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 붓으로 전하는 위로
서정욱 지음 / 온더페이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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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붓으로 전하는 위로






프리다칼로의 작품을 보면 첫인상이 굉장히 강하게 다가온다.

큰 임팩트가 있는 그림들이 많아

몇 작품만 보더라도 작가만의 색채가 정확히 구분되는 느낌이 든다.

많은 작품들의 이면에는 그녀의 고통이 그대로 전해지는데

한 여인의 삶이 이토록 고단할 수 있는 것인지

그녀의 생애를 살펴보면 예술로 승화하고자 노력해 왔던 그녀의 삶을 살펴볼 수 있었다.

자화상 속 프리다 칼로는 지금 차분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 깊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시 임신을 하면 아이를 낳을 수는 있을까?'

'디에고 리베라의 버릇이 고쳐질 수는 있을까?'

생각이 깊어진다는 것은 자꾸 속이 깊어진다는 것이죠.

속이 깊어지는 만큼 프리다 칼로의 작품도 다져질 것입니다.

빈틈이 하나도 없게 말이죠.

p74

우리가 함께 살아온 7년 동안 이 모든 일이 반복되었고,

내가 겪은 모든 분노를 통해 내가 당신을 나보다 더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나를 똑같이 사랑하지 않을지라도, 당신도 나를 사랑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저는 당신의 사랑이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그것이면 만족합니다.

1935년 7월 23일

p241

<세 번째 자화상> 작품을 보면 사치나 가식이 없는 미화된 모습이 아닌 모습으로

거울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좀 더 두드러지게 살펴볼 부분이 얼굴 표정이었는데

예전 자화상과는 다르게 의지가 넘치거나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이 아닌 약간 당황한 표정이다.

이 작품을 그리기까지 일련의 사건들이 있었는데

그 일들이 무겁고 힘겹다.

현실을 자각시켜 준 유산의 고통,

그것은 그녀의 눈에 자신감을 잃게 만들었다.

그리고 남편 디에고 리베라의 바람이었다.

낙관적이라고 생각했던 처음의 생각과는 달리

점점 자신이 누군인지 인식하게 되면서

복잡한 여자관계가 현실로 다가온 상황에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뇌하고 있는 표정이 작품에도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짧은 머리를 한 자화상>을 보면

디에고 리베라와 이혼 직후 그 심경을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사방에 흩어진 머리카락과 짧은 머리카락에

멕시코 전통 치마도 벗고 양복을 입고 있다.

더이상의 사랑을 거부한다는 의미로 스스로 머리를 잘랐고,

독립적인 모습으로 돌아가곘다는 의지와 다짐이 보인다.

그녀의 마지막 작품은 <인생이여 만세>라는 정물화였다.

싱싱한 수박이 그려져 있는 그림이다.

멕시코의 대지와 여러 개의 수박들,

전보다 다르게 날카롭고 직설적인 표현을 걷어내고

조화를 이루려는 은유적 표현이 작품에 그대로 드러난다.

삶의 마지막을 감사로 인사할 수 있는

그녀의 마지막 여정을 마무리 지을 때의 모습은

가장 온유할 수 있었다는 것이 참 인상적이라

이 그림을 한동안 계속 바라보며

이전의 작품들을 떠올려보면서

쉽지 않았던 생을 살았던 그녀가 너무 애쓰고 수고했다는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

작품 속에 고스란히 삶의 고통과 환희를 담아 내고 있었던

그녀의 그림들과 힘겨운 현실속에서 사투를 벌였던 모습들이

마지막에 모두 다 스쳐지나가는 듯 보여 마음을 쓰며 책을 읽었다.

만세를 외치며 해방될 수 있었던 그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기까지

고단했던 한 여성의 생애를 가슴 깊이 새겨보며 존경하는 마음을 보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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