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가림의 재능 - 내향인에 대하여
김상민 지음 / 왼쪽주머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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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가림의 재능



내향인에 대하여




지극히 개인적이고

지극히 내향적인 사람의 이야기.

난 이런 이야기에 묘하게 빠져든다.

나와 결이 비슷한 누군가를 만나서 괜히 반가운 마음이다.

내게는 다양한 재질의 고독이 존재한다.

집에 혼자 있는 건 고독 속의 고독이다.

세상과 단절하고 나만의 우주를 관조하는 과정이다.

머릿속 잡념들을 찬찬히 헤아리며 내면으로 편도 여행을 떠난다.

반대로 밖에서의 고독은 군중 속 고독이다.

세상과 호흡하는 내향인 특유의 방식이다.

어떤 책임감과 의무감도 없이 나의 속도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다.

p54-55

고독이라는 단어가 유난히 신경 쓰인다.

나와 가장 밀접한 말이 아닌가 싶어서 더 그랬나보다.

여전히 고독 안에서 머물러 있기를 좋아하고

좀 더 자발적인 고독은 나에게 괜찮은 사유활동으로도 이어진다.

근사한 독서모임을 나가서 여럿이 함께 연대하기도 하지만

혼자 읽는 책읽기의 맛은 정말이지 나에겐 맞춤이다.

조금은 조화롭게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눈치 아닌 혼자만의 눈치를 살피면서

군중 속에 속하려 들지만

역시나 혼자일 때가 가장 나답고 편했던 것 같다.

이불 안에서 나를 충전하는 시간은 정말이지 너무나 소중하다.

어떤 형태의 고독이든 나에게든 불리될 수 없는

나의 일부란 생각이 드니 더없이 난 내향인일수 밖에 없는 듯하다.

아무렴 어떤가,

내가 이렇게 나답게 살아가는 게 좀 더 편하고 좋은 걸.

구지 선을 긋고 나와 너를 재는 관계,

내향인과 외향인을 구분 짓는 사회의 잣대, 편견 등으로

골치 아프기도 싫고 그저 나의 편안한 집에서

혼자만의 쉼을 고독을 누리며 사는 쪽이 나에겐 편한 걸 어쩌란 말인가.

결국 맞서 싸우지 않고도 나를 지킬 줄 알아야 한다.

과묵함과 인내로 버티는 걸로는, 반대로 똑같이 피흘리며 싸우는 것으로는 나를 지킬 수 없다.

나의 경우 선을 그었다.

하나가 아니라 온갖 경우의 수를 고려해 수많은 선을 그었다.

p152-153

나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선.

부딪히며 싸우는 건 나에게 굉장히 불리한 포지션이란 걸 안다.

단번에 단칼에 선을 그어버린다.

그러는 편이 나를 보호하기 쉬운 방법이란 걸

경험과 실패 속에서 좀 더 마음 편할 수 있는 쪽에 무게를 싣다보니 날 파악할 수 있었다.

관계를 끊는다는 건 내 마음과 기대를 모두 단절시킨다는 것과 같다.

모든 내향인이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지극히 나의 경우와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어

꽤나 놀라기도 공감하기도 하면서 책을 읽었다.

묘하게 빠져드는 내향인의 세계,

작가만의 생각과 세상을 글을 풀어낸

이 텍스트 안에서 난 자유롭게 호흡하고

편하게 받아들이며 굉장히 괜찮은 기분으로 책을 덮을 수 있었다.

충분히 내향인으로 제법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더 살펴보며

나와 비슷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가

또한 있다는 것에 괜히 힘이 난다.

아니, 그냥 신이 난다.

마음껏 혼자만의 시간을 누리며 살아도

거슬리는 것이 없는 그런 나로 행복하고 싶은 걸.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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