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육아 - 가장 나다운 방식으로 육아의 여백을 찾는
고지혜 지음 / 언폴드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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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둘을 키우면서 전업주부로 살다가

제법 커가는 아이들이 독립을 준비할 시간이 점차 다가오면서

마음 한편으로 공허함이 몰려 올때가 있었다.

온 마음과 정신을 아이들에게 쏟던 엄마였기에

희생이 당연한거라고 생각했고

받은 사랑보다도 넘치도록 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에너지가 큰 사람이 아니었기에 그렇다보니

저녁이 되기도 전에 체력이 방전될 때가 많아

이후의 시간을 겨우 버텨가며 하루를 꼬박 꼬박 채워갔다.

정작 외면하고 소외당하고 있던

나의 정체성을 중년이 된 나이에 고민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씁쓸했다.

너무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괜찮았는데

힘을 빼도 더 좋았을 것을 싶은 나의 육아를 떠올려보면

그리 현명한 방법은 아니었단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

좀 더 나를 돌아볼 시간을 가지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내 행복을 좀 더 찾아봤으면 싶었다.

저자가 일찍이 깨달은 최소한의 육아가 더욱 현명해보였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좀 더 의연하게 살아가는 법을 말이다.

포커스를 나에게 맞추니 육아도 부부생활도 균형을 찾아갔다.

아이를 쫓아다니며 밥 한술 더 먹이는 것보다 나를 위해 커피를 탄다.

집안일은 잠시 미뤄두고 영어를 공부하고 낮잠을 잔다.

육아에 나를 갈아 넣는 대신 최소한의 육아로 나를 지키는 중이다.

p59

나도 그때로 돌아간다면 최소한의 육아로

좀 더 힘빼고 남은 힘은 나에게 좀 더 시간을 쓸 걸 싶다.

육아에 왜 그렇게도 열심히였는지

엄마의 불안이 컸었기에 더 잘해보려 몰두했던 것이

새삼 지금에서야 느껴진다.

나를 위해 살아가는 법에 집중하며 살다보면

저절로 엄마의 자존감과 함께

행복감이 채워져 더 집안을 환하게 만들 것임을 말이다.

어쩌면 아이가 책을 좋아하길 바라는 것은 핑계였고 지적 허영과 과시로

꽉 찬 거실에서 책 세계를 탐험하는 아이의 모습을 SNS에 올리는 것이 목적이었는지도 모른다.

표지와 이야기의 흐름이 비슷한 전집에 아이는 흥미를 갖지 않았다.

아이는 늘 새로운 책에 관심이 많았다.

나도 알고는 있었으나 책장을 가득 채운 전집은

사진을 찍을 때마다 물리적 공간뿐만 아니라 육아의 틈도 메워주는 듯했다.

p158

내 마음을 들킨 것처럼 꽤나 비슷한 이유로

아이들 책을 요즘 정리중이다.

상당수 전집들이 사실 다 읽어내지 못할 뿐 아니라

지적 허영과 과시라는 욕심을 산물처럼 쌓인 혀영이라는 사실을 마주하다보니

불편하긴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워야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 같아

꽤 오랜 시간 묵은 짐들을 이고지고 살았다.

언제고 읽게 될 미련은 내 몫이었고

뛰어 노는 걸 더 좋아하는 아이에게 큰 흥미가 없었다.

그렇게도 아이의 성향과 기질을 무시하고

엄마에게 최적화된 아이로 키울 수도 있겠지만

과연 아이 입장에선 행복한 삶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싶었다.

아차 싶어서 비워내고 정리해야겠다란 마음이 커지게 되면서

내가 읽는 책들을 더 관심갖고 아이들 책들은 정리중이다.

아이 책으로 가득했던 책장에 빈 공간이 생기면서

하나 둘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꽂다보니

엄마의 작은 세계가 펼쳐지고 있었다.

그렇게 책육아에서도 힘을 빼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행복을 담는 법을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여전히도 엄마로 살아가기 위해

나로 살아가기 위해 둘 사이에서의 균형을

잘 맞추기 위해 애쓴다.

나쁘지 않은 최소한의 육아법으로

엄마의 인생에 봄이 찾아올 수 있기를.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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