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철학의 소통 사상가인
장자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는 책을 만날 수 있어 감격했다.
삶의 고통 속에서 꺠달음을 주는 <장자>.
혼란스러운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생명의 존엄과 가치,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
무수히 많은 질문들을 던지게 되는
대단히 현실적인 조언들로 흠칫 놀라기도 했다.
난 무엇 때문에 고통스러웠던 것인지,
여전히 삶은 고통스럽지만 어떻게 날 지켜나갈 수 있을지
장자에게서 답을 듣게 되었다.
내편 7편, 외편 15편, 잡편 11편으로
총 33편으로 구성되어져 있다.
내편은 장자 본인이, 외편과 잡편은 제자와 후학들이 저술한 것으로
외편과 잡편은 내편의 뒷받침되는 설명들로 가득하다.
특히나 장자 내편은 좋은 부분이 많아 필사를 꼭 해보고 싶었다.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으면 삶이 있다.
가능한 것이 있으면 불가능한 것이 있고, 불가능한 것이 있으면 가능한 것이 있다.
옳은 것으로 말미암아 그릇되기도 하고, 그른 것으로 말미암아 옳은 것이 되기도 한다.
p77
우리의 삶에는 한계가 있으나, 앎에는 한계가 없다.
한계가 있는 것으로 한계가 없는 것을 따르게 되면 위태로울 따름이다.
이미 그런데도 알려고 하는 것은 더 위태로울 따름이다.
선한 일을 행하여 명성을 가까이하지 않고,
악한 일을 행하여 형벌을 가까이하지 않아야 한다.
p101
대지는 나를 형체로써 실어주고, 나를 삶으로써 수고롭게 하며,
내게 늙음으로써 편안하게 해주고, 나를 죽음으로써 쉬게 만드네.
그러므로 내 삶을 좋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내 죽음을 좋게 생각하기 위한 것이네.
p178
장자의 철학을 따라 가만히 생각해보면
인간의 고통과 번뇌에 대해 얼마나 내가 무지했고 많이 외면했나를 느끼게 된다.
고집스러운 나의 옳다고 착각했던 신념과 주장들을
느슨하고 더 폭넓고 깊게 바라보는 세상의 이치 속에서
마음이 유연해 질 수 있었던 건 어떤 여유에서 오는 걸까.
뭔가 후련하면서도 자유롭게 느껴지는 기분은
시대를 초월한 장자의 사상, 자유자적한 삶의 모습에서 그러한 영감을 얻게 된 것 같다.
잘 번역된 완역서를 잘 고르기가 힘들었는데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완역서를 만났던 것 같아 기쁘다.
단순에 읽어낼 책은 절대 아니다.
쉽게 읽어서도 안되겠지만
곁에 두고서 필수 고전으로 나에게 주는 유익을
천천히 흡수하며 읽고 또 읽고 싶은 책이었다.
세월이 흘러도 왜 많은 사람들이 고전을 찾는가를
그 진가를 알게 된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다.
내면의 깊이있는 성찰을 마주하며
꼭꼭 잘 씹어서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