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유품정리
가키야 미우 지음, 강성욱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2월
평점 :
품절


시어머니 유품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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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시부모님께서 물건들을 정리해 나가는 걸

집에 방문할 때마다 보고 느끼는 것이 굉장히 크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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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여쭤본 적은 없지만

어떤 마음에서 당신들의 주변을 스스로 정리해 나가는지를

조금은 가늠하고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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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다고 늘 말씀하시고,

삶의 태도나 생활 살림이 군더더기 하나 없으신 분들이시기에

요즘 더 휑 할 정도로 집이 텅 비어져있는 걸 보면 더 마음이 쓰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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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소하게 사셔도 좋다고 몸이 불편해서

짐이 많은게 오히려 더 짐스럽고 힘들다고 얘기하시면서

세간살이를 더 줄여 최소한의 삶을 살고 계시는 두 분을 보고 돌아오는 마음이

요즘은 왜 이렇게 아련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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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는 정 반대로 넘치다 못해 더 많이 소유하지 못해 안달난

정리되지 못하는 내 짐들을 보고 있노라니 한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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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마지막에 다다르면 정말 필요한 게 더는 없어서일지

남겨진 자식들에게 짐까지 남겨두고 버리는 수고를 덜고 싶은건지

침착만 할 뿐이지만 이 생각들이 머릿속에 맴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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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도 마음을 울리는터라

고민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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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집에 가족이 열 명은 되나 봐요.

이렇게 비꼬고 싶어졌다.

농담이 아니고 손님 열 명이 와도 곤란하지 않을 양의 그릇이 있다.

그 위에 유아용 그릇과 아이용 젓가락까지 있는데 낯이 익다.

아들인 마사히로가 아기였을 무렵, 놀러오는 손자를 위해 시어머니가 산 것이다.

대체 무슨 생각이세요.

p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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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모토코는 시어머니의 유품 정리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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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작은 집에 제법 많은 물건들이 심심치 않게 나와

정리에 정리를 거듭하면서도 마음 속으로

원망 아닌 원망이 솟아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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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 물건을 정리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보니

나또한 아차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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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엄청난 짐들을 내 자식들이 거둬서 정리할 걸 생각하면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함께

짐스럽게 느껴질 이면의 다른 감정들로 마음의 방향이 다른 쪽으로 흘러갈까 싶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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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의 친정어머니는 시어머니와 달리

간소한 물건으로 삶을 살고 계시고

이후에 남겨질 물건들로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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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내 욕심 가득한 마음을

물건들로 채우려 했던 사리사욕을

내 자식들에게 들키게 된다는 것도 참 당혹스러울테지만

죽어서도 짐스럽게 느껴질 불편한 감정이 솟아오르면

깨끗하게 정리하고 이 생을 살다간 것인지 다시 되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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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질구질한 내 욕심들을 다 내려놓지 못하고 가는 것처럼

산재한 물건더미 속에 남은 가족들이 둘러 앉아 있는 모습이 결코 좋아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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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마음으로 물건을 정리하시는지

조금은 이해를 하면서도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 싶었던 마음이

지금은 좀 다르게 바뀌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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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의 흔적을 덜 남기고 살 수 있을지를

고심하며 사는 그런 가벼운 삶을

난 살아낼 수 없는 걸까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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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편이 훨씬 더 현명하고 깔끔한 마무리 같아서

아직 살아가고 있고 생의 마지막을 생각지 못하며 살아가지만

지금 둘러싼 수많은 물건들을

이젠 좀 비우면서 살아가도 좋을 영감을 얻게 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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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도 정리되어진 간결하고 간소한 삶을

나도 지향하며 흐트러짐없이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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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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