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 그녀의 작품과 삶이 녹아 있는
굉장히 특별한 편지집을 만나게 된 건
대단히 큰 영광처럼 느껴진다.
이 책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72통의 편지와 함께
중간중간 살펴볼 수 있는 근사한 일러스트가 소장가치를 더 높여준다.
이런 자료를 한번에 눈으로 읽고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 좋았다.
당시 여인들의 삶과 사랑 이야기를
제인 오스틴만큼이나 로맨틱하고 열정적으로 표현한 작가가 많을까 싶지만
작품 너머의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편지는
기대와 설렘을 안겨주기 충분한 작품집이라 말하고 싶다.
'오만과 편견'을 몇 번이나 보았던지
그때 그 설레던 감정이 고스란히 지금도 남아 있어
지극히 사적인 그녀의 필담을 함께 엿보고 싶은 팬심을 또 드러내고 만다.
가장 가까운 이에게 보내는 편지만큼 솔직한 매력이 돋보이는 것이 없다.
작가 제인이 아닌 개인의 그녀를 대면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체셔 출신의 한 장교가 있었는데 아주 미남으로 무척 날 소개받고 싶었대.
하지만 그 말이 진짜일 만큼 충분히 날 원한 건 아니었나 봐.
우리는 결코 대화를 나누지 못했으니까.....
언니가 <첫인상>을 다시 읽고 싶어 하는 걸 알아.
다 읽은 적이 좀처럼 없고 아주 오래전에 보고 말았으니까....
오늘 이 편지를 우체국에 가서 부치면 난 인간으로서 더할 나위 없는 행복에 정점을 찍을 거고
번영의 햇살을 한 몸에 받거나 언니가 좋아할 만한 언어로 된 다른 즐거운 센세이션을 얻겠지.
편지지를 가득 채우지 못했다고 토라지지 않길 바라.....
p64
언니 커샌드라에게 쓴 편지가 주로 많았는데
살짝이 작품 이야기와 사적인 이야기들이 솔직히 담겨있어
점점 더 그녀에 대한 사랑스러움이 배가 되기도 했다.
당시의 멋과 정취가 느껴지는 삽화가 더해져서 그런지
뭔가 모르게 시간 여행을 떠나
제인 오스틴에게 편지를 전달받아 봉투를 열어
그녀와 소소한 만담을 주고받는 듯한 기분마저 느낀다.
작업물은 아주 가볍고 밝고 반짝거려. 그래서 그늘이 필요해.
여기저기 더 긴 챕터로 늘려야 해.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럴 수 없다면 침통하고 허울뿐인 헛소리가 되겠지.
이야기와 결합되지 않은 무언가가 있어야 해.
글 속 에세이나 월터 스콧에 대한 비평 혹은 보나파르트의 역사 혹은 뭐든 대조를 이룰 수 있는 걸로.
p170
독자들에게 안겨줄 작품의 즐거움을
언니에게 넌지시 이야기 건네는 걸 보면서
좀 더 심층적인 고민을 가까운 가족에게 털어놓고 고민을 나누는 것처럼
나에겐 굉장히 큰 이상을 가진 존재인 작가 제인 오스틴이지만
가족들에겐 언제나 쉽게 푸념을 늘어 놓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사적인 이야기로 제인의 당시 고민과
사사로운 이모저모를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어
그녀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애정하며 대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19세기 영국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일러스트와 함께
그녀의 삶을 좀 더 가까이 관찰하며 제인의 매력에 푹 빠져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