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워킹맘 - 워킹맘도 전업주부도 아닌 우리들
전보라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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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넘은 지금 이 때에 와서야 비로소

내 이름을 찾아서 떠나는 여정에 시간과 정성을 들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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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형태에 들어서기 전엔 젊음이란 열정을 밖으로 다 소진해버리고

결혼이란 제도에 묶여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면서는

성실하고 부지런히 묵묵하게 그 길을 별 말없이 보내는게 옳은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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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커가는 아이들의 성장을 보면서 흐뭇함을 느끼면서도

알 수 없는 공허함에 사로잡혀

깜깜한 밤이면 침묵 속에서 이유 모를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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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난 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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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라는 타이틀이 나를 지칭하는 듯

걸맞은 모습으로 꽤 열심히 살아왔던 시간들을 뒤로하고

나로 살아갈 시간을 다시 정비해보고 싶은 마음에

책으로 걸어들어갔던 시간들이 조금씩 나를 새롭게 마주할 힘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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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용기를 가지고 매순간을 엄마와 나 사이에서

줄다리기하는 엄마들에게 이 같은 자서전은

지치고 힘들 때 다시 일어서서 나를 마주할 용기를 배우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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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로 또는 타의로 일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많은 주부들에게 묻고 싶다.

가족을 위해 당신이 포기한 일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였는지,

그 일이 사라진 자리에는 무엇이 차지하고 있는지,

그리고 일하지 않는 당신은 이대로 정말 괜찮은지 말이다.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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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제법 큰 시점에 와서야 일을 구하려니 경력 단절과 나이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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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선 새로운 자격증 공부와

늦은 나이이지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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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은 단 한번도 나에게 나의 꿈을 포기하라고 말하지 않았음에도

오히려 엄마로서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성실함이

당연한 의무이자 내 일이라는 각인을 스스로 짊어지고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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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그러니 엄마로 살아가는 삶에 익숙해진 나머지

워킹맘이라는 수식어는 나와는 먼 이야기처럼

일과 나 사이는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가

문득 다시 일을 필요로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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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눌려왔던 나의 정체성에 대단한 지각변화를 온몸으로 맞을 땐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어 안달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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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받아주는 곳 하나 없는 씁쓸한 현실을 맞닥뜨리면

안주할 곳이 여기뿐이라는 것에 괜히 울컥해지고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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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대로 괜찮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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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세끼 밥만 짓던 엄마들이 이제는 글도 짓는다.

맛있게 먹어줄 사람이 없어도 괜찮다.

한 줄 한 줄이 쌓여갈 때마다 우리의 생각도 한 뼘씩 자라고,

마음도 한 평씩 넓어질 테니까.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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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으면 안되는 줄 알았던 집안 일과 육아도

느슨히 내려놓으면 더 좋을 일이었음을 깨닫게 된 지금은 너무 늦은 때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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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나의 열심이 달려왔던 대부분의 시간은 육아였지만

정말 다행으로 생각드는 건 아이들이 잠든 밤 몰래 나와 읽던

꿀맛같은 내 시간을 책과 부대낄 수 있었던 건 정말 신의 한 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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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성과없이 이뤄내는 매일의 무보수 활동이

쓸데없는 일로 치부될지 몰라도

가장 힘든 시간에 내가 부서지지 않고

온전한 모습으로 나를 되돌려주었던 독서에 지금도 자발적인 수고와 정성을 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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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보다 더 마음을 다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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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이든 전업맘이든 공정하게 만날 수 있는 책이란 산물을

모든 엄마들이 만나야 할 필요가 있음을

요즘은 더욱 분명하게 느끼고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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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면 느끼게 되는 여러 이유의 죄책감들로

내가 설 자리를 조금씩 양보하며 발을 동동 굴리는 것보다

내 체질에 맞는 것 내 적성에 맞는 것을

좀 고집부려봐도 큰 탈이 나지 않는다는 걸 난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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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로 살아가는 모든 여성들이

좀 더 나다움을 뽐낼 수 있는 자존감이 회복되고

희생과 봉사만 따르는 집안 일에서 완벽하지 않지 않아도 괜찮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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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에서 활력을 되찾고

좁아진 행동 반경을 넓혀가면서

엄마라는 이름으로 포기하며 살았던 것들을

조금씩 해내는 재미와 흥미로움으로 나를 창조해가는 작업에 이젠 안심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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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엄마 딱지를 영예롭게 떼고서

호기롭게 다시 내 이름을 찾아가는 시간은

좀 더 담대하고 의연하게 흘려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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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 나로 살아가는 혼돈의 카오스 속에서

나의 정체성을 상실하지 않도록 오늘도 자기만의 방에서

새로운 발견과 기쁨으로 채워지는 하루를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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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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