카의 모습에서 우리 사회의 은행의 뒷모습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면서 꽤 씁쓸함을 느꼈다.

처음부터 심상치 않음을 짐작하게 되었다.

그 안에서 숨어있는 괴물의 모습은 충격적이긴 했지만, 실제 근무의 경험이 있는

저자에게 신뢰함으로써 작품에 완전 몰입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은행원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듯하였지만,

이야기의 실체는 이것이 아니었음을 금방 깨닫게 된다.

 

조금은 섬뜻하기도 한 괴물의 모습은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하는 동시에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 속에서 그들 하나하나의 삶의 모습들을 관찰하면서

읽는 재미 또한 책의 전반적인 스토리를 감칠맛나게 해주는 요소들이 참 매력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