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층 소녀의 비밀 직업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스테이시 리 지음, 부희령 옮김 / 우리학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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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층 소녀의 비밀 직업





올드 진과 함께 인쇄소 지하에 숨어 지내는 17살 소녀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이름은 조 콴.

이곳은 예전에 은신처로 쓰였던 곳인데

처음부터 조가 지하실에 왜 숨어살게 된건지 궁금증을 머릿속에 상기하며 책을 읽어 나갔다.

이 지하실에 살면서 몰래 엿듣게 되는 벨 씨 가족들의 이야기.

그 배경이 인종주의가 부활하던 시기였기에

유색인종이 겪었을 고충과 어려움이 책에 여실히 나타난다.

이런 차별 속에서 억압당하지 않으려 꿋꿋하게 다시 털고 일어서는

조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일에 재능이 있는 그녀였지만,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로 해고되고만다.

페인 씨의 대저택의 하녀로 들어가면서

조용하고 비밀스러운 지하 은신처에서 지내게 되는 데

상당히 긴장되면서도 귀를 쫑끗거리며 나 역시 이들 이야기에 신경이 곤두서게 된다.

폐간 위기에 처한 페인 씨를 돕기 위해 기지를 발휘하는 조.

필명으로 글을 쓰게 되는데 그녀의 대범함과 필담에 정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경쟁 업체에 대항할 칼럼리스트로 익명의 활동을 서슴없이 행하게 된다.

나는 남부 사회의 커다란 모순에 골몰한다.

피부색이 다른 이들이 전차 뒷자석에 앉는 것에 대해 아무도 개의치 않는다.

페인 부인은 전차를 탈 일이 없겠지만, 에타 레이와 떨어져 앉기를 강요하는 사람을 나무랄 것이다.

그러나 경계선을 긋는 것은 당연하게 여긴다.

누군가를 멀리할수록, 그들을 좋아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p220

" 그들은 남자가 되고 싶은 게 아니에요.

단지 발언권을 원하는 거지요. 신께서 우리가 걷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면

발을 주지 않았을 거예요. 마찬가지로, 신께서 우리가

생각하기를 원하지 않았다면 왜 우리에게 뇌를 주었을까요?"

p307

조언과 충고를 아끼지 않으면서도 날카로운 지적에

어느 덧 신문사의 존폐 위기를 떠나

한 마음으로 조의 글에 응원과 지지를 보내고 있었다.

스위티라는 가명이 이젠 익숙하게 느껴질 정도로

그녀의 위트와 센스에 팬이 되어버린 듯한 마음으로

열혈 구독자라도 되어주고픈 마음이 쏟아난다.

그녀의 이중 생활만큼이나 더 암담한 시대적 현실을

잠깐 잠깐 잊어버릴만하면 상기시키게 되는

일련의 일들을 떠올려보면

어린 조가 겪어야했던 가혹했던 차별과 무자비함에 마음이 아파오기도 했다.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이면서도 비굴하게 살지 않고

주체적으로 일어서려 하는

그녀의 명랑 쾌활함이 애틋하면서도 대견하게 느껴진다.

올해 최고의 영어덜트 소설로 꼽힌 책이기도 하고

스테이시 리 작가가 그려낸 판타지적이고 시대물적인

묘한 매력이 넘치는 이 책에 한 번 푹 빠져보시면 어떨까.

은밀하고도 고독한 지하방에서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그리고 조와 함께 연대하며 맞닿아있는 이들과의 관계는

과연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책 속에서 찾아보며 읽어보길 추천해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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