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
요시다 에리카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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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감정을 뺀 가족으로 지내는 형태에 있어서

뭔가 단계를 지나쳤다고 해야할지

뭔가 꽉 찬 감정이 아닌 빈 감정의 상태로 함께 한다는 것이 무얼지

좀처럼 잘 이해하기 어려운 관계에 얽혀 의문을 품고 책장을 펼쳤다.

에이로맨틱 에이로에이섹슈얼인 두 남녀가 등장한다.

사실 이 둘은 이와 관련된 검색을 찾아보다 우연히 발견한

블로그의 주인이자 가까운 이웃인 셈이다.

조심스레 자신의 취향을 밝히며

자신과 비슷한 또 다른 사람에게서 느낄 수 있는 동질감에

한 가지 의사를 제안하게 되는데..

사랑이 어려운 사쿠코와 다카하시는

남녀 사이에 얽힌 연애라는 감정을 배제한 임시 가족으로 살고자 합의한다.

자신들의 유사점을 서로 찾은 둘은

동거를 수락하게 되지만

이들의 동거를 보고 주변인들의 반응은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가까운 가족들만 봐도 결혼을 전제로하는 만남 정도로 보고 있으니 말이다.

이들을 비판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그들 나름의 삶의 방식이 있을테고

이들 역시 자신들의 성향을 존중받고 싶어한다.

흔히 무성애자로 불리는 연애 감정이나

성적 끌림을 잘 느끼지 못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둘의 교집합을 주변인들이 더 엮으려는 건 지나친 관심이자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성과 사랑을 강요할 수도 없는 문제일뿐더러

몰아가는 분위기는 더더욱 아니다.

“둘이서 평범한 가정을 만드는 겁니다.

그렇게 행복해질 운명이었던 거예요!”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나를 배려해서 해준 말이라는 건 안다.

화목한 가족의 모습에 트집을 잡을 생각은 없다.

다만 이런 유의 사람들은 왜 자신들의 가족관이 올바르고,

그 외에는 불행하다고 단정하는 걸까.

‘평범’이라는 말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모르는 걸까.

p84

연애 감정을 품지 않는 사람이 있듯이,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그게 행복한 사람도 있다.

나처럼 누군가와 함께 지내고 싶은 사람도 있다.

파트너가 동성인 사람도 있고 이성인 사람도 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인데, 세상에서는 희한한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p212

혼자 사는 건 외롭기 때문에

사랑과 연애는 아닌 동거는 오케이.

각자의 기준과 취향이 너무도 다르고

사랑이란 형태도 하나의 모습으로 규정 지을 수 없기에

나름의 삶의 방식을 존중해주는 인식의 변화가 굉장히 필요해 보인다.

사랑에 대한 감정과 서로의 온도차 내지는

이를 둘러싼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 세계관은

너무도 다를 수 있기에 보편적인 시선으로 생각해서 볼 이유는 없다.

강요할 수 없는 문제라는 걸 인식한다면

이들 역시 보편적인 사랑이랑 공식에 대입할 문제가 아니기에

연애와 성애를 뺀 가족의 형태 또한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이들의 동거 생활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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